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현장조사도 없이 상도유치원 철거... 위험은 모두 없어졌나?

[수도권] 현장조사도 없이 상도유치원 철거... 위험은 모두 없어졌나?

2018.09.11. 오전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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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현장조사도 없이 상도유치원 철거... 위험은 모두 없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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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9월 11일 화요일
□ 출연자 :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인근에 있는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붕괴됐던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건물이 어제 모두 철거됐습니다. 이미 지난 3월에 붕괴 위험이 경고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인재라는 지적이 역시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토질및기초기술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이하 윤태국):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일단 상도유치원 건물이 철거됐는데, 큰불이 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윤태국: 예. 사고현장의 상태를 우선 간단히 말씀드리면 인근 공사장의 흙막이 벽체 상부에, 그 위에 옹벽이 있고 옹벽 위에 유치원 건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치원 건물이 철거되었다는 것은 가장 큰 위험성은 없어진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장원석: 그냥 육안으로 보기에도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건물을 철거했으니까 큰 위험은 사라졌다는 말씀 해주셨고요. 이제 철거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안전점검이 이뤄집니까?

◆ 윤태국: 인허가 기관인 동작구청을 중심으로 해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게 됩니다. 이는 공인된 기관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때 법적·행정적 조사내용을 제외하고는 가장 중요한 점검사항은 정확한 사고원인 분석과 단기적·장기적 대책 부분. 이를 통한 국민의 안전 확보 방안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붕괴 당시에 흙막이 벽체, 옹벽, 유치원 건물 상태를 조사해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모든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것이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현장조사를 아주 철저하게 해야 할 겁니다. 둘째는 인접한 굴착 공사장의 자료조사로써 계측자료, 설계자료, 시공도면, 그다음에 사진, 공문, 공사일지, 주변 구조물이라든지 인근 건축물 상태까지에 대한 조사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되겠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건물을 철거했는데 그 건물 상태를 온전히 조사할 수 있겠습니까?

◆ 윤태국: 현재 철거된 상부 구조물 자체는 상태를 조사할 수 없는데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하부는 남아있고, 또 저희들이 긴급안전점검을 하기 이전에 저희들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에서의 위원 활동이라든지, 동작구청에서 이미 붕괴됐을 때 당시의 여러 자료를 현재 가지고 있는 상태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런데 이 유치원의 경우 지난 3월에 일부 학자들에 의해서 붕괴 위험성이 지적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상도유치원이 또 자체적으로 점검을 진행했더니 취약한 지질상태로 만약 철저한 지질조사 없이 시공하게 되면 붕괴할 위험성이 높다. 이런 의견을 받았다는 거예요. 알려진 바로는 편마암으로 알려졌다고 하는데, 이게 위험한 지반입니까?

◆ 윤태국: 편마암이라고 하면 특정한 암석의 이름은 아닙니다. 즉 원래 화산암이 있든지 변성암이 있든지 여러 기존에 있던 퇴적암이라든지, 이런 기존에 있던 여러 암이 좌우로 또는 상하로부터 고온 고압의 변성과정을 받아서 생기는 암석 종류 중의 하나를 말합니다. 그래서 편마암은 다른 암석에 비해서 위아래로 누르게 되면 가로 방향으로, 좌우에서 누르게 되면 세로 방향의, 즉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는 암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편마암이라고 해서 공학적으로 극복을 못하는 암반은 아닙니다. 단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지반조사와 더불어 과학적으로 대처할 경우 굴착 가능한 지반으로 이해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암반이었지만 그게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추정이 가능한 부분인고요. 그런데 지자체, 여기는 동작구청이 되겠죠. 허가를 내줄 때 이런 부분 당연히 확인하지 않을까요? 전문성이나 지식이 없지 않을 텐데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걱정되는 부분하고요. 다른 곳도 혹시 이런 사례가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되고요.

◆ 윤태국: 지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건 앞서 말씀드렸던 변성암의 특징이라고 말씀드렸고요. 또 시설물 자체가 흙막이라고 하는 벽체 위에, 그 위에 또 L형 옹벽이 있고, 또 그 위에 유치원이 있는 상태를 고려할 때는 인허가 기관에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실시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점이 있느냐면 인허가 담당 공무원들은 일반적으로 기술직종 중에서 건축 쪽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분들의 특징은 과도한 업무로 인해서 엄청나게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허가를 하다 보니까 외부에서 청탁 등의 우려가 많은 보직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되느냐면 계속 순환보직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인허가 담당자는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결여될 뿐만 아니라 이번 상도유치원과 같이 3월에 이미 민원이 제기됐는데 왜 안 나오냐. 이렇게 하면 그쪽에서는 민원 등이 발생하게 되면 법과 규정, 규칙에 의거해 명기된 내용만을 중심으로 이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처리하는 게 일반적으로 처리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들에 대해서 당신들 너무 잘못했어,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절한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야할 뿐 아니라 공무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도 병행돼야 합니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는 기술사와 전문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한 충분한 인력풀을 활용한다면 훨씬 더 크게 보완될 수 있는 사항이 되겠습니다.

