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찰 혐의' 이재수 前 기무사령관이 남긴 유서 2장

'세월호 사찰 혐의' 이재수 前 기무사령관이 남긴 유서 2장

2018.12.07.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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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배종호 세한대 교수,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이라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갑작스럽게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데요. 먼저 주제어를 보고 오겠습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님 어서 오세요.

[배종호]
안녕하세요.

[앵커]
방금 보고 오신 대로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죠.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이 오늘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교수님은 오늘 이 소식 어떻게 접하셨어요?

[배종호]
굉장히 충격적이고요. 또 안타깝습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하면 이제 군 고위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분이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굉장히 안타깝고요. 지금 이분 같은 경우에는 지난 3일날 검찰에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이 됐어요. 그래서 본인 입장에서는 한시름 덜었겠다, 이런 생각도 들지만 갑자기 오늘 오후에 지인 사무실이 오피스텔에 있는데 거기 13층에서 투신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런 상황인데 유서도 남겼다고 해요.\

그러면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제가 볼 때는 크게 3가지 정도로 분석이 되는데 첫 번째로는 역시 압박감이 굉장히 크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이제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이 됐지만 검찰에서는 반드시 구속을 해야 된다. 왜냐하면 수하에 있는 세 사람이 이미 구속이 된 상태거든요. 그래서 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본인은 수사가 계속되니까 굉장히 압박을 받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자괴감 또는 수치감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워낙 군 고위직까지 올라가셨던 분이셨으니까.

[배종호]
그렇습니다. 군고위직까지 했는데 어쨌든 정보, 방첩 분야에는 최고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본인이 피의자로 몰려서 수사를 받고 그런 부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좀 잘못된 충성심도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국군의 군은 국민의 군대이지 정권의 군대는 아닌데 이런 부분. 또 본인이 진술을 다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을 물고 들어가야 되는 그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자기 선에서 정리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저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분에 대한 보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마는 일단 모든 것은 내가 안고 간다라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셨습니다. 이재수 전 사령관, 정확히 어떤 혐의를 받고 있었던 건가요?

[이현종]
국군기무사 같은 경우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당시에 해군 차원에서 구조활동을 했지 않습니까? 당시에 기무사 요원들이 파견이 돼서 당시 상황들을 일일보고 형태로 해서 쭉 관찰을 해서 보고를 한 게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세월호 180일간의 기록이라는 그런 문건도 만들었었고. 그래서 아마 당시 현장에서 여러 가지의 어떤 상황들을 탐문하고 그것에 대한 또 건의도 하고요.

또 일부 내용들 같은 경우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대통령 지지율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느냐, 대책이라든지 또 세월호 사건에 대한 처리 방향. 예를 들어서 세월호를 그냥 수장시킨다라든가 그런 내용들이 담긴 보고서를 만든 것이죠. 이 문제를 가지고 지난번 특감반에서 조사를 했는데 특별수사반 같은 경우에는 이걸 사찰 문건이다라고 규정을 한 겁니다. 그러면서 당시에 TF팀장하고 3명을 구속했는데 본인 주장은 이게 사찰 문건이 아니고 그냥 일단 탐문을 했던 것이다, 본인이 기록한 것이다, 이렇게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하신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발표를 그럼 직접 들어보죠. 전익수 특별수사단장의 발표 내용입니다.

[전익수 / 국방부 특별수사단장 : 당시 기무사는 정권에 불리한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실종자 수색 포기와 세월호의 인양포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을 설득·압박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가족에 대한 첩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기간 동안 ‘통수권 보필’이라는 미명하에 권한을 남용하여 조직적으로 민간인들을 사찰한 사건이며, 이러한 불법적 행위에 대하여 진상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의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앵커]
이재수 전 사령관은 어땠습니까? 생전에 혐의에 대해서 어떤 식의 반응을 보였었나요?

[배종호]
본인은 굉장히 억울하다라는 그런 입장인데. 또 유서를 보면 좀 달라요.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가겠다. 그리고 또 주변 사람들을 관대하게 처분해 달라, 이렇게 유서를 남겼거든요. 이게 골자인데.

[앵커]
영장실질심사 때도 군인에게는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말이 있다라는 식으로 어디서 누가 잘못했든지 본인이 좀 책임을 지려고 하는 이런 모습을 보였거든요.

[배종호]
본인의 성격도 그런 부분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유서는 정확하게 아직 공개는 되지 않고 있는데 A4 용지 2장 분량이라고 해요. 핵심은 말씀드린 대로 모든 것은 내가 안고 가겠다.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 좀 관대하게 처분해 달라. 이게 핵심인 것 같은데 이것에 따르면 본인도 당시에 세월호 관련해서 기무사 TF팀 운영 그리고 그 행위들이 일탈된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 이제 정확하게 일탈된 부분이 뭐냐 하면 어쨌든 간에 세월호 유족들을 다 사찰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 부분이 결국은 정치에 개입할 목적이었거든요. 여론을 바꿔가지고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해서. 그리고 이런 것들을 청와대에 다 보고를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윗선이 배후에 있었지 않느냐라는 그런 의혹을 갖고 검찰이 수사하던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앵커]
이 전 사령관이 검찰 출석 당시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분의 녹취라서 저희가 좀 조심스러운데요. 검찰 출석 당시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재수 / 전 기무사령관 : 당시에 병력 및 장비가 대거 투입되는 국가적 재난 상황였습니다. 우리 부대 및 부대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임무수행을 했습니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가족에 대한 사찰도 임무 수행의 일환였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시 부대를 지휘했던 지휘관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검찰의 구속영장도 기각이 된 상태였어요. 그런데 이제 조사를 받던 중에 이렇게 되면 검찰의 입장도 상당히 난처할 것 같은데요.

