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청장 인증 무사고 운전 택시? '부적격자' 상당수

단독 경찰청장 인증 무사고 운전 택시? '부적격자' 상당수

2016.05.17. 오전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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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시 기사들 가운데 10년 무사고를 기록한 운전자에게는 경찰청장 명의의 증명 증을 발급해주는데요.

그런데 실상 무사고운전자로 선발되는 기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명 사고를 낸 부적격자였다는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모두 경찰의 허술한 심사 탓이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모 법인택시에서 사무를 보는 A 씨는 최근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불과 몇 해 전 보행자를 차로 친 기사들이 경찰청장이 인정하는 10년 무사고운전자에 선발된 겁니다.

[경기도 모 법인택시 사무직원 : 보험회사에서는 분명 이런 사고 근거자료가 있는데도 확인을 안 하고 영년표시장(무사고운전자증)을 받거나….]

경찰이 사고를 저지른 택시기사들을 거르기는커녕 전부 모범 운전자로 인정한 셈입니다.

공제조합의 보험 자료만 봐도 알 수 있는 사고 기록을 전혀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고 이후 무사고운전자증 수여 당사자 : 경찰서에서 떼오라는 게 없으니까 적발만 안 되면 무사고로 이렇게…. 택시 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라고 보면 돼요.]

이렇게 부당하게 선발된 기사는 10년 동안 한 운수 회사에만 이십여 명.

전국 운수회사 천7백여 곳을 모두 감안하면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라는 얘기입니다.

11대 중과실 사고를 낸 기사들이 경찰의 부실 검증 탓에 무사고 모범 운전자로 활보하고 있는 겁니다.

[이혜진 / 서울 신림동 : (운전을) 잘하셨기 때문에 받은 자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가 됐다면 전혀 신뢰가 안 가고….]

정작 경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교통조사계 관계자 : 교통사고로 인정하는 공식적인 기록들은 경찰에 신고·접수된 사고를 기준으로 한다는 거죠.]

그러나 무사고 운전자로 선발되면 개인택시에 필요한 경력을 가점받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력 하루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만큼 다른 기사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택시 운전자 : 무사고자들은 인명 피해 없이 열심히 묵묵히 하는데 (사고 내고도 무사고로 선발되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꿈이 사라져 버리기도 하고….]

사람을 친 운전자가 경찰청장이 인정한 무사고운전자로 둔갑한 건 허술한 심사 때문이었습니다.

엉터리 무사고운전자를 걸러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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