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에 통화스와프 요청..."다양한 옵션 고민"

한국, 미국에 통화스와프 요청..."다양한 옵션 고민"

2025.09.15. 오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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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천5백억 달러 대부분 지분투자 방식 요구
한국, 지분투자 방식은 5% 정도…대부분 보증 원해
3천5백억 달러, 한국 외환보유액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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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무역 협상 후속 협의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습니다.

3천5백억 달러, 486조 원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해 미국이 직접 투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달러가 대량으로 빠져나가면 우리 경제가 감당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천5백억 달러, 486조 원 대미 투자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후속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대부분 지분투자 방식으로 하고, 단기간 내 자국 내 특수목적법인에 입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분투자 비중은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보증으로 채우길 원하는 우리 정부 입장과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3천5백억 달러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 4,163억 달러의 84%에 이릅니다.

대량으로 달러가 빠져나가면 원화가치 폭락 등 외환시장 혼란이 불가피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대미 투자협상 과정에서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화 스와프는 유사시를 대비해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정해진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계약으로,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준기축통화국인 일본은 미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우리나라의 3배입니다.

[김 용 범 / 대통령실 정책실장 (지난 9일): 우리나라가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우리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쪽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00~300억 불을 넘기기가 어려운데….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주고 미국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해답을 달라.]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코로나19 사태 때인 2020년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은 적 있지만 우리의 필요로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허 준 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이걸 무제한적으로 계속 해주다 보면 미국 입장에서도 시장에 풀리는 달러화의 양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고요. / 다른 나라들이 지금 통화스와프 우리도 해달라고 할 가능성이 큰 겁니다. 이게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연구소(CEPR)에서는 미국에 천문학적 돈을 주느니 우리 기업에 주는 게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관세를 25% 물게 되면 연간 대미 수출액이 125억 달러 줄 것으로 보이는 데, 3천5백억 달러를 주고도 트럼프의 변덕에 시달리느니 피해를 입은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하는데 쓰는 게 더 낫다는 겁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 기재부 당국자는 다양한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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