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는 도로'로 잠수 막는다

'물 먹는 도로'로 잠수 막는다

2010.09.27. 오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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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번 집중호우로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시내 보도와 차도까지 물에 잠겼는데요, 서울시가 도로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재질로 바꿔 비가 올 경우 배수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구로동에 설치한 빗물 흡수형 보도입니다.

살수차로 분당 200ℓ의 물을 5분여 동안 뿌려봤습니다.

지난 21일 집중호우 때 한꺼번에 내렸던 비보다 많은 양이지만 물이 고이지 않습니다.

같은 양의 물을 뿌렸더니 곧바로 흘러내리는 일반 보도 블럭과 확연히 다릅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도로 잠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투수형 보도입니다.

도로 지층 표면의 블록과 하부 골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재질으로 바꾸고 모래의 밀도도 낮추는 방식입니다.

빗물을 쉽게 흡수하는 투수형 블록의 종류는 두 가지입니다.

[인터뷰:박대근, 서울시 도로관리담당관]
"제 손에 있는 블럭은 블럭 자체에 공극이 있어서 공극 속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이고요 이 바닥에 있는 것은 블럭과 블럭 사이에 간극으로 물이 스며드는 것입니다."

틈새형은 물이 잘 빠지지만 블럭이 쉽게 깨지거나 틈새로 인해 보행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다공성 블록은 자체 구멍이 있어 투수 속도는 빠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세 분진으로도 구멍이 막힐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주 교체를 해야 하고 내성이 약해 차도에는 쓰일 수 없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 빗물의 땅속 침투율은 23% 정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8,100여㎞에 달하는 시내 도로의 대부분이 불투수성 블록입니다.

서울시는 내년 4월까지 투수성 블록의 강도나 투수율을 고려해 보행도로나 이면도로에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투수성 블록은 집중호우에 대비한 보조적인 수단일 뿐 이번처럼 집중적으로 순식간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 배수 처리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숙제와 고민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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