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인물파일] 티끌 모아 태산 이룬 진정군 할아버지

[뉴스인 인물파일] 티끌 모아 태산 이룬 진정군 할아버지

2015.10.29.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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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짜리' 동전입니다.

이제 이 10원으로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죠.

그렇다 보니 거스름돈으로 받게 되면 지갑 속에 잠들어 있거나, 버려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 10원으로 기적을 이룬 분이 있습니다.

오늘 인물 파일에서는 저축왕, 진정군 할아버지를 소개합니다.

진정군 할아버지는 지난 1995년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은행에서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들고 가 통장을 열었습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때였습니다.

이튿날에는 20원, 그 이튿날에는 30원, 또 그 이튿날에는 40원, 매일 10원씩 늘려가며 지난 2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축했습니다.

이제는 하루 입금하는 금액이 무려 4만 5천5백5십 원까지 불었습니다.

"돈이 차면 어딘가에 베풀어야죠"

진정군 할아버지의 저축 철학입니다.

2002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2002만 원을 쾌척했고 1004 달러를 '북한 결핵 아동 돕기'에, 2000년 경의선 복원 계획 발표 뒤에는 450여만 원을 통일 기금으로 내놓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8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색 기록도 쏟아집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2002일 동안 모은 동전으로 1m 짜리 다보탑을 쌓아 기부했고, 2008년에는 11만 개의 동전으로 초대형 태극기 벽화를 만들어 한국 기록으로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진정군 할아버지는 세 살 때 미군 폭격으로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해방된 후 조국으로 건너왔지만, 뒤이어 터진 6·25 전쟁 피난길에 어머니와 헤어져 고아가 됐습니다.

고난은 할아버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범사원이 되겠습니다'

열 글자의 혈서를 내고 어렵게 들어가 27년을 다닌 전기 회사에서는 버려지는 고철을 팔아 통근 버스를 기부한 우직한 사원이었습니다.

못 배운 설움은 초, 중,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졸업장까지 따내며 풀었고, 지금은 서울 강서구에서 작은 전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모으다 보니 1000만 원이 되고 1억 원이 되더라"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을 몸소 실천한 진정군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말하는 10원의 가치는 뭘까요?

[진정군 할아버지]
"10원은 1과 0. 일을 영원히 할 수 있는 것, 처음의 기초가 되는 거죠. 그래서 10원을 갖고 매일 (저축을) 해 가면서 무언의 캠페인을 하는 겁니다. 어린이들에게 '봐라! 티끌도 쌓이면 태산이 되는 것을 내가 증명해 보이겠다.' 그 의미로…."

일제 침략과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뒤 '10원의 사랑'을 실천하는 저축왕!

작은 것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포기하는 요즘 세태에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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