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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15일(목요일)
□ 출연자 :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
- 일본 유학중 전공 바꿔 안내견 훈련사의 길로
- 시각장애인들은 안내견을 자신의 눈이라고 생각
- 안내견은 보행뿐 아니라 심리적 보조까지 담당하는 존재
- 식당 출입거부 많이 당하지만 예전보다 인식 나아져
- 안내견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얌전해
- 안내견 만난 이후 자신감 얻은 시각장애인 기억에 남아
- 은퇴 후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흰 지팡이의 날, 바로 시각장애인의 날인데요. 혹시 청취자 여러분도 거리에서 마주친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흰 지팡이와 함께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 안내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 양성에 힘쓰고 계신 이성진 훈련사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이하 이성진): 네, 안녕하세요.
◇ 신율: 훈련사가 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이성진: 올해로 20년째입니다.
◇ 신율: 네, 우리나라에서는 선구자적인 입장이시네요?
◆ 이성진: 그렇죠.
◇ 신율: 그런데 그 옛날에 어떻게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훈련시킬 생각을 하셨어요?
◆ 이성진: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이 될 때, 그 때까지만 해도 안내견이라는 존재를 몰랐었거든요. 시각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개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는데요. 제가 일본에 우연히 유학을 가게 되어서 TV를 볼 때 안내견이 방송이 되었어요. 그때 안내견의 역할이 대단하더라고요. 시각장애인을 유도하는데, 안전하게 유도를 잘 하고, 이런 게 한국에서 꼭 필요하겠다는 느낌을 그때 받고, 제 전공을 다시 바꿔서, 사회복지로 바꿔서 안내견을 한국에도 도입해서, 한국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안내견 훈련사를 시작한 동기였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혈통이 좀 특별한 개들을 선택하는 것 아닙니까?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 개들이 가격이 엄청 비싸더라고요? 보통 라브라도 리트리버, 이쪽 아닌가요?
◆ 이성진: 네, 라브라도 리트리버가 주로 안내견으로 하는 종입니다.
◇ 신율: 그 이유가 있나요?
◆ 이성진: 리트리버라는 종이 기본적으로 뭔가 사람하고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종입니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죠. 그런데다가 적응성들이 뛰어납니다. 말하자면 환경적응성도 뛰어나고, 주인이 몇 번 키우면서 바뀌게 되는데, 사람 적응성도 뛰어납니다.
◇ 신율: 그런데 라브라도 리트리버 중에서도 능력이 있는 개들만 선별하다보니까 그 개 가격이 비싼 거죠?
◆ 이성진: 그렇죠. 안내견이 된 아이들을 데려다가, 안내견의 모견, 부견이 교배해서 나온 아이들이라서, 그냥 보통 리트리버하면 안내견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리트리버 중에서도 안내견 혈통들을 쓰게 됩니다.
◇ 신율: 죄송하지만 가격을 여쭤봐도 될까요?
◆ 이성진: 저희가 매매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요.
◇ 신율: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실까봐 슬쩍 물어보려고 했는데 대답을 안 해주시네요.
◆ 이성진: 죄송합니다.
◇ 신율: 별 말씀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뭐냐면, 강아지를 데려왔을 때, 퍼피워커라고 하죠. 일반 가정에 1년간 키우게 하죠?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제가 왜 이렇게 잘 아냐면, 제가 이성진 훈련사께서 일하시는 곳에 가봤거든요. 제가 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가봤는데요. 퍼피워커, 그걸 1년 동안 키우는 분들은 주의사항이 어떻게 되나요?
◆ 이성진: 일단 어쨌든 사람하고 똑같이 비교해서 말씀을 드리면, 어린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서 유치원 아이들과 사는 방법을 배운다든가, 이렇게 관계들을 배우는 거잖아요. 어린 강아지가 일반 가정에 가서 사람하고 사는 룰들을 배우게 되는 거죠. 아니면 사람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거기서 배우게 되는 건데요. 사람을 보면 짖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우고요. 물을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배우고요. 그렇게 사회화 과정을 거쳐서 사람들하고 같이 사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고요. 그리고 지하철도 타보고, 어쨌든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될 아이들이니까 그런 게 무서우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버스도 타보고, 지하철도 타보고, 여러 가지 공공시설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 신율: 물론 퍼피워커라고 해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한 살 때까지 키우지 않습니까?
◆ 이성진: 네, 한 살 때까지 일반 가정에서 키웁니다.
◇ 신율: 그런데 키우시는 분들이, 1년 후에 다시 개를 보내지 않습니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이성진: 네, 굉장히 많이 정이 든 상태에서 저희에게 오게 되는 거니까요.
