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6억짜리 인천공항 제설차 첫 실전에 화재로 망신

[취재N팩트] 6억짜리 인천공항 제설차 첫 실전에 화재로 망신

2017.01.11.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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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수 / 사회부 기자

[앵커]
인천공항이 해외에서 들여온 제설차가 지난 연말 첫 작업을 하다가 불이 나면서 망신을 당했습니다.

한 대 가격이 6억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인데 몇 달에 걸친 사전 점검과 시운전에서 왜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제설차 논란을 취재한 사회부 김영수 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영수 기자!

[기자]
사회부입니다.

[앵커]
제설차에 화재가 났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화재 당시 사진을 저희가 입수를 했는데요. 먼저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화면에 연기가 나고 있는 모습 보이실 겁니다.

그다음에 화면에 보이는 시커멓게 탄 부분, 그러니까 이 부분이 눈을 빨아들여서 날려보내는 송풍기 부분입니다.

[앵커]
저게 지금 화재 당시의 사진이라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부분이 시커멓게 다 탔는데요. 화재가 난 건 지난해 12월 29일 새벽 3시쯤 인천지역에 눈이 내릴 때입니다.

지난해 10월 들여온 제설차인데요. 첫 작업에 나선 지 27분 만에 불이 난 겁니다. 당시 저희가 취재를 시작했지만 여러 가지 확인을 거쳐서 보도하게 됐습니다.

[앵커]
김영수 기자, 그런데 제설차 소식 간혹 있었는데 화재 사고는 못 들어본 것 같은데요. 흔한 일은 아니죠?

[기자]
저희가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1억 원에 산 청소차가 잦은 고장과 성능이 떨어져서 논란이 있기는 했는데요. 이런 제설차 사고는 굉장히 드뭅니다.

저희가 국토교통부에 문의를 했는데 공항 내 제설차 사고는 물론이고 화재도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국토교통부에서 화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불이 왜 난 것인지 원인이 궁금한데요. 지금 인천공항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기자]
불이 나고 나서 인천공항에서 제조사에 통보를 했고요. 제조사에서 기술자 2명을 급파해서 지금 조사를 벌였는데요. 제설차의 조향장치, 그러니까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에 기름이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뒷바퀴도 마찬가지인데 이 기름을 공급하는 호스에서 기름이 누수가 생겨서 화재가 난 것으로 지금까지는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까 두 달 전에 들여온 제설차라고 하셨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첫 작업에 불이 났다는 게 참 의아한데 두 달 동안 사전 점검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기자]
생각하는 것보다 사전점검절차가 굉장히 복잡했습니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5일 동안 공항공사 직원이 검수를 하고요. 현지에서 선적 전에 또 테스트를 합니다.

이 테스트에는 현직 기술자와 한국 기술자 그리고 정비사 이렇게 포함이 되는데요. 그다음에 인천공항 내에서 인수테스트를 7일 동안 거칩니다.

그다음 심야 시간에 활주로에서 실제 훈련을 하게 되는데요. 이건 4일 정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름이 넘게 검수작업을 거치고 또 10월 이후에 계속 점검작업을 벌입니다.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이렇게 하게 되는데요. 이런 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불이 났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얘기들이 많은데요. 전문가들의 얘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장비 정비 전문가 : 부식이 많이 생기고 배선 단락으로 불이 났다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겠지만, 그 차는 제가 알기로는 10월에 입고돼서 처음 제설 작업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제가 있죠).]

[앵커]
지금 전문가는 문제가 있다는 거고요. 현지에서도 테스트를 했고 선적 테스트를 했고 들어와서도 테스트를 했는데 화재가 났다, 이런 얘기잖아요. 그런데 이 장비 가격이 6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게 어떤 기능이 있어서 이렇게 비싼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굉장히 비쌉니다. 정확히는 5억 9000만 원에 들여온 건데요.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공항 제설차는 북유럽 쪽 기술이 좋아서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개입찰을 거쳤기 때문에 공항 측이 제시한 사양에서는 저렴한 편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공항 제설차는 아시다시피 신속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때문에 제설차 규모나 속도가 따라줘야겠죠. 그런 것들이 가격에 반영이 된 것 같은데요. 공항에서는 이 제설차를 지난해 10월에 7대를 한꺼번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42억인데요. 그러면 이거 장비 교체는 가능한 겁니까?

[기자]
장비 교체 같은 경우 제조사에서 결함을 100% 인정을 하고 교체를 해 주겠다고 발표를 했고요. 인천공항이 제조사 대표에게 확인을 했다고 저희한테 통보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공항 제설차, 눈 오면 활주로도 지나고 해야 하는데 이렇게 사고가 나면 2차, 3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불안합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제설차라는 게 공항 활주로와 유도로를 이동하게 되죠. 공항 내 모든 시설이 마찬가지겠지만 제설차는 항공기와 같은 경로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을 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2014년에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프랑스 석유회사 최고경영자가 탄 전용기와 제설차가 충돌해서 4명이 숨지기도 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설차 화재 사고를 취재한 사회부 김영수 기자로부터 얘기 들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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