[이현종]
일단 지금 검찰에서는 이 사건 관련해서는 이제 세 명이 일단 구속을 해 놓은 상황이고 일단 지금 영장 기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아마 당혹스러울 겁니다. 특히 이 전 사령관 같은 경우에는 어떤 면에서 한쪽의 어떤 입장에서 보면 이걸 사찰의 문건으로 볼 수 있는데 또 본인들 입장에서 보면 당시에 그 내용들에도 그런 게 있습니다. 세월호 당시에 유족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올린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본인들이 이게 불법이었으면 왜 우리가 이렇게 180일이라는 기록이라는 문건을 만들어서 메인서버에 보관해 놨겠느냐라는 이런 또 항변을 하고 있어요. 어떤 면에서 보면 당시에는 기무사가 여러 가지 민심을 보고를 받아서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하는 것을 사실 관례적으로 해 온 측면들이 있는 것이거든요.

물론 군과 관련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현재로써는 불법이고 또 이번에 기무사가 해체가 됐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당시로써는 본인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임무를 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여러 가지 아마 본인으로서는 좀 부담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랑 육사 37기 동기라고요. 원래도 굉장히 가까운 사이였다고 하던데요.

[배종호]
그렇습니다. 중앙고 동기이고 육사 37기 동기이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가까이 지내고 사석에서는 누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유일한 군인이라고 그래요.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 그때 당시에 정부가 새로 출범하니까 바로 중장으로 인사사령관 진급을 했고 그리고 6개월 만에...

[앵커]
당시에는 군 실세로 통했다고 그러더라고요.

[배종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6개월 만에 기무사령관으로 발탁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 이후에 다시 또 내분에 휘말려서 1년 만에 경질이 됐습니다마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굉장히 중요한 것은 군이 사조직화됐다는 것, 그래서 군이 정치에 개입을 했다는 것. 그래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고인의 불행한 그런 선택과는 별개로 이건 엄벌해야 되는데. 특히 이걸 보면 당시에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하기 위해서 유가족 행세를 하거나 또 일일이 개인의 정치 성향까지 사찰을 해서 또 보고를 하거나 그리고 심지어는 재야 단체 이런 집회들의 정보를 다 경찰청을 통해서 다 보고를 해서 보수단체에 알려가지고 맞불집회를 한다든지 그리고 이런 모든 보고들을 청와대에 했다든지 이런 부분들은 기본적으로 기무사의 DNA가 잘못된 건데요.

그건 뭐냐 하면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듯이 군은 정권의 군대가 아니고 국가의 군대이고 국민의 군대인데 이런 일탈된 사고들이 결국에는 오늘의 불행한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교수님 방금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 기존의 2016년도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조금 자세하게 이야기를 한 것이 있습니다. 직접 듣고 오시죠.

[김종대 / 정의당 의원 : 지금까지 박근혜정부에서 무언가 비선파동이 있었을 때는 항상 군 인사가 요동을 쳤어요. (중략)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2014년 4월부터 세계일보 보도를 필두로 해서 언필칭 정윤회 문건파동이 시작됩니다. (중략) 청와대가 민정비서관과 문고리 3인방 권력으로 두 패로 완전히 쪼개지면서 정윤회 씨가 국정의 전면에 등장합니다. 그때까지 사실상 차기 군을 주도할 지도그룹으로서 유력시됐던 37기 그룹이 일제히 좌천되기 시작합니다.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그해 10월에 기무사령관직에서 갑자기 경질당하고 한직으로 좌천됩니다.]

[한민구 / 전 국방부 장관 : 이재수 사령관을 말씀했는데 인품이 훌륭하고 제가 아끼는 후배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배경이 또 어떤 정치적인 무엇이 있어서 했는지 제가 그런 정치적 배경은 알지 못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리가 바뀌는 과정에 여러 가지 군내 권력 암투 같은 게 있었지 않았느냐, 김종대 의원이 이런 의혹을 제기한 것이고요. 이후에 후임으로 임명된 사람이 알자회의 조현천... 지금 해외 도피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분이죠?

[이현종]
계엄사 문건 사건으로 지금 해외에 나가서 들어오지 않고 있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당시에 보면 사실 이제 이재수 전 사령관이 임명될 때 보면 아무래도 박지만 씨 인맥이다라고 해서 당시 인맥이 됐다라고 다 평을 했거든요. 문제는 갑자기 이제 경질이 됩니다. 그때 상황이 뭐냐 하면 바로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예요. 그래서 지금 와서 유추를 해 보면 당시 정윤회 문건 사태가 터지면서 최순실 씨가 사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당히 측근으로, 핵심 실세로 역할을 했다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분명치는 않습니다마는 결국 당시에 박지만 세력을 어떤 면에서 보면 권력의 중심에서 내치면서 최순실 세력이 장악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에서 이재수 전 사령관이 사실은 이제 좌천된 게 아니냐, 이런 해석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당시에 보면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임명되고 당시 알자회가 또 다시 부상을 하면서 군을 장악했고 사실 37기 같은 경우는 상당히 힘을 잃어가는 그런 상황이죠. 그래서 박지만 씨도 사찰을 당했다. 이런 주장들을 그때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아마 그런 사건과 연결되면서 이제 이재수 사령관이 당시에 물러나게 됐던 그런 어떤 배경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파란만장한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을 했지만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유족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사찰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다가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배종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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