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지대 맞나? '방치된 땅 속 위험' 수두룩

지뢰지대 맞나? '방치된 땅 속 위험' 수두룩

2016.11.01.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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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접경지대의 민간인 지뢰 사고는 이미 희생자가 발생한 장소 부근에서 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 어제 전해드렸죠.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만든 지뢰 피해지도로 분석해보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알 수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 곳을 조사해 보면 이곳이 지뢰 구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방치된 곳이 수두룩했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양구군 해안면 동편의 둘레길.

지뢰 표지와 철조망이 일대가 온통 위험 지역임을 말해줍니다.

실제로 길 양편은 과거에 약초나 땔감을 구하러 들어갔다가 민간인 2명이 지뢰를 밟아 숨진 곳입니다.

하지만 정작 수십m를 거슬러 내려온 둘레길 입구엔 철조망이 끊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인철 / 지뢰 문제 활동가 : 중간에 빨리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이곳 주민들이나, 혹은 이용하는 분들이 수시로 이용하다 보니까 펜스가 많이 훼손되어 있고….]

다시 10m쯤 내려오니 밭이 나옵니다.

[정인철 / 지뢰 문제 활동가 : 원래 여기가 지뢰 지대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조망이 전부 수풀에 가려서 안 보이는 것이죠. 이런 밭 같은 경우가 개간하고 들어오면서 지뢰 지대를 잠식해가는 유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의 숲은 과거에 민간인 지뢰 사고가 모두 7건 이상 발생한 미확인 지뢰지대.

한쪽은 지뢰 철조망이 처져 있지만, 채소밭으로 연결되는 다른 한쪽은 무방비 상태로 뚫려 있는 겁니다.

지뢰 전문가가 탐지해보니, 대전차 지뢰와 대인 지뢰가 연이어 발견됐습니다.

[김기호 /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 : M2. 살상용 대인지뢰…. 로켓 포탄이 1.5미터 내에서 공중에서 폭발해서 사방 30미터 안의 사람을 살상하는 무서운 지뢰입니다.]

YTN이 취재에 들어간 뒤에도, 관할 부대는 지뢰 지대 관리가 부실한 구역이 어디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육군 12사단 관계자 : (YTN 제보를 받고) 인원들을 출동시켰을 때 저희 지대, 저희가 관리하고 있는 지대를 확인했을 때는 다 철조망이나 안내 간판이 다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펀치볼 남서쪽 만대리도 1963년과 2002년에 지뢰 사고로 주민이 중상을 입은 야산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다량의 지뢰가 발견된 위험 지대입니다.

이곳이 지뢰 구역임을 보여주는 유일한 표식인 표지판은 녹이 슬대로 슬어 한 글자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수십년은 방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1분 정도만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무런 경계 표지 없이 곧바로 지뢰밭으로 이어집니다.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제작한 펀치볼 지뢰 피해 지도를 보면 지뢰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도, 차단 시설이 부실한 경우를 최소한 3개 구역, 8개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인 접경지대 지뢰.

군 당국과 지자체가 지뢰 제거와 관리를 등한시 하는 상황에서, 민간인 지뢰 피해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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