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500 박스에 돈 넣어 전달했다"

[앵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현금 3천만 원을 건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이 제기됐습니다.

성 전 회장의 주장에 이어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인물까지 등장하면서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4월, 고 성완종 전 회장은 재보선을 준비중이던 당시 이완구 후보를 찾아 갑니다.

성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완구 총리에게 현금 3천만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선거사무소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한테도 3천만 원 주고"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함께 동행했던 수행비서가 입을 열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 모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현금 3천만 원을 담은 비타민 음료 한 박스를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선거사무소에는 넓은 홀에 여직원 둘이 있었고 한쪽 칸막이 안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 두 사람만 있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실제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에도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성 전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입니다.

수사팀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이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자금 조성 내용이 담긴 USB를 확보해 성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주장한 시점과 일정표에 적힌 동선 등을 비교 분석하며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찾고 있습니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완구 국무총리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인물까지 나오면서 이 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