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충격, 그 고통 그대로 안고 살아요"

"그 충격, 그 고통 그대로 안고 살아요"

2015.06.27.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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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충격과 고통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0년를 맞아 YTN이 준비한 특별 기획.

이번에는 참사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 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던 그 순간,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장시광 씨.

전날부터 이상한 징후를 느꼈습니다.

[장시광, 참사 당시 근로자]
"배관이 좀 유동이 있다는 것을 기계실에서 감지를 했어요. 사무실에다 보고를 했는데 사무실에서 냉동기를 중단해라…."

건물이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장시광, 참사 당시 근로자]
"갑자기 천둥 번개 치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순간 갑자기 정전이 돼버린 거예요. 암흑세계가 돼버린 거죠. 무슨 조짐이 있는 건 알았지 건물이 무너진 건 몰랐어요. 건물 밖으로 나와서 뒤를 돌아보니까 건물이 없는 거예요…."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건물 전체로 통하는 가스 밸브를 잠가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지만 정작 함께 생존에 성공한 당시 동료들과는 그 날의 기억을 나눌 수 없습니다.

[장시광, 참사 당시 근로자]
"그냥 손을 흔들어요. 고개를 흔들어요. 그 얘기 그만하자. 참혹한 상황이라 자꾸 얘기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니까. 그만 얘기하자고…."

붕괴 참사에서 남편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해야만 했던 이 모 씨에겐 세월이 멈췄습니다.

[이 모 씨, 삼풍 참사 유가족]
"아침에 안녕히 다녀오세요 그것밖에는…. 우리 가슴 속에는 항상 59살 그 남자만 있는 거죠. 다 우리 가족은 아픔을 갖고 있는 거예요."

시신 확인을 아들에게 하라고 한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습니다.

[이 모 씨, 삼풍 참사 유가족]
"국과수로 가서 그래도 아들이라고 그 어린애가 가서 확인을 하고. 자기가 와서 첫눈에 아빤 줄 알아보겠다고…. 애가 한동안 잠을 깊게 못 자고 엄청 악몽에 시달렸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는 아픈 기억.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김선현,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또 지자체에서 신속하게 외상적인 문제, 의료적인 것과 같은 여러가지 시스템, 특히 심리지원 시스템까지도 같이 해결해줘야 하지 않을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미안해지는 마음, 살아남았지만 평생 품고 살 수밖에 없는 무거운 짐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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