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 두번 죽이는 비정규직 대책 논란

장그래 두번 죽이는 비정규직 대책 논란

2014.12.30. 오후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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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종영된 드라마 '미생'이 인기를 끈 이유는 그만큼 비정규직 인생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올해 처음 600만 명을 돌파해 전체 임금 근로자 세 명 중 한 명에 달합니다.

이를 개선해보겠다고 정부가 비정규직 종합 대책안을 내놨다가 되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내용을 보시죠.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가 원하면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주고, 4년 이후에도 정규직 전환이 안 될 경우 연장 기간 동안 지급한 임금의 10%를 이직 수당으로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통상 기간제 근로자의 1년 임금이 2000만 원이라고 보면, 4년 뒤 전환이 안돼도 회사는 400만 원의 이직 수당을 지급하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4년제 비정규직 채용이 가능해질 경우 기업들이 정규직으로 채용할 인력을 오히려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서쌍용, 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
"정부가 발표한 84개 대책 중에서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은 단 한 개도 없다. 박근혜 비정규직 종합 대책은 장그래 죽이기 종합대책이다."

게다가 2007년 상황을 보면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07년 계약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됐는데도 비정규직이 오히려 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1년 뒤 정규직 전환율은 11%로 16개 나라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이처럼 정규직 전환율이 낮은 가운데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이후 오히려 늘었습니다.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 일해도 정규직이 될 수 없는 장그래의 설움, 드라마 '미생'에 공감하는 수많은 장그래들이 바라는 건 고동 환경이 안정된일자리라는 것을 정부 관계자들도 정말 모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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