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 37명 사망...최악 참사

밀양 세종병원 화재 37명 사망...최악 참사

2018.01.26. 오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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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송규 / 기술사·안전전문가, 이용재 /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앵커]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난 불로 37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는데요. 연이은 대형 화재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 두 분 모셨습니다. 이송규 기술사안전전문가,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제천의 비극이 되풀이됐습니다. 주제어 보시죠. 너무나 안타까운 화재 참사가 또 발생했습니다. 화재의 원인과 대책을 지금부터 키워드 세 개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키워드 보시죠. 불은 1층 응급실에서 시작됐다는 간호사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응급실 내부의 CCTV 영상이 들어왔는데요. 먼저 영상을 보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CTV 영상입니다. 응급실 내부에 달려 있는 CCTV고요. 보시는 것처럼 오른쪽 천장 쪽으로 보입니다. 연기가 스며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이렇게 뿌옇게 연기가 차고요.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대피하려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시죠. 정말 몇 분 만에 거의 2분 정도 만에 연기가 응급실 전체를 뒤덮었고요. 잠시 뒤에 보시다 보면 불꽃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용재 교수님, 지금 화면을 같이 보고 계신데요. 연기를 정확히 보이지 않는데 천장 쪽에서 계속 나는 것 같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원인은 국과수 같은 데서 조사를 해봐야 나오겠지만 지금 영상으로 봤을 때 발화점의 근원은 천장 부분에서 시작된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천장 쪽에서 연기가 나고 거의 저희가 시간을 초단위로 따져봐도 30초도 안 돼서 연기가 차더라고요.

[인터뷰]
지금 천장에서 발화가 되고요. 또 발화된 그 주위에 가연성 물질이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가연성 물질이 연기를 발생할 수 있는 그런 물질들이 많았다고 보죠. 그래서 순식간에 연기가 나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천장에 가연성 물질이 있다 그러면 어떤 걸 추정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천장에 보온, 겨울이니까 보온에 대해서 보온 재질 같은 내부 자재들 이런 용도를 천장이나 벽에 했을 우려성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게 발화가 돼서 바로 확산이 되지 않았나 그런 추정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저 장소가 응급실입니다. 응급실에 있던 간호사들 여러 명이 불이 거기서 시작됐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더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요. 응급실에서 불이 났다고 하면 어떤 상황을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마는 일단 천장에서 났다는 것은 천장 부분의 전선이라든지 각종 배관이라든지 전문가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천장 같은 데 보온을 위한 보온재라든지 단열재라든지 이런 것이 다량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전기적인 원인에 의해서 불이 붙고 그래서 다량의 연기가 나오고 불꽃이 확산되지 않았나 이렇게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통은 이렇게 불꽃이 확 일어나다가 나중에 연기가 차지 않습니까? 그런데 연기가 이렇게 나오다 후에 불꽃이 보이는 것은 어떻게 볼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저런 물질들이 연기가 굉장히 과다하는 물질이라는 얘기입니다. 만약에 연기가 나지 않는 이런 재료들이었으면 불이 확 난 다음에 연기가 나는데 저 재료들을 보면 저기에 있는 물질들을 보면 굉장히 연기가 많이 나는 걸로요. 그래서 지금 결과적으로 저 화재도 보면 굉장히 연기가 과다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화재와 좀 다른 상황을 지금 나타내고 있어요.

[앵커]
연기가 과했다.

[인터뷰]
과했습니다.

[앵커]
이게 왜 과했는지 앞으로 조사를 해봐야 되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 것들이 재질에 문제가 있다라고 추정이 되죠.

[앵커]
어쨌든 응급실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여러 가지 증언이 나오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들어보시죠.

[최만우 / 경남 밀양소방서장 : 간호사가 2명으로 밖으로 탈출해 나왔는데 간호사의 증언에 의하면 자기들은 응급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불이 났다, 그래서 자기들도 불이야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여기까지가 팩트입니다.]

