[취재N팩트] SK·현대·남양까지...재벌 3세 잇따라 마약

[취재N팩트] SK·현대·남양까지...재벌 3세 잇따라 마약

2019.04.03.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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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와 현대까지 재벌가 자제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잇따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동시에 봐주기 수사 의혹에도 휩싸였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부장원 기자!

마약 관련 혐의를 받는 재벌가 3세들은 누구인지 정리부터 해주시죠.

[기자]
우선 경찰 수사망에 오른 건 SK와 현대가 3세들입니다.

대마초를 구매해 피운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2월, 마약 판매책 27살 이 모 씨가 경찰에 붙잡히며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 씨로부터 여러 부유층 자녀들과 거래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는데요.

먼저 덜미가 잡힌 건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31살 최 모 씨입니다.

최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8차례 이 씨로부터 구입한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다음으론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인 29살 정 모 씨입니다.

이 씨가 경찰 조사에서 정 씨와도 함께 대마초를 피웠다고 진술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와 정 씨는 함께 대마를 피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데, 경찰은 수사를 위해 귀국하라고 타진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최 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가 오늘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리는데, 최 씨가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금 전 확인됐습니다.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겸허히 반성하고 있다며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이 구속 결정을 내리면 최 씨는 인천 남동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됩니다.

[앵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도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요?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대마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수차례 수사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졌는데, 또다시 마약 의혹이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0월, 황 씨가 상습적으로 필로폰을 맞았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황 씨가 계속 출석에 불응하면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황 씨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에도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았는데, 공범은 유죄가 인정됐는데, 황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진 겁니다.

공범 조 모 씨는 지난 2016년 1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황 씨가 조 씨에게 필로폰 0.5g을 넘겨주고 함께 투약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판결문에서 황 씨가 언급되는 횟수만 8번에 달합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 종로경찰서는 2년 가까이 지난 2017년에야 황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도 황 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에는 단 한 차례도 소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봐주기 수사'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들은 황 씨가 대기업 오너 일가란 것도 몰랐고,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로 끝났다는 입장입니다.

남양유업도 황 씨와 가족은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봐주기 수사 의혹도 회사와 관계없다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과거 수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을 밝히겠다며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부유층 자제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된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떤 경로로 접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마약 범죄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부유층 자제들이 마약을 접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기에 해외 유학을 떠나면서 마약류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건데요.

최 씨와 정 씨 모두 해외 유학파고, 마약 공급책인 이 씨도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정 씨의 여동생도 지난 2013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는데, 당시 함께 입건된 3명 모두 유학생이었습니다.

호주 유학파로 알려진 허 모 SPC그룹 전 부사장도 액상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주로 메신저를 통해 구매해 택배 등을 통해 전달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몇몇 클럽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유통되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2월 25일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에 돌입해 한 달 동안 관련 사범 523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216명을 구속했습니다.

지금까지 YTN 부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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