◇ 신율: 네, 사실 안내견의 입장에서는 안내견들이 굉장한 자기 절제를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어디서 하냐면, 안내견이었다가 퇴역한 안내견들을 다시 일반 가정에 분양하시죠?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렇게 분양받은 안내견을 본 적이 있는데, 딱 밖에 나와서 우비 같은 걸 보면 아이들이 긴장을 딱 하더라고요. 그게 평생 몸에 익어서 그런 건데요. 사실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들에 비해서는 절도가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평생 동안 수고를 너무 많이 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이성진: 네, 아무래도 복잡한 환경에서 시각장애인을 유도해야 하는 게 몸에 젖어 있는 아이들이어서, 그런 긴장감이 있을 텐데요. 아마도 은퇴하면 그런 것들을 없애줘야 하니까 평생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저희가 배려를 할 부분도 있습니다.
◇ 신율: 어쨌든 참 훌륭한 개들인데요. 그런데 개를 훈련시켜서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분양을 해주셨을 때, 혹시 시각장애인분들 중에서도 개를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 이성진: 그렇죠. 처음부터 안 보이신 분들은 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잖아요. 직접적으로 손으로 만져봐야 개가 이렇게 생겼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안 만져보신 분도 계십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막상 안내견과 같이 생활하시다보면 정도 많이 들고,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굉장히 고마워하실 것 같아요.
◆ 이성진: 아무래도 안내견이 자기 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개하고는 다른, 귀중한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안내견이 보행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생활을 매일 하잖아요. 그래서 심리적으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 신율: 그렇죠. 꼭 시각장애를 가지신 분이 아니더라도, 개랑 같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다 편안해요. 제가 항상 주장하는 게, 장애를 가지신 분이 편안한 세상이면 우리 모두가 편안하다는 건데요. 그거 간단한 건데, 왜 우리가 배려를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 이성진: 맞습니다. 안내견을 보면 지긋하게 웃으시는 분들이 되게 많으세요. 그 미소가 되게 좋습니다.
◇ 신율: 그렇죠. 아빠미소, 엄마미소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식당 출입 같은 거 거부하는 곳 많지 않습니까?
◆ 이성진: 네, 많이 있습니다.
◇ 신율: 그 인식이 바뀌어야 할 텐데요.
◆ 이성진: 그런데 식당에 가면 거부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안내견인데 왜 안 되냐고 주위 분들이 따져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예전하고는 다르게 인식들도 많이 좋아져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큰 개가 들어오다 보니까 모르시는 분들은 거부를 하게 돼요. 그런데 한 번 들어가면 식당에 어린 아이들보다 더 잘 있거든요. 있는지, 없는지도 그냥 가만히 있다가, 밥 먹고 나오면 ‘아, 있었구나’ 이럴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은 크기 때문에 거부를 하는데, 한 번 들어가서 가만히 잘 있는 걸 보면, 그 다음부터는 거부 안 하시는 것 같아요.
◇ 신율: 이성진 훈련사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각장애인 분이 계십니까?
◆ 이성진: 일단 10년 전만해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서 거부라든가 이런 게 많기 때문에, 안내견과 같이 하는 걸 되게 두려워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안내견을 두 번째 받으신 분은, 그 분도 그런 것에 되게 부정적이어서, 아예 혼자 식당에 가 보신다거나, 택시를 타보신 적이 없으세요. 거부나 이런 게 두려워서요. 그런데 두 번째 받으시고 버스에서 거부를 당한 경우가 있는데요. 이 분이 안내견과 함께하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아가 컸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회사를 상대로 안내견을 왜 거부 하냐고 문제제기를 해서, 굉장히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내견을 받고, 자아가 굉장히 발전하신 분이 계시고요. 자기주장을 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안내견이 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분이 그걸 토대로 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학을 가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분인데, 이런 분들이 기억에 남네요.
◇ 신율: 네, 그리고 지금 교통수단 말씀하셨는데, 저희 방송 들으시는 기사 분들 많으시거든요. 기사 분들 중에서, 저는 안 그러실 거라고 믿지만, 혹시 그런 미신이 있거든요. 동물 태우면 재수 없다, 이런 건 미신이니까 그런 걸 털어내시고, 동물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우리가 반려견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앞으로도 안내견 일을 계속 하실 텐데요. 어쨌든 개랑 같이 생활하시니까 좋을 것 같아요. 개들이 얼마나 충실하고 귀엽습니까?
