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프로젝트] ③초연결 시대, 다 같이 행복해 지는 것이 진짜 행복

[행복 프로젝트] ③초연결 시대, 다 같이 행복해 지는 것이 진짜 행복

2017.06.16.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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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급률이 4천만대를 훌쩍 넘어선 지금, 우리는 전에 없던 초연결 사회를 살고 있다. 모든 것은 TCP/IP라는 월드와이드웹 프로토콜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외롭다. 왜 그럴까? 일찍이 ‘스펙터클의 사회’를 쓴 기 드로르(G. Debord)는 현대사회를 스펙터클의 사회로 정의한 다음, 현실(본질) 보다는 가상(외양)이 개인의 주체성을 상실시킴으로써 외롭게 만든다고 주장했다(Debord, 1967). 현대사회는 다양성 보다는 단일성, 복합성보다는 획일성에 따른 강력한 통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소외되고 그럼으로써 외로워지고 있다. ‘카톡 감옥(카카오톡 감옥)’과 ‘카페인 중독(카카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중독)’ 등의 신조어는 갑자기 나온 말이 아니다. 기술발달에 따른 연결피로와 단절될 권리 등에 대한 반증이고 풍자다. 몸이 피로하기 보다는 정신이 피로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은 생애 1개 이상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타심 보다는 이기심, 배려보다는 경쟁이 넘치는 시대, 피로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 정신과 전문의 아주대 홍창형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은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방식이 없다. 행복이란 사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몇 가지 주관적인 실천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첫 번째,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이다. 1분 동안 자신을 찍어라. 30초 동안은 ‘나 자신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찍고, 나머지 30초 동안은 ‘그것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찍는다. 다음으로 행복 팔찌를 활용하는 것이다. 나는 그 팔찌를 풀세라 포지티브(pulsera positive)라고 부른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이쪽에서 저쪽 팔로 옮긴다. 일찍이 마틴 셀리그먼(Martin.Seligman)도 언급했지만, 학습된 무기력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행복증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창형 교수에 따르면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정의한 정신건강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신질환이 없고, 다음의 4가지 조건을 충족할 것.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며, 세 번째는 생산성이 높아져야 하고, 네 번째는 공동체에 대한 것 즉 이타적인 나눔이 있어야만 한다. WHO에 따르면 이 4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정신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창형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 같이 행복해 지는 것이 진짜 행복이다. 내가 행복해 지는 것이 기본이지만, 여력이 있으면 남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의 소니아 루버머스키(Sonja Lyubomirsky) 박사가 크로닉 해피니스(chronic happiness)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크로닉은 만성화된, 길어진 행복이라는 의미다. 행복에는 짧은 행복이 있고 긴 행복이 있다. 나 자신을 위한 행복은 짧고, 남을 위한 행복은 길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5천 원이 있다. 그 돈으로 스타벅스 음료를 나 혼자 먹으면 그날 하루 기분이 좋지만, 남을 주면 1주일이 기분 좋다는 것을 논문으로 입증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선행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의미다.”

나의 행복을 위해 남을 돌보는 길이야말로 다 같이 행복해지는 밑거름이라는 것이 홍 교수의 주장이다. 우리사회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래서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정말 연결되었고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전 경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묻는다.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 기술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고립되어 있지 않다고. 그렇지 않다. 얼굴을 보고 대면하는 것과 온라인상에서 대면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까지 만난 피해자, 가해자, 범죄자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할 수 있다. 반면 동료 법의학자 교수는 정반대로 말한다. ‘나는 수천 구를 부검해왔는데, 그들의 얼굴을 기억할 수 없다.’ 왜 그런지 물었다. 그는 ‘시체에는 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범죄 프로파일러로써 피해자, 가해자 등을 천여 명 넘게 만났지만,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기억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온라인상의 문자적 표현, 기술적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표정을 보고 그와 내가 눈을 맞추었는가,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행복추구는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기능 가운데 하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명명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짧은 행복이 아닌 긴 행복, 즉 ‘영혼이 만족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속적 행복은 어쩌면 홍 교수가 언급했던 ‘다 같이 행복해 지는 것’에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이타적 관점을 실현시키고, 소외된 이웃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인터넷 속도 전 세계 1위(28.6Mbps), 광대역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98%)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 역시 기록하고 있다. 경쟁사회에 내몰린 ‘스펙트클 사회의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생각해 볼 때가 왔다.

YTN 서정호 팀장(모바일프로젝트팀)
hose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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