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앞둔 '미륵사지 석탑' 논란...왜?

공개 앞둔 '미륵사지 석탑' 논란...왜?

2019.03.22.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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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현용 학예 연구사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 연구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륵사지 석탑은 내일 개장합니다. 원형과 다르다는 지적, 하지만 이는 불가피했다는 해명. 안전 문제는 정말 걱정 안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 이번 복원 사업을 담당한 관계자와 인터뷰해 보겠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미륵사지 석탑 복원에 참여하신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 연구실, 김현용 학예 연구사,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학예사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감사원의 지적에 대한 생각을 하나씩 여쭙겠습니다. 먼저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사전 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륵사지 석탑이 원형과 달라졌다고 지적하는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터뷰]
글쎄요.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서는 원형에 대한 어떤 기록이나 자료들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한 10년 정도 해체를 하면서 여러 가지 조사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원형과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금 공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원형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이냐. 이런 문제가 있고요. 물론 감사원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간에 저희가 행정절차상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감사원에서 제기하는 그 축석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기본적인 설계도서도 없이 그날그날 필요한 석재를 현장에서 골라서 탑을 쌓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터뷰]
저희가 그 축석 방식을 변경하기 전에는 저희가 어떤 구조적인 검토를 여러 가지를 했었고요. 문화재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현대적인 고증으로 보면 구조 계산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각각의 문화재의 양식이나 구조 또는 노후 정도들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의 현대적인 기준으로 보기는 좀 어렵고요. 그래서 저희는 구조 해석이나 안전진단 이런 개념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변경이 되면서 이 탑을 가장 오래 조사했고 잘 아는 저희 연구소에서 조립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면들은 작성을 해서 조립을 해 나갔고요.

그날그날 필요한 석재를 고른다는 얘기는 저희가 석탄 내부에 들어가는 돌들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확보를 한 다음에 실제 현장에서 조리해 나가면서 이 돌들이 부정형들입니다. 크기나 어떤 형태들이 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맞춰가면서 가장 안정적인 조립이 되도록 고려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한계점이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석재 사이에 빈틈을 채우는 충전재에 있어서도 감사원의 지적사항이 있는데요. 특허 받은 물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어떤 건가요?

[인터뷰]
원래 석탑에는 상하 구조 사이에 빈틈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원래는 흙을 채웠던 것으로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1300년 이상 흐르다 보니까 이 흙들이 거의 다 빠져나가게 되고 틈이 생기면 이게 구조적인 불균형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쌓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고민을 하다가 저희가 여러 가지 무기질 재료를 개발했는데 여기에 필러로서 황토가 들어간 것을 쓰게 된 것입니다. 이거는 기존의 흙과 같이 빗물에 유실될 우려가 없고요. 그다음에 다른 문화재 수리에서 많이 쓰는 석회보다도 어떤 물성들은 좋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을 써도 큰 문제가 없다고 이렇게 판단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석탑의 붕괴 원인 중에 토사 유실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황토를 배합한 충전재를 선택하면 안 된다고 하던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글쎄요, 그 기존에 썼던 재료가 이제 흙인데 그러면 원형의 재료를 안 쓰게 된다. 이런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저희가 성능이 좋은 물질을 개발을 하되 흙과 가까운 것을 쓰는 쪽으로 이렇게 방향을 전환한 것이죠.

[앵커]
감사원 지적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조치할 생각이신지요.

[인터뷰]
저희가 석탑 조립과정 또는 그 후 그러니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변이가 발생하는지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혀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안정한 상태로 확인이 됐는데 다만 지금 감사원 지적이나 어떤 국민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가로 구조안전점검을 실시해서 이상 유무를 체크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럼 자체 조사결과에 따라서 추가 복원 가능성도 열려 있는 건까요?

[인터뷰]
글쎄요.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고 또 그 구조안전점검을 해야 되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는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물론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마는 그 결과를 보고 다음 상황을 준비를 해야 되는 그런 형편입니다.

[앵커]
그럼 내일 개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정은 그대로 유지가 되는 건가요?

[인터뷰]
탑을 감싸고 있던 과거 시설들이 해체가 됐기 때문에 조금 당겨져서 오늘도 일반 시민들의 관람은 가능한 상황이고요. 내일도 물론 개방은 계속되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궁금한 게 복원되기 전의 모습을 좀 살펴보면 일제 때 시멘트로 땜질했다는 그 경사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은 어떻게 복원이 된 건가요?

[인터뷰]
그 부분은 이제 일제강점기 1915년에 콘크리트를 덧씌우기 전에는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적신석들이 층별 구분 없이 다 섞여 있는 그런 상태였는데요. 다시 시멘트 같은 걸로 할 수는 없고 해체 전에 1층부 둘레에 석축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17세기 전후로 저희는 추정을 하는데 이 탑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서 우리 선조들이 보강한 돌들이 있는데 그 돌들이 석탑에 썼던 돌들이나 미륵사지 건물지에 썼던 돌들이 많습니다. 그것들이 있어서 콘크리트 부분, 무너진 부분은 그 돌들을 다시 사용해서 뒷부분 무너진 부분을 보강하는 그런 상태가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제가 봤을 때 복원되기 전의 사진을 봤을 때 1층 둘레에 돌로 쌓아올린 벽 같은 그 무언가가 있었거든요. 그건 뭐죠?

[인터뷰]
그게 17세기 전후 세기 우리 선조들이 탑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서 쌓았던 걸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근본적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탑이 왜 무너졌던 건가요?

[인터뷰]
저희도 가장 먼저 검토했던 부분이 이 부분인데요. 그때 연구할 당시에는 이 돌들이 오래 됐기 때문에 내구성이 저하돼서 또는 지진이나 벼락 또는 하부 지반의 침하, 이런 가능성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해서 검토를 해 봤었는데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탑이 아마 여러 차례 수리가 있었던 걸로 보이고 그 붕괴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들이 많이 사라져버린 상태인 거죠. 그래서 직접적인 확실한 원인은 규정을 못했지만 저희가 해체조사하면서 보니까 이 탑 자체가 어떤 목조탑을 따라가다 보니까 어떤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고요. 돌들 사이에서 흙들이 빠져나가면서 이런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감사원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분들의 시간과 노력이 담겨 있는 결과물입니다. 사무관님께서도 이번 복원에 20년 동안 참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미륵사지 석탑 복원의 의미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끝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나름 20년 동안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고 또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습니다마는 이번 감사원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저희가 인정하고 수용을 해야 되는 부분도 있고요. 다만 한 가지는 이 탑이 워낙 어려웠고 또 특수한 탑이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를 해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들을 한 것이고요.

또 하나는 어떤 추정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해서 과도한 복원을 하지 않고 진정성을 확보했다는 것. 그다음에 이 사업을 통해서 우리나라 석조문화재의 수리나 보존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그런 부분들이 국제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이 사업의 의미가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현용 학예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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