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투명방음벽 사생활 침해 논란

[앵커멘트]

요즘 지하철이 지상으로 다니는 구간에는 주민들을 위해 방음벽이 설치되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투명한 방음벽이 설치돼 오히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C&M방송 김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로구 신도림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바로 앞에는 지하철 1호선이 오가는 철로와 함께 소음을 막기 위한 방음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음벽 때문에, 주민들은 오히려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방음벽 일부가 투명하기 때문입니다.

투명 방음벽 탓에, 지하철에서 아파트 내부가 훤히 보인다는 것.

걱정되는 마음에 실제 주민들은 직접 지하철을 타고 눈으로 확인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이재우, 'ㅇ' 아파트 입주민]
"(지하철을 타고) 집을 한 번 봤는데 집안이 보여서 좀 깜짝 놀라서 앞으로 좀 집에 있을 때 조심해야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입주민들은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

다가올 여름이 걱정이라며, 방음벽 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인화, 'ㅇ' 아파트 입주민]
"집에서는 좀 편히 쉴 수 있어야 되는데 밖이 너무 오픈돼 있고 이러다보니까,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니까 커텐을 이렇게 치느라고 바빠요. 그리고 아주 불편해요."

방음벽 설치를 담당하고 있는 철도시설공단측은 지하철 승객들을 배려한 시설이라고 말합니다.

[녹취: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불투명 방음판이 있으면 경관 자체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안 좋거든요. 타고가는 승객의 눈높이만큼 투명 방음벽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도 방음벽 등의 보호시설물에 대해, 투명재질 사용을 권장하는 공공시설물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투명 방음벽 설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하철 승객들을 위한 투명 방음벽.

애꿎은 인근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C&M 뉴스 김대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