[손경철 /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이사장 : (응급실에 난로가 있었습니까? 혹시?) 응급실에 난로는 없었고요. 처음 목격자에 의하면 응급실 안에 냉·난방기가 최근 들어 설치한 스탠드형 2대가 있었는데 그쪽에서 불이 났다, 전기 스파크에 의해서 불이 났다는 소리도 있고, 응급실 천장에서 전기 스파크에 의한 내용으로 불이 났다,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 이렇게 저희들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당직했던 당직 간호사라든지 원무과 직원이라든지 이런 분들에게서 제가 들었습니다.]

[앵커]
지금은 여러 가지 증언들을 통해서 화재 원인을 추정해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데 내용을 들어보니까 냉난방기 스탠드형으로 돼 있는 게 있었는데 그쪽에서 불이 났다 이런 증언도 있었나봐요.

[인터뷰]
그럴 개연성도 다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냉, 난방기라고 하는 것이 최근 설치했든 안 했든 그것과 관계없이 많은 사례들을 보면 그런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왜 그렇습니까? 과열되는 경우, 그러니까 계속 켜놓으면 그렇습니까?

[인터뷰]
과열적인 것도 있겠지만요. 전선의 접촉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도 다분히 화재가 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냉, 난방기라고 그러면 가정에서도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거잖아요.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그렇게 자연적으로 불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까?

[인터뷰]
그렇죠. 전기라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화재가 나는 게 전기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이유는 과다 사용했을 때 누전이 발생하거든요. 그러면 전열기 바로 옆에서도 사고가 날 수 있지만 우리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전선을 통해서 전기가 오지 않습니까? 그 오는 전선의 가장 약한 부분이 과열이 돼서 그 옆에 먼지가 있다거나 아니면 불이 확산될 수 있는 불이 발화될 수 있는 물질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상태에서 화재가 발화가 진행되는 그런 과정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추정인데요. 냉난방기에서 과열돼서 불이 났다면 저렇게 연기가 많이 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일단 발화의 시초는 거기였다고 한다면 그 발화된 주위에, 제가 아까 얘기했던 연기가 많이 날 수 있는 물질들이 있었다라고 보여지는 거죠. 그 이후에 그 연기가 어느 정도 있으면서 정말 불로 확산되는 그런 상황이죠.

[앵커]
그러니까 추정을 해보면 응급실이 워낙에 24시간 돌아가는 곳이다 보니까 전원을 꺼놓지 않고 계속 돌리다 보면 요즘 상당히 추웠잖아요. 그래서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추정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인터뷰]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요. 냉난방기가 최근에 설치됐다는 부분도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왜 그러냐면 기존에 그 건물 지어질 당시의 전기 용량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전열기 종류가 추가가 됐다라고 하는 것은 사용 용량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이야기고요. 그것으로 인해서 전문가께서 말씀하셨듯이 용량이 과다하게 들어오게 되면 어디선가 약한 부분은 열 축적이 생기고 그런 것들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점이 작용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충분히 그렇게 예측할 수 있죠. 특히 그런 상황에다 지금 겨울에는 또 전열기나 이런 것들을 사용을 여름이나 봄, 가을에 비해서 굉장히 사용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걸 보면 책상 밑에 조그마한 전열기라든지 이런 것들이 쌓이면 과다 전류가 흐를 수 있고요.

[앵커]
조금 전에 보여줬던 응급실 화재 후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시면 거의 뼈대만 남았다 싶을 정도로 모조리 전소됐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런 요양병원 같은 데가 사실 화재하중이라고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서 탈 물질이 많이 있다는 거죠. 매트리스부터 옷가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당한 양의 연기를 발생하는 그런 물질들입니다.

[앵커]
응급실에도 워낙에 매트리스나 담요 이런 게 많지 않습니까?

