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윤한덕 센터장이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란 7가지 문구

故 윤한덕 센터장이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란 7가지 문구

2019.02.09. 오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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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한덕 센터장이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란 7가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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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생전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라며 제안한 문구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윤 센터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격자의 자동심장충격기 사용(bystander AED)이 중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윤 센터장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목격자에 의한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이라며 "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비교적 관련 법규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도 심정지 환자를 보면 그 기계를 함부로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사용하고 나면 설치자가 내게 그 비용을 청구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봉침 시술 후 과민반응으로 사망한 환자를 처치한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이 청구된 사건 이후 더욱더 그렇다"라고 덧붙었다.

이어 윤 센터장은 사건 마다 소송이 진행되고 결과가 판례로 남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닌 국가의 개입을 제안했다.

윤 센터장은 "매번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지만, 이것만큼은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렵다"라며 "만약 보건복지부가 '쓰러진 사람을 도우면 당신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어요'라는 포스터를 방방곡곡에 붙여 높으면 어떨까? 그러면 구호를 받은 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그 포스터를 가리키며 '보건복지부가 괜찮다고 해서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윤 센터장은 자동심장충격기라는 어려운 말보다는 '심쿵이'라는 용어를 밀고 있다며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어 있기를 바란 문구 7가지를 적었다.

故 윤한덕 센터장이 '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란 7가지 문구


윤 센터장이 심쿵이(자동심장충격기)에 부착되길 바란 7가지 문구는 다음과 같다.

1. 응급환자에게 이 기계를 사용하면 누구도 당신에게 배상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2. 사용법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과감하게 사용하십시오. 다행히 기계가 굉장히 친절합니다.
3. 쓰러진 사람을 보면 적극적으로 도우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4.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응하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5. 당신이 남을 돕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을 돕지 않게 됩니다.
6. 당신이 할애하는 십여 분이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의 시간이 됩니다.
7.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다면, 0000번으로 전화하십시오. 교육만 받아도 고성능 무선청소기를 무료로 드립니다.

이처럼 응급의료의 세세한 부분부터 응급의료 전용 헬기를 도입하고, 재난·응급의료상황실과 응급진료 정보망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온 윤 센터장은 안타깝게도 지난 4일 오후 5시50분쯤 설 연휴 근무 중 서울 중국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윤 센터장이 급성심장사로 숨졌다는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윤 센터장의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사진 출처 = 뉴시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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