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납치'부터 '조건만남'까지...금융사기 종합백화점

'자녀납치'부터 '조건만남'까지...금융사기 종합백화점

2014.05.20.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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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녀납치 협박부터 조건 만남까지, 각종 방법을 동원해 금융사기 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10여 개월 동안 이들이 사기로 챙긴 돈은 10억 원에 달합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얀색 승합차가 어디론가 향합니다.

차량이 길옆에 서자 한 남자 나타나고, 은밀히 현금을 주자 커다란 종이상자를 건네줍니다.

얼핏 택배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이 주고받은 것은 대출사기금과 대포통장.

중국에 있는 금융사기조직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보내려는 것입니다.

[인터뷰:인출책]
"지금 내가 가진 현금을 놔두고 지금부터 1번에서 들어온 돈을 6번이랑 7번이랑 각각 한 번씩 보내라는 거잖아요?"

중국에 있는 주범은 보이스피싱과 파밍, 스미싱까지 모든 금융사기 방법을 동원해 돈을 빼냈습니다.

아이 울음소리를 내며 납치를 가장하거나, 인터넷 조건만남을 미끼로 보증금 100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이들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받아 챙긴 돈은 모두 10억 원.

이번에 붙잡힌 기 모 씨 등은 대포통장과 카드를 이용해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중국 주범에게 넘겼습니다.

또 중국 주범으로부터 개인정보 110만 건을 사들여 대출 사기를 벌인 텔레마케터 40살 김 모 씨 등 6명도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저금리로 누구나 대출 가능하다고 접근한 뒤 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9천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인터뷰:곽병만, 광역수사대 지능 1팀 반장]
"지금 보이스피싱만하면 돈이 안 되니까 파밍, 스미싱까지 총망라해서 자꾸 그런 쪽으로 진화합니다."

금융사기로 피해를 본 사람은 수백 명이 넘지만 사건의 핵심인 중국 주범은 아직 오리무중.

경찰은 주범을 추적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면서 일단 돈을 송금한 기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최아영[cay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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