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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 출신 일본 여성 다카하시 마쓰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녀는 도쿄대 출신으로 일본에서 누구나 선망하는 광고회사 '덴츠'의 신입사원이었지만, 고통에 몸부림치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녀가 목숨을 끊은 이유는 과다한 업무량 탓이었습니다. 그녀는 주말도 모두 반납한 채 한 달에 최고 130시간까지 연장 근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의 SNS에는 마쓰리가 겪었던 고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자고 싶다는 생각 외에는 모든 것이 사라졌다"
"주말에도 출근하는 것으로 결정 났다"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섭다"
하루 2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강행군을 이어갔지만, 잔업시간을 70시간 이상 채워서는 안 된다는 회사 방침 때문에 시간 외 근무 보고서에는 69.9시간이라는 수치를 적어넣어야 했습니다. 일이 많은 날은 무려 53시간 동안 연속으로 근무한 적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남성 상사들은 다카하시에게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요구하며 '여자로서 관리를 하지 못한다, 여자력(여성의 센스와 미모 관리 등)이 떨어진다'는 폭언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다카하시를 죽게 한 살인적인 근무 환경과 상사의 괴롭힘은 그녀의 어머니가 노동 당국에 산재 신청을 하면서 세상에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다카하시의 죽음은 지난 7일, 뒤늦게 산재로 인정됐습니다. 덴츠 측은 유가족에게 사과했지만 어머니는 "죽은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젊은이들을 죽이는 기업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다카하시의 이야기는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2천 163시간으로 일본의 1,735시간을 크게 웃돕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OECD 근로시간 1위'의 불명예는 멕시코에게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경쟁과 과다 노동, 업무의 연장인 반복적 회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나는 부족하다' 출산 장려하는 보건복지부 포스터)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출산국으로, 현재와 같은 출산율을 유지하면 2700년에 세계 최초로 인구 감소로 멸망하는 나라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다 노동과 고용 불안에 지친 젊은이들은 결혼할 마음도, 아이를 가질 마음도 없습니다.
'나라가 사라질 위기다', '아이를 낳아라'라고 말해봤자, 오늘 하루 사는 것도 고달픈 현실에서 젊은이들에게 700년 뒤의 일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미래의 일일 뿐입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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