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폭행·동물학대' 양진호 "사죄드려...모든 직 사퇴"

[취재N팩트] '폭행·동물학대' 양진호 "사죄드려...모든 직 사퇴"

2018.11.01.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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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웹하드 왕회장'으로 불리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둘러싼 엽기적인 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리고 전방위 수사에 나서자 양 회장은 조금 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영상 공개 파문 이후 양 회장의 첫 입장표명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조용성 기자!

양진호 회장이 사퇴한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죄에 글을 올렸는데요,

자신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독단과 오만한 행태가 다른 이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원 폭행 영상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나온 입장입니다.

양 회장은 또,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으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사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양 회장의 폭행 영상은 이틀 전, 그러니까 지난 화요일에 공개됐죠?

[기자]
지난 2015년 4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위디스크에 근무했던 직원을 가혹할 정도로 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욕설과 함께 무릎을 꿇리게 한 뒤 폭행했는데, 바로 옆에 있던 직원이 한차례 말렸을 뿐 사무실 곳곳에 앉아있던 다른 직원들은 말릴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모니터만 응시하는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피해자는 위디스크 전직 직원이었는데 인터넷 게시판에 마치 양 회장인 듯한 아이디로 장난스러운 댓글을 달았다가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이 영상은 양 회장이 소장용이라며 직원에게 촬영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뒤이어 다른 직원에게 동물 학대를 강요했다는 영상도 추가로 공개됐죠?

[기자]
양 회장의 폭행 영상이 나온 지 하루 뒤, 그러니까 어제 추가 동영상이 공개됐는데요,

이번엔 지난 2016년,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위디스크의 직원 워크숍 때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양 회장이 직원에게 낮에는 석궁으로, 밤에는 흉기를 써서 닭은 잡도록 강요했다는 것입니다.

영상을 공개한 탐사보도 언론은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염색을 강요하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고 전했습니다.

양 회장은 국내 1, 2위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실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웹하드 왕회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지난 2016년엔 로봇개발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엽기적인 갑질 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공분이 일자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앵커]
경찰은 인력을 확충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할 합동전담팀을 꾸렸군요?

[기자]
영상이 공개되기에 앞서 경찰은 이미 양 회장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웹하드에 불법적인 음란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인데요.

지난달에는 양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두 차례 압수수색하고 양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폭행과 동물 학대 영상이 폭로되자 경찰은 광역수사대 형사를 추가로 투입해 합동수사전담팀을 꾸렸습니다.

전담팀은 마무리 단계에 있던 음란물 방치 혐의와 새로 불거진 폭행 혐의 외에도 동물보호법과 강요죄 위반 혐의까지 양 회장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펼쳐갈 예정입니다.

[앵커]
양진호 회장이 이번에 드러난 것 외에 또 다른 폭행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 회장은 지난 2013년, 아내가 외도한 것으로 의심해 동생과 지인을 동원해 교수 A 씨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사건 발생 4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6월에야 양 회장을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양 회장 등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 4월 서울지검으로부터 다시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물권단체 '케어'는 닭을 잔인하게 죽이게 한 영상에 대해 양 회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케어 측은 먹기 위해서가 아닌 잔인성과 오락성이 높은 행위였고, 폭력을 하급자에게 사주했다는 점에서도 죄질이 나쁘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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