[인터뷰]
지금 응급실 자체가 우리가 보면 일반 병실하고 다르고 굉장히 24시간 가동되고요. 또 위급한 상황, 위급한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물건들이나 거기에 있는 여러 가지 내용물들이 질서정연하지 않고요. 거기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환자들도 있기 때문에 화재나 사고가 날 수 있는 이런 여러 가지 개연성들은 일반 병실, 다른 상황보다는 좀 더 많다고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것처럼 세종병원 1층 응급실 화재 진압 후의 모습입니다. 거의 뼈대만 남아 있습니다. 불이 응급실 1층에서 시작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고 냉난방기 쪽에서 불꽃이 났다 이런 증언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워낙에 응급실에 발화물질도 상당히 많고 그리고 24시간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까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건데 그렇다면 다른 병원들도 이런 점을 주시해서 봐야겠네요?

[인터뷰]
다른 병원도 이것과 유사한 위험성은 다분히 가지고 있을 수 있고요. 평상시에 그런 전기 용량이라든지 이런 걸 사용해서 심지어는 새로운 의료기기가 들어왔을 때도 저런 문제는 유발될 수 있습니다.

[앵커]
스파크가 튀었다는데 스파크는 어떤 경우에 튀는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과전류가 흘렀을 경우에 거기에서 과열이 돼서 발화되는 그 순간이 스파크입니다. 최초의 그 순간이 벌겋게 되면서 외부의 물질이 있을 때 스파크, 과전류 발화의 초기 상황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앵커]
어쨌든 불길은 좀 빨리 잡았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사망자가 많았을까요. 두 번째 키워드 함께 보시죠. 유독가스 질식사였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망자가요. 화상이 아니라 유독가스 질식사였다고 합니다. 제천하고 유사한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재에서 사망자 중 약 90% 이상이 연기에 의한 질식사고요. 특히나 이런 환자분들이나 연로하신 분들이 많은 이런 병원 같은 경우는 특히나 더 피난이라고 하는 것이 어렵고요. 그런 상태에서 이런 유독가스가 발생됐을 경우에 아무리 건장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유독가스는 두 모금 내지 세 모금만 마신다 하더라도 사망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을 놓고 행동력이 제로가 되는 거죠. 그런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유독가스를 마시게 되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여기에서 특히나 이런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 되겠습니다.

[앵커]
화재 사고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유독가스가 어느 정도 위험할까 가늠이 잘 안 되실 텐데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두 모금만 마셔도 구토와 어지럼증이 날 수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3분 이상 노출되면 심정지나 뇌사 가능성까지 높아진다는 거고요. 그리고 화재로 온도가 높아지면 호흡이 깊어지고 이렇게 되면 두세 번 호흡해도 깊게 들이쉬어서 위험하다는 건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여기에도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지만 한 번 유독가스를 마시면 1분 동안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하거든요. 그다음에는 산소가 들어와서 흡입이 돼야 되는데 두 번째도 연기나 맹독성, 유독성 가스를 흡입했을 경우는 특히 이런 병원에서는 저항력이 낮은 분들, 중증환자분들이 있기 때문에 더 치명적인 타격이 있었다고 그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니까 면역력이 약한 사람, 노약자나 어린 아이에게는 유독가스가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겠군요.

[인터뷰]
그렇죠.

[앵커]
제가 한 가지 궁금했던 건 소방차가 일찍 가서 불길을 얼른 잡았다고 하는데 불길을 잡아도 유독가스는 계속 번질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빨리 화재를 진압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화재가 진압이 됐고 불길이 꺼졌다고 해서 유독가스가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어느 정도 화염이 꺼졌다 하더라도 상당량의 유독가스는 지속적으로 발생이 되는 것이고 또 실내에 충만했던 그 유독가스는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실내에 가득차 있었던 거죠. 거기에 이런 약하신 분들이, 병약하신 어르신분들이 고립돼 있을 경우에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되는 것이고요.

