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분서주] '사기나라?' 중고물품 살 때 조심하세요!

[동분서주] '사기나라?' 중고물품 살 때 조심하세요!

2015.07.29.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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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최수호·이광연 앵커
■ 나연수, 사회부 기자

[앵커]
중고물품을 사고팔 때 인터넷 카페에서 직거래 많이들 하실 텐데요.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를 이용하게 되면 수수료도 없고 직접 깎을 수도 있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판매 사기도 늘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회부 나연수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주변에서도 이 카페를 이용하시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잖아요. 왜냐하면 한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중고 물품을 사려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회원 수가 많은지 몰랐는데 얼마나 된다고요?

[기자]
회원 수로만 보면 전국민의 4분의 1이 이 카페 회원입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카페로 지난 2003년에 개설이 됐는데요. 개설 11년을 넘겼는데 지금 회원 수가 1378만 8000여 명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앵커]
1400만명에 달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수가 5000만명이 넘으니까요. 4분의 1 정도라고 볼 수가 있을 텐데요. 저도 언제 가입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오래 전에 가입을 해서 몇 차례 중고 물품을 직거래한 경우가 있거든요.

의류나 가전제품, 각종 생활용품부터명품, 차량,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고물품까지 거래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개 판매자가 상품 사진과 함께 가격과 연락 수단을 올리면 구매자가 연락을 하고 상품 확인과 흥정을 거쳐 거래하게 되는데요.

가까운 곳이면 직접 만나 물품과 대금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먼 거리에 있을 경우에는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판매자가 택배로 보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루 평균 6만 건에서 많게는 10만 건의 매매 글이 올라옵니다.

[앵커]
이렇게 회원 수가 워낙 많다 보니까 인터넷 카페가 마치 포털사이트처럼 알려져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인터넷 카페인데요. 이 카페에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먹튀 사기겠죠? 그러니까 돈을 받고 그냥 달아나버리는, 물건을 보내주지 않고요. 어떤 유형들이 있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대금만 입금받은 후에 그냥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올 들어서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인터넷 직거래 사기는 모두 3만 3850건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지난해 2014년 전체 발생 건수가 4만 5800여 건이 되는데요. 이미 상반기에 지난해의 73%에 달하는 인터넷 직거래 사기가 발생한 겁니다.

특히 이 가운데 67%가 바로 이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갈수록 카페 회원들이 많아지고 또 경기 불황이다 보니까 새 상품보다는 중고라도 저렴하고 깨끗한 물건을 사려는 알뜰족들이 많고요.

[앵커]
그리고 실제로는 새상품 같은 것들도 있잖아요.

[기자]
이렇게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사려는 그런 트렌드가 있는 것인데요. 그만큼 사기 피해가 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어제 하루 동안 카페 안에 판매 사기신고글이 몇 건이나 올라왔는지 세어봤더니 97건이 하루 동안 올라왔더라고요.

전체 매매 건수로 보면 극히 일부라고 볼 수 있지만 한 달에 이곳 카페에서만 사기 신고가 2000여 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무시할 수가 없는 수치죠.

[앵커]
일단 믿고 사는 게 중요한 유형의 쇼핑 문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런 일도 있더라고요.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반대로 자기가 사기꾼이 된 사례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최근에 서울 관악경찰서가 이 카페에서 상습 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20살 전 모 씨를 붙잡아 구속했습니다. 전 씨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육아용품으로 판매 사기를 벌였는데요. 대담하게도 본인 명의 입금 계좌를 쓰면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230여 명을 상대로 2200여 만원을 받아서 가로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전 씨를 붙잡아 조사해보니까 전 씨도 처음에는 이 카페에서 사기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지난 1월에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한 뒤에 나만 당하기 억울하다는 생각에 범행이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막상 시작해보니 의외로 구매자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고 돈이 빨리 모여 계속 범행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중고 물품을 서로 직거래하는 인터넷 카페는 주로 10대, 20대, 30대 등 이렇게 젊은층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피해가 많이 일어나는 거는 개인 간에 직거래 때문인데 안전장치는 전혀 없습니까?

[기자]
혹시 에스크로 서비스라고 들어보셨나요?

[앵커]
저는 한번 들어본 것 같아요.

[기자]
이게 일종의 예치 제도인데요. 물품 대금을 예탁해 놓은 뒤에 물건을 받고 구매자가 구매하겠다고 결정을 하면 그다음에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는 안전거래 장치입니다. 이 에스크로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잘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몰라서, 사용하기 번거로워서 쓰지 않기도 하고요. 에스크로는 건당 수수료가 1000원이 붙습니다. 그러니까 중고거래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중고물품을 사는 분들이다 보니까 이런 수수료가 가운데 끼면 선호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이 카페 자체도 대형 카페이지만요. 또 이 카페가 소속되어 있는 포털도 유명한 포털이 아닙니까? 이런 카페 운영진이나 포털 업계에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인가요?

[기자]
일단 카페가 워낙 크다 보니까 카페 운영진도 웬만한 기업 수준입니다. 카페 운영진만 100명이 넘는다요.

[앵커]
그 정도예요?

[기자]
실시간으로 판매글을 모니터링 하면서 사기 전력이 있는 판매자를 걸러내려고는 하는데요. 말씀드렸다시피 하루 수만 건, 거의 실시간으로 매매 글이 계속 올라옵니다. 사실상 모니터링으로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건 불가능하고요.

포털사이트 네이버 측에서도 카페 플랫폼만 제공하는 입장에서 개개인의 거래에까지 간섭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2009년부터 에스크로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사용을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또 카페 판매자의 아이디나 전화번호로 사기 전력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연동하는 등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다는 건데요. 현재로써는 경찰과 네이버, 카페 운영진이사기 판매자의 신상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면서 추가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카페가 기업 수준으로 성장했고 이용자들이 몰리는 만큼 플랫폼 제공 업체도 트래픽을 올려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정부와 업계가 나설 때까지는 일단 소비자들이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사기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중고거래 카페의 문제점에 대해서 사회부 나연수 기자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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