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 스스로 뺨을..." 돌보미에 폭행 당한 아이 상태

"밥 먹다 스스로 뺨을..." 돌보미에 폭행 당한 아이 상태

2019.04.03.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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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신의진 /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파문이 커지면서 경찰이 해당 돌보미를 오늘 바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58살 김 모 씨를 오늘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청와대 국민청원과 CCTV 영상에 담긴 학대 추정 행위에 대한 사실 여부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돌보미가 14개월 된 아이의 얼굴을 때리고 발길질하는 영상. 피해 부모는 학대 이후 아이가 식사를 거부하고 제 뺨을 스스로 때리는 등의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석 달간 무차별 학대를 당했다는 24개월 아이 괜찮을까요.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 맡고 계신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연결해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신 교수님, 나와 계시죠?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학대하는 이 CCTV 장면 보셨죠?

[인터뷰]
네.

[앵커]
저희가 직접 때리는 장면이라든가 고함 치는 장면. 사실 이걸 편집으로 지금 처리를 할 정도의 상황인데요. 보면 고개를 돌리는데도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장면도 있고요. 입을 벌리지 않으면 얼굴을 수차례 때리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양육자의 이런 행동이 이 아이가 지금 14개월입니다. 이런 어린 아이에게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겁니까?

[인터뷰]
사실 그 사태를 보면 정말 신체적인 학대, 정서적인 학대는 있었던 것 같고요. 흔히 학대나 폭력적인 스트레스는 특히 세 돌 이하의 영유아에게는 두뇌 발달 자체에 심각한 손상을 남깁니다.

지금 부모님들께서는 아이가 밥 안 먹고 자기 뺨을 때리는 걸 심리적인 요인으로만 생각하시겠지만 지금 이 아이의 조절되지 않은 행동은 제가 볼 때는 이런 학대행위로 인한 두뇌의 손상으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교수님...

[인터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아이는 단순히 어른의 외상 후 스트레스 이런 것은 고사하고 지금 두뇌발달 자체가 한 번 왜곡돼서 이것이 정상화되는 데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걱정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지금 심리적으로만 걱정할 게 아니라며 두뇌발달, 신체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인터뷰]
그게 바로 3돌 이하의 아이들은 두뇌 발달이 지금도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스트레스를 겪으면 뇌에 문제까지 생겨서 많은 아이들이 발달지연이 함께 옵니다.

[앵커]
그러면 저희가 영상을 봤지만 이걸 심리적인 문제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인터뷰]
지금 시급히 병원에 와서 진료를 하고 이런 상황을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도 빨리 막아야 되고 아이의 뇌발달 자체에 어려움이 생겼는지 체크를 해서 반드시 정상화시키는 그런 치료적인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아직 걷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잖아요. 돌보미를 피해서 기어가는 모습도 영상 중간에 보면 나오거든요. 이게 나에 대한 위협이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이걸 인식하고 있는 거죠?

[인터뷰]
인간은 6개월만 지나도 자기를 때리거나 위협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는 이것을 이미 반복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 사람만 보면 뇌에서는 공포 반응이 생길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피해 부모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학대 이후에 수저만 보면 안 먹으려고 한다.

[인터뷰]
그럼요. 그게 억지로 먹이거나 먹일 때 때렸으면 당연히 수저만 봐도 아팠던 기억이 나고 공포 반응이 생기기 때문에 뇌에서 거부를 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먹을 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지금 영상 보면 잘 때도 그렇거든요. 아이 팔을 머리로 누르기도 하고요.

[인터뷰]
이 아이는 잠이 들기도 힘들 거예요, 지금.

[앵커]
잠이 들기도 힘들다. 그러니까 식사습관이라든지 수면 습관 이게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중요한 습관이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습관이라기보다는 그게 다 뇌에서 조절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요. 이 아이는 그 조절력 자체가 깨져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앵커]
그러니까 뭔가 트라우마가 아이한테 자리잡았을 수 있다.

[인터뷰]
저는 그래서 현재는 이 아이가 의학적 응급상태가 아닌가 의심이 돼요.

[앵커]
그렇다면 지금부터 중요한 건 이 아이의 심리상태를 안정적으로 돌려놓는 건데요. 아까 시급하다 말씀을 해 주셨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인터뷰]
일단은 영유아 어린아이들을 두뇌발달까지 잘 보는 전문가를 찾아오셔야 되고요. 오시면 애착 문제라든지 공포 반응이라든지 또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 문제라든지 이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서 일단은 이 아이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가 되는 상황에서 각각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급하게 해야 됩니다.

[앵커]
그러면 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전문가를 찾아가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건가요?

