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문 닫겠다"...'마지막 응급실'의 절규

"차라리 문 닫겠다"...'마지막 응급실'의 절규

2016.03.24.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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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를 다투는 위급한 환자가 긴급 처치를 받을 응급실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상상조차 힘든 이런 상황이 최근 농어촌 시골 마을에서 속속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규제 때문에 병원 응급실이 스스로 문을 닫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박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진주시에서도 1시간을 더 들어가야 하는 하동.

인구가 5만여 명인 이곳에는 응급실이 이제 단 한 곳만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병원마저 최근 응급실 운영 포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천형 / 경남 하동군 ○병원 의사 : 답이 없잖아요. 그러니 그만두는 게 문제가 아니고, 망한다는 말입니다.]

경북 의성군에 단 하나 남은 이곳도 마찬가지.

[김인기 /경북 의성군 ○병원 의사 : (응급실 운영할 기회가) 올해 마지막 한 번 남았는데 정말 내가 한번 (노력)해보고 언론에도 한번 호소해보고, 법 개정도 해 보고 하는데 그런(자진 반납) 마음 가진 사람들이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인구가 적고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 이른바 '의료 취약지역'의 상당수 응급실이 재정난에 급기야 자진 반납을 고려하는 시한부 상태입니다.

[충북 ○○병원 : 저희 병원장님께서 복지부에 찾아가셔서의료응급기관 자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요]

[경남 ○○병원 : 이렇게 계속되면 저희도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기가 힘들죠.]

응급실이 줄줄이 문을 닫을 경우 그렇지않아도 병원 문턱이 높은 농어촌 주민들은 제때 치료해야 하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현희 / 경북 의성 ○○병원 임상병리사 : 일단 인력이 제일 부족하죠. 진짜 부족하고. 병리사도 저 포함해서 둘밖에 없고요. 몇 분 오셨다가 가신 분들도 매우 많아요. 힘들어서….]

열악한 근무환경에 선뜻 나설 의료진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병원들을 도시 병원과 똑같이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구분해, 전문의 2명에 간호사 5명을 확보하도록 하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또 현장에선 도저히 지키지 못할 기준이라며 아우성이지만, 정부는 4년 전부터 과태료에 지원금·지원 인력 삭감 등 강력한 제재까지 가하고 있습니다.

YTN 시사프로그램 국민신문고에서는 오늘 밤 9시 농어촌 시골 마을에서 사라지고 있는 마지막 응급실의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봅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휴대전화 문자 #0024로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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