◆ 이성진: 맞습니다. 저희는 항상 개와 함께하다보니까, 개에게서 받는 여러 심정적인 부분 있죠. 정서적인 부분 때문에 굉장히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저는 그런 부분만 해도 안내견이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신율: 그럼요. 어쨌든 잘 알겠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고요. 제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장애인들이 살기 편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살기 편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진: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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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10월 15일(목요일)
□ 출연자 :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
- 일본 유학중 전공 바꿔 안내견 훈련사의 길로
- 시각장애인들은 안내견을 자신의 눈이라고 생각
- 안내견은 보행뿐 아니라 심리적 보조까지 담당하는 존재
- 식당 출입거부 많이 당하지만 예전보다 인식 나아져
- 안내견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얌전해
- 안내견 만난 이후 자신감 얻은 시각장애인 기억에 남아
- 은퇴 후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여러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흰 지팡이의 날, 바로 시각장애인의 날인데요. 혹시 청취자 여러분도 거리에서 마주친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흰 지팡이와 함께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고마운 존재, 안내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 양성에 힘쓰고 계신 이성진 훈련사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이하 이성진): 네, 안녕하세요.
◇ 신율: 훈련사가 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이성진: 올해로 20년째입니다.
◇ 신율: 네, 우리나라에서는 선구자적인 입장이시네요?
◆ 이성진: 그렇죠.
◇ 신율: 그런데 그 옛날에 어떻게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훈련시킬 생각을 하셨어요?
◆ 이성진: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이 될 때, 그 때까지만 해도 안내견이라는 존재를 몰랐었거든요. 시각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개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는데요. 제가 일본에 우연히 유학을 가게 되어서 TV를 볼 때 안내견이 방송이 되었어요. 그때 안내견의 역할이 대단하더라고요. 시각장애인을 유도하는데, 안전하게 유도를 잘 하고, 이런 게 한국에서 꼭 필요하겠다는 느낌을 그때 받고, 제 전공을 다시 바꿔서, 사회복지로 바꿔서 안내견을 한국에도 도입해서, 한국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안내견 훈련사를 시작한 동기였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혈통이 좀 특별한 개들을 선택하는 것 아닙니까?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 개들이 가격이 엄청 비싸더라고요? 보통 라브라도 리트리버, 이쪽 아닌가요?
◆ 이성진: 네, 라브라도 리트리버가 주로 안내견으로 하는 종입니다.
◇ 신율: 그 이유가 있나요?
◆ 이성진: 리트리버라는 종이 기본적으로 뭔가 사람하고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종입니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죠. 그런데다가 적응성들이 뛰어납니다. 말하자면 환경적응성도 뛰어나고, 주인이 몇 번 키우면서 바뀌게 되는데, 사람 적응성도 뛰어납니다.
◇ 신율: 그런데 라브라도 리트리버 중에서도 능력이 있는 개들만 선별하다보니까 그 개 가격이 비싼 거죠?
◆ 이성진: 그렇죠. 안내견이 된 아이들을 데려다가, 안내견의 모견, 부견이 교배해서 나온 아이들이라서, 그냥 보통 리트리버하면 안내견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리트리버 중에서도 안내견 혈통들을 쓰게 됩니다.
◇ 신율: 죄송하지만 가격을 여쭤봐도 될까요?
◆ 이성진: 저희가 매매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요.
◇ 신율: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실까봐 슬쩍 물어보려고 했는데 대답을 안 해주시네요.
◆ 이성진: 죄송합니다.
◇ 신율: 별 말씀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뭐냐면, 강아지를 데려왔을 때, 퍼피워커라고 하죠. 일반 가정에 1년간 키우게 하죠?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제가 왜 이렇게 잘 아냐면, 제가 이성진 훈련사께서 일하시는 곳에 가봤거든요. 제가 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 가봤는데요. 퍼피워커, 그걸 1년 동안 키우는 분들은 주의사항이 어떻게 되나요?
◆ 이성진: 일단 어쨌든 사람하고 똑같이 비교해서 말씀을 드리면, 어린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서 유치원 아이들과 사는 방법을 배운다든가, 이렇게 관계들을 배우는 거잖아요. 어린 강아지가 일반 가정에 가서 사람하고 사는 룰들을 배우게 되는 거죠. 아니면 사람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거기서 배우게 되는 건데요. 사람을 보면 짖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우고요. 물을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배우고요. 그렇게 사회화 과정을 거쳐서 사람들하고 같이 사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고요. 그리고 지하철도 타보고, 어쨌든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될 아이들이니까 그런 게 무서우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버스도 타보고, 지하철도 타보고, 여러 가지 공공시설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 신율: 물론 퍼피워커라고 해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한 살 때까지 키우지 않습니까?
◆ 이성진: 네, 한 살 때까지 일반 가정에서 키웁니다.
◇ 신율: 그런데 키우시는 분들이, 1년 후에 다시 개를 보내지 않습니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이성진: 네, 굉장히 많이 정이 든 상태에서 저희에게 오게 되는 거니까요.
