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송합니다"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분노한 대학생들

"건송합니다"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분노한 대학생들

2018.02.06. 오후 6: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KEB하나은행이 공개 채용 과정에서 이른바 SKY 출신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알려지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1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하나은행 지원자 면접점수 조작 관련 자료에 이름을 올린 건국대학교는 학내 신문사에 '건국대라 죄송합니다'라는 기사까지 실었다.

건국대학교 신문사는 이 기사를 공식 SNS에 공유하며 '건송합니다'라는 태그를 달았다. 이는 '건국대학교라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로, 문과 출신 취업이 비교적 어려운 현실을 비꼬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문송합니다)'를 패러디한 말이다.

게시물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동병상련이다", "우리의 앞날이 이렇다"와 같은 반응을 내놓으면서 한탄했다.

앞서 심 의원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은행권 채용 비리 검사결과' 문건에는 지난 2016년 하나은행 인사팀이 임원 면접 후 명문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한 현황이 담겼다.

문건을 보면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지원자들과 해외대 출신 지원자는 임원 면접 점수가 의도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반면 한양대(분), 가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 지원자들은 그 점수가 낮춰졌다. 이 대학 출신 지원자들은 면접 점수를 4점 이상 받았으나, 모두 3.50점으로 하향 조정됐다.

조작 결과 SKY와 해외대 출신 지원자들은 불합격 선에서 최종 합격선에 들었다. 그러나 원래 합격 예정이었던 다른 대학 출신자들은 최종 불합격 처리됐다. 특히 면접 점수 조작으로 탈락한 7인 가운데 두 명이 건국대학교 출신이었다.

하나은행 측은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면접 점수 조작과 관련해 청탁이나 특혜채용 지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채용 비리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 김우현)는 지난 5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DGB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 신입사원 채용 비리 수사를 본격화했다.

YTN PLUS
(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심상정 의원 페이스북, 뉴시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