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때까지 낙인'...군부대 '왕따' 심각성은?

'전역 때까지 낙인'...군부대 '왕따' 심각성은?

2014.06.26.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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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병사들 사이의 집단 따돌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전역자들의 진술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 성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군대 안이라는 폐쇄적인 곳에서 집단 따돌림이 이뤄지면 일반 사회에서보다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합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터뷰:김관진, 국방부 장관]
"사고자가 된 이면에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역시 존재를 한다."

이번 총기 사건을 특정한 건 아니지만 군 내부의 집단 따돌림 문제를 시인한 국방부 장관의 공개 발언.

그런데 군 전역자들은 군 내부 '왕따'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합니다.

[인터뷰:박 모 씨, 2011년 육군 전역자]
"주로 환경에 적응을 못 하고요. 작업이나 그런 면에서 능률도 떨어지고 학교에서 왕따랑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인터뷰:최 모 씨, 2014년 17사단 전역자]
"애가 성격이 좀 특이했어요. 4차원이고. 같이 훈련할 때 보면 이기적인 면도 있고."

인성검사를 거쳐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A급 관심 병사들도 주요 따돌림 대상입니다.

이유 없이 폭언을 하거나, 아예 단체 생활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강 모 씨, 2012년 11사단 전역자]
"걔만 말 안 거는 것도 있고 힘든 것은 걔만 시키고. 그냥 무조건 괴롭히는 거죠."

집단 따돌림을 막아야 할 간부들이 오히려 따돌림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2013년 22사단 전역자]
"(관심 병사들을) 군 생활 기피로 간부들이 몰아가 버리더라고요. 다른 병사들한테 따로따로 불러서 얘 따라가지 마라. 그렇게 아예 선을 그어버리더라고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 보니 '왕따' 병사들은 극단적인 행동에 나서기도 합니다.

[인터뷰:이 모 씨, 2011년 육군 전역자]
"일병 때 괴롭힘을 당하던 선임이 있었는데 도망갔었거든요. 탈영하려고 딴 곳으로 도망다니다가. 결국 다른 곳 초소 안에 숨어 있더라고요."

특히 GOP처럼 외부와 단절된 최전방 부대에서는 괴로움을 호소할 곳이 없어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2013년 22사단 전역자]
"위(GOP)에서 그러면 심리적 압박이 더 심하죠. 밑에서는 밖에 있는 사람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컴퓨터를 하든지..."

전문가들은 군내 '왕따'를 개인들끼리의 문제가 아닌 군 조직 문화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병사들이) 자아 존중감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몰리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우리 군이 장군 위주, 가진자 위주, 특권 의식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예요."

한 번 문제 병사로 낙인찍히면 제대할 때까지 고통을 참아내야 하는 상황!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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