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4 지진 발생, 경주보다 피해 심각한 이유

포항 5.4 지진 발생, 경주보다 피해 심각한 이유

2017.11.16. 오전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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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두 / 과학기상팀장

[앵커]
이번에 경북 포항시 북구 지역을 강타한 규모 5.4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은역대 두 번째 큰 지진이었습니다.

과연 지진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앞으로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은 없는지 여러 가지 궁금증 짚어보겠습니다. YTN 김진두 과학기상팀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일단 어제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가 5.4였고요.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5.8이었습니다.

규모는 더 작은데 실제로 주민들이 느끼는 진동의 크기랄까요, 이게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를 뭐로 봐야 할까요?

[기자]
우선 규모 5.4였습니다, 이번 포항 지진이. 지난해 9월 11일 경주 지진은 5.8이었거든요. 규모가 0.4 차이가 나는데 0.1의 차이가 날 때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 양은 1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경주 지진이 이번 포항 지진보다 4배 정도 강했던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체감하는 진동은 지난해 경주 지진과 비슷하거나 훨씬 강했습니다. 그 원인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가 있는데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게 진원의 깊이가 이번 포항 지진이 경주 지진보다 얕았습니다. 지금 그래픽으로 나오고 있죠. 올해 포항 지진이 지표에서부터 9km 지하에서 지진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경주 지진은 14~15km 정도. 정확하게 어제 기상청이 발표한 건 15km였거든요.

그러니까 포항 지진이 경주 지진보다 6km 정도 얕은 위치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지진이 발생하면 땅의 흔들림이라는 것은 지하에서 만들어진 지진파가 지표면으로 올라옵니다.

지표로 올라온 상태에서 그 땅의 흔들림이 옆으로 전파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얕은 위치에서 발생하면 할수록 지표의 흔들림이 더 심해집니다.

그 심해진 것이 이번 포항이 지난해 경주보다 훨씬 강했다라는 걸 우선 첫 번째 요인으로 들 수가 있고요. 두 번째는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지역, 그러니까 흥해읍이라는 지역이 지진 에너지가 분출하는 위치에 굉장히 가까웠고 또 지진에너지가 직격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지난해 경주 지역은 지진파 에너지가 분출하는 지역보다 약간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강도는 강했지만 실제로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흥해읍 같은 경우에는 지진파 에너지를 직격을 했기 때문에 훨씬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앵커]
또 이번 지진의 원인을 전문가들이 분석하기로는 조금 어렵습니다. 양산단층을 가진 장사단층에서 생겨났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추정되는 원인을 자세하게 설명드립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단층 중의 하나가 양산단층입니다. 부산에서부터 포항까지 굉장히 긴 거리, 지금 그래픽으로 나오고 있죠. 양산단층이 분포를 하고 있습니다.

단층이라는 건 지각과 지각 사이에 틈이 생긴 겁니다. 두 단층 사이에 땅 사이에 틈이 갈라져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양산단층이 큰 가지, 줄기라면 거기서 뻗어나온 가지가 장사단층이라고 합니다.

지금 보시면 영남지역에 상당히 많은 단층대가 구성이 돼 있는데 대부분 방향이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단층이 있는데 이 부분에 장사단층은 없습니다. 하지만 양산단층의 끝 부분 그러니까 북쪽 끝부분이라고 할 수가 있죠.

경주를 지난 부분에서 포항 쪽으로 향하는 부분에 비슷한 형태를 지닌 단층 하나가 더 존재하는데 그게 장사단층이고 기상청에서는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현재 예측 결과를 발표를 했는데 확실한 건 아닙니다.

지난번 단층 같은 경우에도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양산단층에서 비롯된 모량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지질학계 내에서도 이견도 많고요.

장사단층이라는 양산단층과 연계돼 있는 단층에서 발생했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추정일 뿐이지 확실하게 장사단층인지 양산단층 내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단층인지에 대한 여부는 조금 더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앵커]
오늘 새벽까지도 계속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혹시 어제보다 더 큰 지진이 오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이 있으실 것 같고요.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어제 지진이 앞으로 닥칠 더 큰 대지진의 전조현상이다 이런 주장도 펼치는데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포항 지역에서 어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보다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희박합니다.

그 원인은 어제 지진이 5.4였습니다. 그 전에 전진이라고 이런 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는 약한 지진이 발생합니다. 그게 2.2와 2.6의 지진이 있었고요. 그 이후에 2시 29분에 5.4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지금 39차례 정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5.4보다 큰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발생한 직후에 약 20분 정도 뒤에 규모 4.6의 가장 큰 여진이 일어난 이후에 지금까지 일어난 여진들은 대부분 2~3 사이의 여진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따라서 어제 큰 지진이 일어났던 포항 지역, 포항에서 북쪽 9km 지역, 그 근방 지역에서 규모 5.4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하지만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느냐. 포항 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더 큰 지진이나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주 지진에 의한 여파가 어떻게든지 이번 포항 지진에 미쳤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렇다면 포항지역 말고 그 외의 지역에서도 포항의 북쪽이든지 아니면 경주의 남동쪽이든지 양쪽 지역으로 경주 지진의 강한 에너지가 미쳤던 지역에서는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포항과 경주와 인접한 지역에서 조금 더 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게 맞겠네요?

