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불법 사이트 대거 차단...그런데 방식이?

해외 불법 사이트 대거 차단...그런데 방식이?

2019.02.12.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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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관계 동영상과 관련해 클럽 관계자가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어제 버닝썬의 영업사장 한 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영상 속의 장소가 버닝썬이 맞는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한 씨는 영상 속 배경이 버닝썬 VIP룸과 비슷해 보이지만 누가 촬영했고 어떻게 유포됐는지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이 동영상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해외 성인사이트에 '버닝썬'이 인기 검색어로 오르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찾아본 사람이 많았다는 건데요.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이 영상처럼 해외 성인사이트가 불법 촬영물의 유포 경로로 이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박이나 음란물 등 불법 정보와 관련된 해외 사이트의 접속 차단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800여 개 사이트가 대상인데, KT를 시작으로 다른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도 조만간 해당 사이트들의 접속 차단에 나서게 됩니다.

유해 사이트 차단이 사실 새로운 일은 아닌데, 이번에는 그 방식이 좀 다릅니다.

기존에는 금지된 사이트 주소에 사용자가 접속을 시도하면 이렇게 경고창이 대신 뜨도록 하는 방식이 사용됐는데요.

하지만 이 방식은 사이트 주소의 앞자리를 http가 아닌 https로 바꾸면 쉽게 우회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적용되는 'SNI 필드 차단 방식'은 그런 허점이 없는데요.

이 방식은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데이터 내용인 패킷을 확인하는 게 핵심입니다.

패킷에 불법 사이트 접속과 관련된 정보가 있을 경우 차단하는 건데, 따로 경고화면이 뜨지 않고 아예 이렇게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 라고 표시가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데이터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법 정보 유포를 막겠다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불법 사이트 차단에만 활용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자칫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까 걱정된다며, 이번 조치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금방 우회 방법이 나올 것이라며 실효성 없이 인터넷 이용의 자유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현재 6만여 명이 동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른바 유해사이트의 기준을 문제 삼으며 일베나 워마드 같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이트는 왜 그냥 두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 조치를 옹호하는 입장도 적지 않습니다.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불법 영상물로 인한 피해를 막을 기회라는 건데요.

야한 동영상을 볼 자유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며 오히려 접속 차단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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