◇ 장원석: 화재사고도 그랬고요. 계속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걸 보면 관계당국이 이것을 전문적으로 좀 더 관리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이번 기회에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인력풀 확충이라든지 제도개선, 그리고 인력을 수급하는 부분도 손을 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상도유치원 사고에 앞서서 금천구 가산동에서도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때도 지반침하로 나타났는데, 아까 암석 이름은 아닙니다만 편마암 지대였다고 여기도 들었거든요. 붕괴사고 이번하고 좀 비슷한 모양새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 윤태국: 두 현장을 쭉 확인했던 결과 아주 공통점이 세 가지 있고요.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공통점을 말씀드리면 사고 발생 현장은 소규모 건축현장의 토목 부분, 특히나 흙막이 벽체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있고요. 둘째는 뭐가 있느냐면 사고 발생이 어디서부터 무너졌는지 하는걸 보면 흙막이 공법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공법, 예를 들면 h-pile 토류판과 CIP, 이런 공법 등이 겹치는 부분에서부터 와장창 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그 무너지는 위치적인 특징을 보면 코너부라고 해서 기역자로 꺾였을 때 우각부라고 하는 부분부터 지반침하가 발생한 부분이 있고요. 그다음에 발생된 일시, 시기를 보면 폭우가 지속되거나 그친 직후에 발생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가산동의 경우는 인접했던 아파트의 경우는 말뚝기초로 되어 있고요. 상도동의 경우는 상도유치원은 직접기초, 이렇게 매트 형식으로 되어 있는 기초가 되어 있다는 겁니다. 특히 매트기초는 어떻게 되냐면 조금의 지반침하가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침하에 대해서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조물의 붕괴까지 이르게 된 상태로 이해됩니다.

◇ 장원석: 가산동 말뚝기초하고 상도동 직접기초, 이 부분을 짧게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말뚝기초하고 직접기초가 어떻게 차이 납니까?

◆ 윤태국: 말뚝기초는 위에서 말뚝을 땅땅 박게 되면 저 밑에 있는 암반층에 일반적으로 매립이 됩니다. 그래서 지반침하가 일부 발생하더라도 암반층 끝에 있는 지지력 자체가 실제로 아파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주변에서 일부 침하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원래 있는 지지력 자체가 선단부에 있는, 마지막 끝에 있는 암반층 밑에 있는 지지력이 훨씬 더 크게 받쳐주고 있는 그런 형태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말뚝 자체가 우리 볼펜 끝이 책상 끝에 닿아있는, 그렇게 이해하시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렇기 때문에 상도동의 경우가 조금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으로도 그렇게 분석되는군요. 그러면 편마암이라는 것이 서울에 많이 있습니까? 다른 지역에도 이런 곳이 있지 않을까 걱정돼서요.

◆ 윤태국: 편마암은 말씀드렸다시피 국내에서는 아주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습니다. 그중에서 서울의 지반을 주로 보면 우리 북한산에 가면 회백색이나 담홍색으로 되어 있는 화강암이 주로 있고, 그다음에 화강편마암으로 되어 있는 두 종류가 있는데. 화강암은 서울의 동북부, 관악산 일대에 분포하고 있고요. 화강편마암은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있는 남서부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데 그 경계는 북아현동에서 출발해서 남산 서쪽, 한남동으로 이어져서 한양대께 있는 그 주변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마암 지역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 이것은 너무 큰 이론적 비약적 전개로 판단됩니다.

◇ 장원석: 왜냐면 공사기법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해주시는 건가요?

◆ 윤태국: 그렇습니다.

◇ 장원석: 전국적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왜냐면 저희가 여러 번 다루고 있지만 포항과 경주 지진 발생 이후에 내진설계라든지 건물 붕괴 위험에 관심을 많이 갖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지반이 약해서 무너지는 건물이 발생하는데, 지진이 발생하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 윤태국: 예, 그렇습니다.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지진은 일반적으로 P파, S파, L파 러브파 이렇게 여러 종류가 오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 표면에서 좌우로 흔드는 부분이 전체 에너지의 67~70% 정도로 흔들기 때문에 표면의 지반이 열악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는 게 사실입니다.

◇ 장원석: 그렇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이번을 기회로 삼아서 관련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할 텐데. 그런데 이번에 철거할 때 보면요. 유치원을 완전히 철거한 게 아니라 기울어졌던 반쪽만 철거했더라고요. 남은 쪽은 구청이 괜찮은지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 윤태국: 현재 있는 상도유치원 같은 경우는 15%에서, 조사한 바로는 18% 이상 기울어진 부분만 현재 철거한 상태고요. 기울어지지 않은 유치원 건물하고 초등학교 건물에 대해서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일단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하는데 하나는 흙막이 앞쪽을 현재 흙으로 25t 트럭으로 계속 흙을 메우고 있는 상태인데 이는 100%는 아니지만 굴착 이전의 응력 상태로 되돌리려고 하는 과정이 됩니다. 그래서 굴착하기 전 상태로 되돌리고 싶어 하는 과정이고. 두 번째는 뭐가 있느냐면 건물에 대한 상태. 그다음에 지금까지 나온 여러 원인과 더불어서 구조분석을 하면 어디까지가 영향범위라는 것을 산정해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현재 있는 초등학교 건물이라든지 유치원 건물 등에 대한 안정성 여부와 더불어 철거 여부를 판단하는 게 가장 정확한 판단이 되겠습니다.

◇ 장원석: 그런 조사가 이뤄져야겠습니다만 지금 전문가적 견해로 봤을 때 70m 거리에 있는 상도초등학교는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 윤태국: 가장 중요한 사항이고 무엇보다도 기술자로서 참 뼈아픈 부분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조금은 보수적인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조분석적인 측면에서 여기까지가 영향범위라고 나오더라도 조금은 보수적으로 조금 더 충분한 안전 여유를 두고 판단해야 하고요. 현재까지 자료만 가지고는 위험하다, 위험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조금은 성급한 결론이고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의 생명을 근본으로 하는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이해하셔야겠습니다.

◇ 장원석: 대비, 예방조치는 좀 과해도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태국: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한국토질및기초기술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태국 건설기술교육원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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