[기자]
경주 지진이 워낙 컸습니다. 거기서 나온 에너지가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가장 납득할 만한, 이해가 될 만한 설명이기 때문에 경주 지진의 여파가 포항 지역에 미쳤다면 다른 지역에도 분명히 여파가 미쳤을 것이고 그 지역 내에 단층이 있었다면, 약간 위험한 단층이 있었다면 다른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 또는 이보다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 없다라는 말은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본진 이후 4.6 정도 강한 여진이 있었는데 그 정도의 여진이 같은 지역에, 또 포항지역에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가장 여진이 강한 시기가 하루에서 이틀 사이입니다. 지난해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약간 상황이 좀 달랐습니다마는 사나흘 정도 지난 뒤에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나타나기는 했습니다마는 현재 포항 지역에서 나타나는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는 에너지가 좀 적었고 또 지금까지 여진이 계속 발생하는 추세로 봐서는 규모 4.6, 어제 나타난 여진 중에 가장 큰 거였거든요.

그것보다 큰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은 조금 낮습니다. 오히려 규모 3 정도, 3에서 4 사이 정도 충분히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여진은 아직까지도 일주일 내에는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 4.6이 넘는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은 조금씩 시간이 갈수록 낮아진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경북 일대에 아까 그래픽으로 봤지만 단층이 많이 분포가 돼 있습니다. 혹시 다른 지역에 여진이든 혹은 본진이든 다른 지진이 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추정되는 곳이 있습니까?

[기자]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번 지진이 경주 지진과 연관성이 분명히 있다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질학자들 중에서는. 지난 경주 지진이 워낙 컸고 그 지진이 주변 여파에 미치는 에너지가 분포되는 경로상에 포항이 섞여 있었습니다.

따라서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의 여파가 미쳤을 가능성이 현재로서 높다는 게 지질학자들의 대부분의 의견이거든요. 그렇다면 지난번 경주 지진에서 나온 에너지가 두 방향으로 나뉘었습니다.

하나는 경주에서 포항 쪽으로 하나가 나갔고 하나는 경주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나갔거든요. 그렇다면 현재로서 지난해 경주 지진, 올해 포항 지진을 연관해서 봤을 때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포항 쪽보다는 이번에는 경주의 남동쪽 지역에서 하나 정도 만일에 단층대가 위험한 단층이 있었다면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있다.

하지만 그 시기는 예측을 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가 될 수도 있고 또 내년이 될 수도 있고. 경주와 포항 지대 상황을 미뤄봤을 때 충분히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전국적으로 진동을 느끼신 분들이 많아서 혹시 포항이나 경주와 인접한 지역 또는 경북 지역을 벗어난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현재로서 우리나라 지진 역사를 봤을 때 영남지역이 가장 지진이 많이 일어난 지역입니다. 아까 그래픽으로 보셨지만 굉장히 많은 단층대가 발생을 해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 영남지역 외에 가장 위험한 지역 중에 하나가 백령도에서부터 서해상으로 내려오는 지역입니다. 그 지역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기억을 하실 겁니다.

2011년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이후에 규모 3 이상 4 사이의 지진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났거든요. 그런데 해저지역이기 때문에 단층대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그 지역도 상당히 위험한 지역 중 하나고요.

규모상으로 봤을 때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게 북한 지역에도 있었고 또 우리나라에서도 속리산 부근에도 제법 큰 지진이 일어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역사적 큰 지진이 일어난 지역 중에서는 앞으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나타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위험한 지역도 분명 있습니다.

[앵커]
지금 현재 경북 지역에서도 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한데 거기 있는 지역 주민들 어떻게 대처하고 또 대비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
우선 포항 지역 같은 경우에는 현재 지반이 많이 흔들렸었기 때문에 굉장히 강한 에너지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건물들이 굉장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지금 긴급 안전진단이 들어가 있는 상태인데 긴급 안전진단은 우선 육안으로 보는 겁니다.

건축 전문가들이 가서 육안으로 문제가 있을 건지 없을 건지를 먼저 파악한 뒤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계를 이용한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진단을 먼저 받은 다음에 안전하다고 판별된 지역 같은 경우는 들어가셔서 쉬셔도 될 것 같고요.

하지만 정밀진단을 받아야 된다라고 나온 지역 같은 경우에는 당분간은 건물 내 진입을 삼가시고 안전한 위치에서 계속해서 대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는 여진 상황을 지켜본 뒤에 전문가들의 진단을 거쳐서 건물 내로 진입하시는 게 낫겠습니다.

[앵커]
어제 재난 문자가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빠르게 전파가 됐다라고 평가가 됐는데 현재 우리나라 지진 예측하는 시스템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해외와 비교했을 때?

[기자]
지진 예측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지진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이용한다든지 또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오는 여러 가지 기체들이나 이상물질들을 감지를 해서 지진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들이 연구가 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낸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진의 피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런 기술을 연구하려고 하는 거고요. 이번에 문자가 빨리 온 것은 지진 예측 기술이 아니라 지진전파기술입니다.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 얼마만큼 빨리 그걸 알려서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가까운 지역은 어쩔 수 없지만 인접한 지역에서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자라는 게 지진 긴급문자가 되겠고요.

그 부분은 10초 내에 주변 지역으로 전파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9분 이후에 일어났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왕좌왕했던 게 사실이었는데 그때는 국민안전처라는 조직이 있었죠.

따라서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한 뒤에 국민안전처로 보내고 국민안전처에서 통신사들을 이용해서 주변에 뿌렸거든요. 그 뿌린 것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뿌린 게 아니라 반경 120km 이내에만 뿌렸습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한 거죠.

그때 문제점을 파악한 뒤 개선했기 때문에 이제는 기상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바로 뿌리는 시스템으로 바뀌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훨씬 빠른 시간 내에 긴급 문자가 전파가 된 겁니다.

[앵커]
현재로서는 지진 예측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 재난 대비를 철저하게 하고 대피 교육을 모든 국민들이 받아두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진두 과학기상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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