특히 이런 물질이 탔을 경우에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이 되는데 일산화탄소를 호흡하게 되면 사실 우리가 호흡을 한다 하더라도 산소가 혈액 속으로 공급된다 하더라도 결국 산소와 혈액이 반응할 수 없는 그런 아주 위중한 사태로 이어진다는 얘기죠.

[앵커]
유독가스를 맡으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설명을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유독가스를 가능한 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걸까요? 저희가 정리를 해봤습니다. 일단 젖은 수건을 입, 코에 대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몸을 낮춰야 된다고요?

[인터뷰]
젖은 수건을 코에 댄다는 얘기는 어떤 의미냐면 지금 있는 공기 중에 안 좋은 공기를 걸러주는 역할을 맨수건보다 물이 적셔 있으면 걸러지는 필터 효과가 높기 때문에 이렇게 하고요. 특히 유독가스의 경우 공기보다 좀 가볍습니다. 위로 가기 때문에, 연기가 같이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주로 고개를 낮추고, 최대한 낮춘 상태에서 조금 전에 이야기했었던 물에 적신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으면서 탈출하는 대피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대피할 때 승강기로 달려가는 것은 안 좋은 거죠, 화재 났을 때?

[인터뷰]
그렇죠. 승강기로 가면 안 좋은데 그 이유가 승강기로 갔다는 얘기는 전기가 스톱됐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전기가 스톱이 됐기 때문에 승강기가 스톱이 되는데 우리가 다른 용도로 보면 법률용어로 피난용 승강기가 있습니다. 이 피난용 승강기는 고층에서 사용하는데요. 이 승강기는 피난용으로, 대피용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쓰는데 이것을 마지막에는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용도로는 전원이 달리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비 전원으로 인해서 피난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런 피난승강기를 타고 탈출을 해도 괜찮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유독가스 가능한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주시죠.

[인터뷰]
일반적으로 다 논의가 됐고요. 그런데 이런 경우 같은 경우에는 사실 우리가 최소한 코와 입을 젖은 수건으로 막는다는 그런 최소한의 조치도 할 수 없는 약자분들이라는 얘기죠. 예를 들어서 실제로 인공호흡기를 끼고 계신 분들도 계셨고요. 또 신체적인 활동력도 거의 없는 분이 상당 부분 있었고요. 그래서 최소한의 대피 요령을 실천하기도 어려운 그런 분들이 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질식사가 많이 발생이 됐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2층에서 상당히 피해가 컸었는데 생존자 얘기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젖은 손수건과 겨울 이불을 뒤집어쓰고 내가 버텼고 그 이후로는 기절해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어쨌든 젖은 손수건을 대고 있어서 살았던 것 같다 이렇게 증언을 했습니다.

[인터뷰]
그래서 아까 이야기한 대로 젖은 수건에 코와 입을 대고 최대한 몸을 낮추고 탈출하는 이런 과정이 우선 최상의 방법이겠죠. 그리고 대피할 때 보면 우리가 대피계단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도 다른 법률용어로 보면 피난 계단입니다. 피난 계단으로 빨리 피난하는 그 방법이 최우선이겠죠.

[앵커]
그런데 많은 생존자 얘기를 들어보면 계단으로 도망치려고 했는데 계단에서 연기가 막 올라와서 못 갔다고 그러거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계단이 가장 확실한 피난 수단임에는 분명하고 피난 계단으로 대피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러나 많은 화재 사례 같은 경우 이번에도 그렇고요. 화재가 나게 되면 계단이라고 하는 걸 전문용어로 수직관통부라고 하는데요. 화재가 나게 되면 수직관통부라고 하는 계단 부분이 굴뚝 역할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로 연기가 꽉 차기 때문에 어느 정도 농도 이상의 연기가 계단으로 찼을 때는 오히려 계단으로 피하는 것이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도 다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계단으로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계단이 연기의 굴뚝 창구가 돼 버린 그런 상황에서 상당히 우왕좌왕하고 힘든 상황이 연출된 것 같습니다. 부상자 얘기를 들어보시죠.

