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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느날 관리비에서 사라진 아파트 수익사업 수입내역, 비리 의혹은 있지만 주민들이 이를 밝히기란 쉽지 않은데요.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의 사연을 이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부산의 한 작은 아파트 단지.
이곳엔 160여 세대가 한 동에 살고 있습니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
하지만, 지난 8월, 관리비 고지서가 입주자들에게 전달 된 뒤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2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았다는 이영미(가명)씨 여느 때처럼 관리비 고지서를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여기 고지서 보고 계시나요? 여기 보면 관리비 외 수익내역에 창고임대 수익이라는 게 0원으로 잡혀있어요. 이 0원에 의혹이 생겨서….]
그리고, 이 씨는 우리에게 최근 몇 개월간의 관리비 고지서를 보여줬습니다.
그동안, 창고 임대 수익 내역을 살펴보니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입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대수익은 아파트 하자보수 할 때나 공용관리비를 낮추는 등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아파트 수익 사업 중 하나입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지하 1, 2층에 11개의 창고가 있습니다.
창고 하나에 보증금 20만 원에 임대료 15만 원. 여기서 나온 임대료를 수익으로 남겨 아파트 하자보수 등 관리비용으로 사용해왔던 겁니다.
그러나, 7월 달 고지서 내역입니다.
유난히 작은 글씨로 적혀진 관리비내역엔 창고 수익 '0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건 이씨 뿐만이 아니였습니다.
입주민들은 당시 관리소장에게 임대 수익 현황 공개를 요청했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소장님께 아파트 수익이 창고를 몇 개나 임대를 주고 있는 확인을 하러 갔었죠. 그랬더니 (창고 임대를) 11개 중에 4개를 하고 있다고. 그러면 60만 원이라는 수익금이 들어와야 되잖아요. (제가) 제로로 잡혀있네요. 라고 했더니 소장님이 처음 알았다는 듯이 약간 오버 액션이죠. 그래요? 하면서….]
주민들이 의심 갈만한 일은 계속됐습니다.
임대 수익 문제가 붉어지자 관리소장이 12년 동안 일 하던 아파트를 그만 둔 겁니다.
[이영아(가명) / 주민 : 9월20일 아침에 부녀회 회장님께서 전화가 오셔가지고 소장이 그만둔다 하더라. 그래서 ‘왜 소장이 그만둬요? 근데 왜 우리는 모르고 있어요?’ 이렇게 된 거죠. 그때부터 아 뭔가가 있지 않나.]
주민들이 의혹을 품고 있는 임대 수익의 실체.
우리는 10월 초 새로 부임한 관리소장을 만나봤습니다.
[아파트 현 관리소장 : 어떤 때는 75만 원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달은 작게 들어오면 (없을 때도 있고요)]
[기자 : 그게 달마다 다른 거예요?]
[아파트 현 관리소장 : 어떤 달은 이제 임대료가 그분들이 제대로 입금이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럼 그 다음 달 입금되고 이렇게 때문에.]
관리소장은 우리에게 직접 창고를 보여주며 창고 임대현황을 설명했지만 임대 중인 창고가 어딘지, 창고 열쇠 뭉치에서 열쇠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우리는 관리소장과 함께 아파트 관리에 책임이 있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도 만나봤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임대료를 관리소에 안 냈기 때문에 0원이 되는 거죠.]
[기자 : 관리소장님은 15만 원 씩 5개이기 때문에 75만 원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나는 45만 원이라고 들었는데요. 나는 기억력도 없고 벌써 74살인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할 사람이 없어서 그래서 한 거예요.]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 회장 말을 종합해 보면 돈을 받고 임대를 준 것 맞지만 때로는 임대료를 안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리비 고지서에 임대 수익이 0으로 찍힐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서로 말이 정확히 안 맞는 부분도 적지 않고 여러 개의 창고를 임대하면서도 임대료를 한 푼도 못 받는 일이 생긴다는 게 주민들로선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건 이게 다가 아닙니다.
아파트 외벽 보수공사는 기대할 수도 없고 주차장 형광등이나 바닥도 오랜 시간 방치돼 있다면서 관리비는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지선(가명) / 주민 : 1층 현관에 불 켜는 거 있잖아요. 야간에 어두워지면 이거 고칠 돈이 없어서 못 고쳤다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이영미(가명) / 주민 : 너무 많이 지저분하고 엉망인데 왜 아파트 도색을 안 하십니까? (하면) 돈이 없다고 하시는 거예요.]
[박은정(가명) / 주민 : 똑같은 관리비를 내는데 왜 우리 살림살이는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그렇게 사는 지 그게 너무 의심스러워서 정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은 상태.
과연, 구청에서는 감사가 가능 할까?
[공무원 : 회계 감사 부분은 별도의 회계 법인에 의뢰해서 회계감사를 받으면 됩니다. 모든 걸 구청에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법을 벗어나서 일을 할 수 없는 사항이니까…]
결국 현행법으로는 담당 구청도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
주민들은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저는 그걸 (관리소에서) 공개한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통장과 장부를 같이 비교 감사할 수 있게끔]
[박석만(가명) / 주민 :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서 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그런 감사를 한 번 해보자. 그게 제일 중요한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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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관리비에서 사라진 아파트 수익사업 수입내역, 비리 의혹은 있지만 주민들이 이를 밝히기란 쉽지 않은데요.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의 사연을 이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부산의 한 작은 아파트 단지.
