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5차례 시험서 문제 유출"..."퇴학·0점 처리"

[취재N팩트] "5차례 시험서 문제 유출"..."퇴학·0점 처리"

2018.11.13.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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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쌍둥이 자매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중간과 기말고사 등 모두 5차례 시험에서 문제와 정답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회부 김대근 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대근 기자!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급상승해 전교 1등을 차지하며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전에도 시험지와 답안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죠?

[기자]
모두 다섯 차례 시험지와 답안이 유출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올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입니다.

유출 과목도 갈수록 늘었습니다.

1학년 때에는 시험마다 한 과목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세 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12개 전 과목의 답안이 유출된 정황을 경찰이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학교의 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쌍둥이 두 딸과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경찰이 시험지 유출의 증거로 제시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경찰은 전 교무부장이 시험 문제를 유출한 모습이 담긴 CCTV나 딸들에게 시험 문제를 전달한 휴대전화 메시지 같은 직접적인 유출 경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과 쌍둥이의 휴대전화 복원 과정에서 유력한 정황 증거들을 찾았습니다.

자택에서 발견된 시험지와 정답이 적힌 메모장이 바로 경찰이 확보한 핵심 증거입니다.

특히 쌍둥이 동생이 만든 암기장에는 전교 1등을 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당시 전 과목의 정답이 적혀있었습니다.

또 기말고사 시험지 한쪽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정답을 적어두기도 했는데, 경찰은 시험지를 받자마자 미리 외운 정답을 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쌍둥이 동생의 휴대전화에 영어 서술형 답안이 저장돼 있었는데, 분석 결과 시험 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또 시험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전 교무부장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를 앞두고 근무 대장에 기재하지 않고 초과근무를 한 사실도 유력한 유출 증거로 판단했습니다.

또 지난 7월 문제 유출 논란이 시작되고 8월 말 경찰에 수사 의뢰됐는데 전 교무부장이 지난 8월 자택 컴퓨터를 교체하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앵커]
경찰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숙명여고도 대책을 발표했죠?

[기자]
숙명여고는 쌍둥이 자매의 퇴학과 성적을 '0점 처리'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숙명여고는 이번 사건에 관해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 의결을 거쳐 쌍둥이 자매의 성적 재산정과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들은 쌍둥이 성적을 0점 처리한 뒤 다른 동급생 성적까지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서울시교육청은 쌍둥이 성적이 수정되면 다른 학생들의 성적도 자동으로 다시 계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학생들의 내신 등급도 조정되게 됩니다.

숙명여고는 또 쌍둥이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파면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김대근[kimdaegeun@ytn.co.kr]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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