◇ 신율: 네, 사실 안내견의 입장에서는 안내견들이 굉장한 자기 절제를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어디서 하냐면, 안내견이었다가 퇴역한 안내견들을 다시 일반 가정에 분양하시죠?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렇게 분양받은 안내견을 본 적이 있는데, 딱 밖에 나와서 우비 같은 걸 보면 아이들이 긴장을 딱 하더라고요. 그게 평생 몸에 익어서 그런 건데요. 사실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들에 비해서는 절도가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평생 동안 수고를 너무 많이 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이성진: 네, 아무래도 복잡한 환경에서 시각장애인을 유도해야 하는 게 몸에 젖어 있는 아이들이어서, 그런 긴장감이 있을 텐데요. 아마도 은퇴하면 그런 것들을 없애줘야 하니까 평생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저희가 배려를 할 부분도 있습니다.
◇ 신율: 어쨌든 참 훌륭한 개들인데요. 그런데 개를 훈련시켜서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분양을 해주셨을 때, 혹시 시각장애인분들 중에서도 개를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 이성진: 그렇죠. 처음부터 안 보이신 분들은 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잖아요. 직접적으로 손으로 만져봐야 개가 이렇게 생겼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안 만져보신 분도 계십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막상 안내견과 같이 생활하시다보면 정도 많이 들고,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굉장히 고마워하실 것 같아요.
◆ 이성진: 아무래도 안내견이 자기 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개하고는 다른, 귀중한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안내견이 보행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생활을 매일 하잖아요. 그래서 심리적으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 신율: 그렇죠. 꼭 시각장애를 가지신 분이 아니더라도, 개랑 같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다 편안해요. 제가 항상 주장하는 게, 장애를 가지신 분이 편안한 세상이면 우리 모두가 편안하다는 건데요. 그거 간단한 건데, 왜 우리가 배려를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 이성진: 맞습니다. 안내견을 보면 지긋하게 웃으시는 분들이 되게 많으세요. 그 미소가 되게 좋습니다.
◇ 신율: 그렇죠. 아빠미소, 엄마미소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식당 출입 같은 거 거부하는 곳 많지 않습니까?
◆ 이성진: 네, 많이 있습니다.
◇ 신율: 그 인식이 바뀌어야 할 텐데요.
◆ 이성진: 그런데 식당에 가면 거부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안내견인데 왜 안 되냐고 주위 분들이 따져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예전하고는 다르게 인식들도 많이 좋아져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큰 개가 들어오다 보니까 모르시는 분들은 거부를 하게 돼요. 그런데 한 번 들어가면 식당에 어린 아이들보다 더 잘 있거든요. 있는지, 없는지도 그냥 가만히 있다가, 밥 먹고 나오면 ‘아, 있었구나’ 이럴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은 크기 때문에 거부를 하는데, 한 번 들어가서 가만히 잘 있는 걸 보면, 그 다음부터는 거부 안 하시는 것 같아요.
◇ 신율: 이성진 훈련사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각장애인 분이 계십니까?
◆ 이성진: 일단 10년 전만해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서 거부라든가 이런 게 많기 때문에, 안내견과 같이 하는 걸 되게 두려워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안내견을 두 번째 받으신 분은, 그 분도 그런 것에 되게 부정적이어서, 아예 혼자 식당에 가 보신다거나, 택시를 타보신 적이 없으세요. 거부나 이런 게 두려워서요. 그런데 두 번째 받으시고 버스에서 거부를 당한 경우가 있는데요. 이 분이 안내견과 함께하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자아가 컸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회사를 상대로 안내견을 왜 거부 하냐고 문제제기를 해서, 굉장히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내견을 받고, 자아가 굉장히 발전하신 분이 계시고요. 자기주장을 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안내견이 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분이 그걸 토대로 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학을 가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분인데, 이런 분들이 기억에 남네요.
◇ 신율: 네, 그리고 지금 교통수단 말씀하셨는데, 저희 방송 들으시는 기사 분들 많으시거든요. 기사 분들 중에서, 저는 안 그러실 거라고 믿지만, 혹시 그런 미신이 있거든요. 동물 태우면 재수 없다, 이런 건 미신이니까 그런 걸 털어내시고, 동물도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우리가 반려견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성진: 네, 맞습니다.
◇ 신율: 앞으로도 안내견 일을 계속 하실 텐데요. 어쨌든 개랑 같이 생활하시니까 좋을 것 같아요. 개들이 얼마나 충실하고 귀엽습니까?
◆ 이성진: 맞습니다. 저희는 항상 개와 함께하다보니까, 개에게서 받는 여러 심정적인 부분 있죠. 정서적인 부분 때문에 굉장히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저는 그런 부분만 해도 안내견이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신율: 그럼요. 어쨌든 잘 알겠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고요. 제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장애인들이 살기 편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살기 편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진: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성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석훈련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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