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압수수색...검찰 수사 전망은?

[취재N팩트]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압수수색...검찰 수사 전망은?

2018.12.14.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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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어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본격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물론 모회사인 삼성물산과 회계법인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앞으로 수사 전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먼저 어제 압수수색 상황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고요?

[기자]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인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와 삼성에피스, 삼성물산 등 삼성 계열사 사무실이 주 대상입니다.

분식회계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회계법인 네 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어제 주식 장이 마감된 뒤 오후 4시쯤부터 시작해 늦은 밤까지 이어졌는데요.

압수물 분량과 디지털 포렌식 절차 등을 고려하면 압수수색은 며칠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월 노조 와해 공작 의혹으로 검찰이 삼성전자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나흘 정도가 걸렸습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급선무라며 자료 확보를 위해 최대한 신속히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 내용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적자를 이어오던 삼성바이오가 1조 9천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4조 5천억 원 부풀려졌다는 게 증선위의 판단입니다.

증선위는 지난달 20일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를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증선위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 이른바 콜옵션 계약을 맺고도 고의로 공시를 빠뜨렸다며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 배경이 궁금한데요, 애초에 관련 의혹이 어떻게 불거지게 된 겁니까?

[기자]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삼성은 지난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삼성바이오는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는데요.

이 부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제일모직은 삼성물산보다 몸집이 작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게 조선이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유리한 합병 조건을 만들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용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렸고, 결국엔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앵커]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군요?

[기자]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이 부회장이 지분 23.3%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두 회사를 합병한 뒤,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도 높아진 겁니다.

어제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는 삼성물산도 포함됐는데요.

검찰이 분식회계 의혹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파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검찰 수사는 결국 이 부회장을 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2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현안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는데, 이 항소심 결과가 대법원에서 바뀔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본격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번 사건이 국민 관심이 높고 중요한 사건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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