[생존자 : (연기가 차오를 때 양쪽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연기가 올라와서 못 나갔다고 하던데?) 중간에서 우왕좌왕했지. 중간에서 모여가지고. 살려고 넘어지고, 어떻게 살려고 창문 쪽으로 나간 거지. 창문 내다보니까. 사람들이 타고 올라왔어요. 내가 방충망 뜯어놓으니깐, 부축을 해가지고 들고 내려와야 할 것 아닙니까. 거기서 몇 명이 탈출했을 겁니다. (간호사들이) 이리로 나가라고 비상계단으로 나가라는데 비상계단으로 나갈 수 있어야 나가지.]

[장종상 / 경남 밀양시 가곡동 : 화장실에 있는데 헬기 소리 듣고 밖에 나와 보니까 완전히 아수라장이에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시커먼 연기가 많이 나서 사람도 못 알아봤습니다. 아예 앞이 안 보이기 때문에 시커메서. 아예 앞을 못 볼 정도였습니다. ]

[앵커]
실제로 많은 부상자들이 간호사가 계단 쪽으로 오세요라고 갔다가 연기가 가득차서 얼른 창문 쪽으로 도망쳐서 내가 살았다. 거기로 갔으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인터뷰]
그래서 아까 교수님이 이야기하신 대로 지금 건물에 보면 피난 계단이라고 있습니다. 규정상 보면 5층 이상은 무조건 피난 계단을 만들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그 피난 계단이 화재가 났을 때, 어떤 긴급상황시 대피하는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그 대피공간, 피난 계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지금 피난 계단은 어떻게 구성돼야 하냐면 화재가 났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방화문이 닫히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안에서, 내부에서 발생한 연기가 계단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모든 5층의 문들이 동시에 자동으로 닫히게끔 구성되어 있어야 되는데 지금 화재가 난 경우에는 이 피난 계단이 작동을 하지 못하고 열려 있었다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단에 연기가 차니까 피난계단으로 대피하지 못하고 창문으로 가야 되나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생겨버린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유독가스의 통로가 됐다 이렇게 설명을 해 주셨는데 많은 분들이 건물이 다 그렇게 갖춰진 건물이 많지 않고 화재가 났을 때 실질적으로 그렇게 방화 셔터가 닫히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지 않습니까?

[인터뷰]
관리 측면에서의 문제인데요. 많은 경우에 있어서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이 각 층을 구획하는 층간 방화구획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화문을 열어놓고 있거나 또는 법적으로는 혹시 열어놓는다 하더라도 화재가 나면 자동으로 닫혀야 되는 구조가 돼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앵커]
박사님, 그러면 물론 방화셔터를 닫는 게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런 경우에는 어디로 대피를 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까?

[인터뷰]
가장 우선 대피하는 곳이 피난계단입니다. 피난계단이 안 닫혀질 경우에는 내가 닫으면 됩니다. 왜냐하면 그 피난계단의 문은 방화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을 닫으면 연기가 통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게 되지 않았다라고 하면 또 하나의 연기로부터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화장실이라든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공간이 있지 않습니까? 집 같은 경우도 장롱 같은 경우도 대피 공간을 연결할 수 있고요. 대피 공간, 그래서 현재 연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두 번째 가장 우선순위라고 보겠습니다.

[앵커]
제천 참사 때도 건물 구조 얘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건물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인터뷰]
제천 같은 경우랑 이번 경우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병원 같은 경우도 외부 마감재가 드라이비트로 되어 있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이번에는 외벽에 사용된 드라이비트가 심하게 화재로 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상을 봤을 때 제천 같은 경우는 필로티 구조로 돼 있다 보니까 필로티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이 돼서 외벽을 완전히 태워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드라이비트가 사용은 됐지만 그래도 제천에 비해서는 거의 외벽 손실이 아주 적은 부분만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구조상의 문제점은 없는 건가요, 이번의 경우는?