[인터뷰]
그러요. 지금 빨리 오셔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심리적인 문제다, 기다리면 된다.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혹은 정신적인 응급상황이라고 저는 봅니다.

[앵커]
앞으로 그렇다며 부모와의 애착관계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일 텐데요. 그런데 돌봄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건 부모 두 분 다 일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거잖아요.

[인터뷰]
그래서 보통 상황이 되면 한 분이 휴직을 하시든지 해서 아이를 돌봐야 되니까 또 굉장히 손상이 크신 거죠, 그러게 여러 가지 손해가. 제가 볼 때는 부모 중에 한 분은 애착 대상으로 다시 아이를 위해서 곁에서 적어도 한 몇 달간은 함께 지내셔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각 가정의 상황이 있겠습니다마는 지금은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이 영상을, CCTV를 이 부모가 설치는 진작 했는데 돌봄서비스 하시는 분이 워낙 볼 때는 친절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돌려볼 생각을 못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뒤늦게 알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지금 보면서 혹시나 내 아이는 괜찮을까. 이렇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학대를 의심해 볼 수 있을 만한 어떤 증상들, 어떤 것을 의심해 보면 될까요?

[인터뷰]
안 그러셔야 되지만 일단 어린이집이든 아니면 돌보미든지 간에 저는 일단 아이들이 좀 학대까지는 안 간다 하더라도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보통 아이한테 나타나는 행동이 평소와 달리 잘 울고 짜증이 많아지고 어떤 특정 상황을 무서워하는 건 확실히 보일 수 있거든요.

또 하나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찾으러 가거나 할 때 너무 반기거나 하듯이 엄마한테 뛰어들어올 수 있어요.

[앵커]
엄마한테 너무 애착을 보인다?

[인터뷰]
예를 들면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아이가. 예를 들면 그 어린이집에서나 아니면 이 돌보미가 돌본 휘부터 엄마만 보면 아이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안긴다든지 너무 반가워하고 그분을 아예 멀리한다든지 이런 걸 보였을 때는 양육의 질이 안 좋은 건 아닐까.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아이가 갑자기 짜증이 많아지거나 특정상황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인터뷰]
숟가락을 대부분 먹이다가 많이 때리고 하시잖아요. 그랬을 때 애가 어떤 숟가락 보고 무서워하고 밥 먹는 것을 다 내뱉는다든지 밥 안 먹으려고 입을 틀어막는다든지 그런 것들을 많이 보여요, 아이들이.

[앵커]
이런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지금 여기 해당 돌보미 같은 경우에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훈육으로 그렇게 했다 얘기를 했는데.

[인터뷰]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리고 그분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예전에 돌봤던 다른 아이들도 체크를 해 봐야 될 판이에요.

[앵커]
다 체크를 해 봐야 된다.

[인터뷰]
왜냐하면 아이가 밥을 안 먹는데 때리면서 먹이는 게 어떻게 훈육이 될 수 있어요. 만일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분은 폭력성이 대단하신 거고 아동발달에 대해서 무지 내지는 자기 감정풀이로 아이를 돌보는 분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분이 돌봤던 다른 아기들도 한번 체크해 봐야 된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그러면 이분이 돌봤던 아이, 다른 아이들도 체크를 해 봐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 그런데 돌보미 서비스가 지난해 갑자기 늘면서 사실은 굉장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돌보미 분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요. 그런데 간혹 이런 분들이 끼어 있는데 걸러낼 수 있는 안전장치는 없는 겁니까?

[인터뷰]
참 그게 어렵죠. 왜냐하면 대부분 다 좋은데 몇 명의 나쁘 분들 때문에 전체가 호도되는 것도 안 되고. 그래서 부모님들이 이번처럼 CCTV을 집에 다는 걸 많이 좋아하시잖아요. 걱정이 되고 혹시 모르니까 그런 건데 정말 이분들의 인성검사를 하거나 이런 걸 한다 하더라도 걸러내기 쉽지 않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라든지 이런 것 도우미 교육에 들어가 있으나 형식적인 과연 아이를 때리면 안 된다는 식의 교육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앵커]
그러면 형식적이 아니면 어떤 교육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은 저는 전반적으로 도우미나 예를 들면 보육교사들도 그런데 아이들이 어린시절에 뇌 발달이나 마음의 발달, 심리적 발달이 어떤가를 제대로 아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밥을 안 먹고 내뱉는 아이한테 어거지로 때리면서 먹이면 이게 훈육이다라고 생각을 안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한두 시간의 교육보다는 아이들의 마음 건강을 잘 이해하는 1년에 15섹션 정도 이상의 교육을 좀 받아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이는 우리 미래 아니겠습니까? 마음 건강을 이해하는 이런 실질적인 교육이 더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 맡고 계신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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