이곳엔 160여 세대가 한 동에 살고 있습니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
하지만, 지난 8월, 관리비 고지서가 입주자들에게 전달 된 뒤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2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았다는 이영미(가명)씨 여느 때처럼 관리비 고지서를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여기 고지서 보고 계시나요? 여기 보면 관리비 외 수익내역에 창고임대 수익이라는 게 0원으로 잡혀있어요. 이 0원에 의혹이 생겨서….]
그리고, 이 씨는 우리에게 최근 몇 개월간의 관리비 고지서를 보여줬습니다.
그동안, 창고 임대 수익 내역을 살펴보니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입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대수익은 아파트 하자보수 할 때나 공용관리비를 낮추는 등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아파트 수익 사업 중 하나입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지하 1, 2층에 11개의 창고가 있습니다.
창고 하나에 보증금 20만 원에 임대료 15만 원. 여기서 나온 임대료를 수익으로 남겨 아파트 하자보수 등 관리비용으로 사용해왔던 겁니다.
그러나, 7월 달 고지서 내역입니다.
유난히 작은 글씨로 적혀진 관리비내역엔 창고 수익 '0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건 이씨 뿐만이 아니였습니다.
입주민들은 당시 관리소장에게 임대 수익 현황 공개를 요청했지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소장님께 아파트 수익이 창고를 몇 개나 임대를 주고 있는 확인을 하러 갔었죠. 그랬더니 (창고 임대를) 11개 중에 4개를 하고 있다고. 그러면 60만 원이라는 수익금이 들어와야 되잖아요. (제가) 제로로 잡혀있네요. 라고 했더니 소장님이 처음 알았다는 듯이 약간 오버 액션이죠. 그래요? 하면서….]
주민들이 의심 갈만한 일은 계속됐습니다.
임대 수익 문제가 붉어지자 관리소장이 12년 동안 일 하던 아파트를 그만 둔 겁니다.
[이영아(가명) / 주민 : 9월20일 아침에 부녀회 회장님께서 전화가 오셔가지고 소장이 그만둔다 하더라. 그래서 ‘왜 소장이 그만둬요? 근데 왜 우리는 모르고 있어요?’ 이렇게 된 거죠. 그때부터 아 뭔가가 있지 않나.]
주민들이 의혹을 품고 있는 임대 수익의 실체.
우리는 10월 초 새로 부임한 관리소장을 만나봤습니다.
[아파트 현 관리소장 : 어떤 때는 75만 원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달은 작게 들어오면 (없을 때도 있고요)]
[기자 : 그게 달마다 다른 거예요?]
[아파트 현 관리소장 : 어떤 달은 이제 임대료가 그분들이 제대로 입금이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럼 그 다음 달 입금되고 이렇게 때문에.]
관리소장은 우리에게 직접 창고를 보여주며 창고 임대현황을 설명했지만 임대 중인 창고가 어딘지, 창고 열쇠 뭉치에서 열쇠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우리는 관리소장과 함께 아파트 관리에 책임이 있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도 만나봤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임대료를 관리소에 안 냈기 때문에 0원이 되는 거죠.]
[기자 : 관리소장님은 15만 원 씩 5개이기 때문에 75만 원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나는 45만 원이라고 들었는데요. 나는 기억력도 없고 벌써 74살인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할 사람이 없어서 그래서 한 거예요.]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 회장 말을 종합해 보면 돈을 받고 임대를 준 것 맞지만 때로는 임대료를 안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리비 고지서에 임대 수익이 0으로 찍힐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서로 말이 정확히 안 맞는 부분도 적지 않고 여러 개의 창고를 임대하면서도 임대료를 한 푼도 못 받는 일이 생긴다는 게 주민들로선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건 이게 다가 아닙니다.
아파트 외벽 보수공사는 기대할 수도 없고 주차장 형광등이나 바닥도 오랜 시간 방치돼 있다면서 관리비는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김지선(가명) / 주민 : 1층 현관에 불 켜는 거 있잖아요. 야간에 어두워지면 이거 고칠 돈이 없어서 못 고쳤다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이영미(가명) / 주민 : 너무 많이 지저분하고 엉망인데 왜 아파트 도색을 안 하십니까? (하면) 돈이 없다고 하시는 거예요.]
[박은정(가명) / 주민 : 똑같은 관리비를 내는데 왜 우리 살림살이는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그렇게 사는 지 그게 너무 의심스러워서 정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은 상태.
과연, 구청에서는 감사가 가능 할까?
[공무원 : 회계 감사 부분은 별도의 회계 법인에 의뢰해서 회계감사를 받으면 됩니다. 모든 걸 구청에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법을 벗어나서 일을 할 수 없는 사항이니까…]
결국 현행법으로는 담당 구청도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
주민들은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이영미(가명) / 주민 : 저는 그걸 (관리소에서) 공개한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통장과 장부를 같이 비교 감사할 수 있게끔]
[박석만(가명) / 주민 :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서 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그런 감사를 한 번 해보자. 그게 제일 중요한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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