[인터뷰]
특별히 이번 병원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기는,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화재가 저층부에서 났다는 것에 더 불행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통로가 막히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저층에서 나니까 상층에 있는 분들이 오도 갈 수도 없는 그런 아주 굉장히 불행한 그런 위치에 처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게 되겠습니다.

[앵커]
저층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면 고층으로 대피를 해야 되는 건가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가장 중요한 건 거기 화재 난 층의 바로 위층이 화재의 피해의 가장 악순환 층이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층을 피해야 되겠습니다. 밑으로 가면 가장 베스트인데요. 가장 좋은 상황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천과 이 사고의 공통점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제천에서 보면 외장재에 의해서 화재가 났지 않습니까? 거기 때도 굉장히 연기가 많이 났었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내장재에 의해서 많이 났었거든요.

[앵커]
그렇죠. 매트리스 같은 것 때문에 그렇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어떻게 볼 수 있냐면 건물주나 사용주가 건물의 보온을 위해서 외벽이든 내벽이든 내장재를 가연성이 있고 연기가 많은 유독성이 있는 내장재를, 재료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주나 건물주는 굉장히 유념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에도 필로티 공법으로 지은 건물이어서 피해가 커졌다 이런 분석도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앞에 보면 제천에서도 필로티인데 원래 필로티 그 자체는 건물에 4개의 기둥이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밀양도 필로티 구조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두 면이 개방이 돼 있어요. 필로티 구조는 맞습니다. 필로티 구조가 화재가 발생이 되면 지금 1층이 훤히 뚫려있지 않습니까? 공기가 많기 때문에 화재가 나면 굉장히 아궁이 생각이 나시죠?

[앵커]
연기가 확 피어오르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마침 또 좋은 게 불이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1층에서 6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습니다. 이 계단은 바로 굴뚝 역할을 해버리고요. 이 계단을 막아주는 방화문이 자동으로 닫혀 있으면 연기가 들어가지 않고 2, 3층도 스톱이 됐을 텐데 이런 작동이 안 됐기 때문에 계속 연결된 피해 상황이 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이런 얘기들을 제천 참사 때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언론에서 수도 없이 얘기를 했는데 또 닮은꼴 사고로 참사가 이어져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화재 참사 이렇게 피해가 커진 이유 다음 키워드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령의 중증 환자들이 많은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왜 없었을까요?

[인터뷰]
모든 것은 그 건물이 허가날 당시에 그 당시 소방법을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병원 같은 경우는 지어지고 허가날 당시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은 불법은 아닌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정도 규모의 많은 병원들이 스프링클러가 설치가 안 됐다고 봐야 하나요?

[인터뷰]
이 정도의 중소 규모 건물 같은 경우는 현재도 스프링클러가 설치 안 된 병원은 상당수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정도 병원에서 화재가 나면 스프링클러가 없기 때문에 또 순식간에 번질 수 있고 상당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화재의 가장 초기 진압하는 용도가 스프링클러거든요. 스프링클러가 지금 현행 기준에 11층 이상 건물에 대해서는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부착하게 돼 있습니다. 11층 이하에 대해서는 또 법률 사각지가 되기 때문에 작년 1월, 정확히 이야기하면 2017년 1월 26일, 만 1년 전에 법률 개정을 했어요. 그러면서 1년 후부터 시행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이후부터는 6층 이상 건물에 대해서는 신축할 때 스프링클러를 부착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스프링클러가 두 가지가 있어요. 일반 스프링클러가 있고 간이용 스프링클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스프링클러는 무조건 부착하게 돼 있습니다, 설치하게끔. 그런데 조건이 붙어 있죠. 면적에 따라서 600제곱미터 미만에 대해서는 간이용 스프링클러 또 600m 이상에 대해서는 일반 스프링클러를 달게 되어 있습니다. 이 조건은 요양병원에 대해서만 그렇습니다.

[앵커]
손경철 밀양 세종병원이사장은 스프링클러 설치에 관해서 어떻게 해명했는지 들어보시죠.

[손경철 / 경남 밀양 세종병원 이사장 : 건축 면적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는 그런 시설이 아니고 일반 스프링클러 설치를 할 수 있는 그런 쪽의 건축물 면적이 안 돼서 못 했습니다. 2018년 6월 30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어서 저희들이 설치를 다음 주에 하는 것으로 하고 그런 상태입니다. 이제까지 소방점검이라든지 이런 것은 다 받았습니다. 법에 의한 규정대로 저희들이 다 받고 전혀 그런 데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일단 법에는 맞지 않고 이런 건 아닌데 다음 주에 하려고 했다 이런 설명인데 유가족들이 들으면 화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지금 소방청의 가장 큰 임무가 규제 위반, 법률 위반을 잡아내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정부부처가 아니지 않습니까? 궁극적인 목적은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있게 하도록 하는 그런 정부 부처의 가장 큰 임무인데 정말로 법규에 위반되지 않더라도 화재가 날 수 있는 중요 요소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을 찾아서 정책을 수립해서 시행을 하는 게 우리 정부의, 특히 소방청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있었던 병원 화재 참사를 쭉 모아보면 병원에서 화재가 나면 상당히 커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도 이 병원에 대해서 면적에 따라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다르게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 시급히 개선돼야 될 부분은 대부분의 소방시설 설치 기준들이라는 것이 우리나라는 면적 기준으로 대부분 많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이라고 하는 것이 꼭 면적이 크다고 해서 위험하고 작다고 해서 덜 위험하고 이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용도가 뭐냐. 거기의 주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이런 화재가 났을 경우에 더 많은 인명피해가 나올 수도 있고 설사 규모가 크다 하더라도 그 용도가 덜 위험한 경우 같은 경우 위험도가 낮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물의 용도상 취약성이 있는 건물에 대해서는 면적이나 규모나 층수 관계없이 이런 스프링클러가 들어가는 규정들이 마련됐어야만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직 반영되지 못했다라는 부분이 굉장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앵커]
병원을 보통 다중이용시설 중 하나다 이렇게 보는 분들도 있는데 기준이 다르다고 그러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다중이용시설이 지금 병원이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 상당히 방송에서도 얘기를 하던데요. 정확히 보면 다중이용시설에는 병원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디에 포함돼 있냐면 특정소방대상물에 병원이 포함돼 있어요. 그래서 특정소방대상물에 대해서 어떤 조치하고 정부에서 관여하고 조건을 만드는 거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포함이 안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문제가 발생되냐면 다중이용시설의 법을 제정하는 첫 번째 취지가 있습니다. 사망한 환자, 대형 화재가 났을 때 사망한 환자의 구제 측면이거든요. 그래서 다중이용시설에 해당되는 업소에서 화재 사망사고가 났을 때 화재손해배상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있는 건물은 아마 보험을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건물주나 병원 측에서 보험은 들었다고 보여지지만 일부 보험을 조금 들었거나 했을 경우에는 정말 사망자의 보상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교수님, 끝으로 간략하게 이번 악몽이 또 되풀이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번 화재를 통해서 반드시 이것만은 고쳐야 된다는 것을 끝으로 짚어주시죠.

[인터뷰]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고 개선돼야 할 부분은 아무리 건물이 안전하게 지어졌고 또 거기에 맞는 소방시설이 충분히 들어가 있다 하더라도 평상시에 이 시설에 대한 관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이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또 이러한 참사는 얼마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다분히 있다는 측면에서 특히 안전관리, 소방시설 안전관리 부분에 좀 더 강한 정책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앵커]
이런 참사 있을 때마다 인재다,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비판이 나오는데요. 더 이상 이런 악몽이 되풀이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송규 안전전문가,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두 분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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