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오래 일한다'…주4.5일제·정년연장 논의 '급물살'

'적게, 오래 일한다'…주4.5일제·정년연장 논의 '급물살'

2025.09.08.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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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오래 일한다'…주4.5일제·정년연장 논의 '급물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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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주5일제가 시행된 지 21년 만에 주4.5일제와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노동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90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85시간 길다. 주요 31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국은 노동시간이 세 번째로 많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20위에 그쳤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장시간 노동이 근로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경제 활력까지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주4.5일제 논의는 힘을 얻고 있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3%에 달해 이미 초고령화에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는 '적게 일하고 오래 일하는' 구조를 통해 일자리 나눔과 사회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6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했을 당시 대기업 중심의 혜택, 임금피크제 소송 증가, 조기퇴직 급증 등 부작용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 실제로 임금피크제 소송 건수는 2022년 121건에서 지난해 292건으로 늘었고, 조기퇴직자 역시 10년 새 87%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은 정년연장 시 향후 5년간 60~64세 고령 근로자 고용 비용이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청년층 90만 명 고용에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인력난이 심각한 중소기업과 연구개발 분야의 부담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양대노총 위원장 만난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평균 노동시간을 OECD 이하로 단축하고, 주4.5일제 도입과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임금 감소 없는 주4.5일제"를 강조하며 시범사업을 예고했다. 노동계 역시 현대차와 금융노조가 단체행동 의제로 올리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론은 우호적인 분위기다. 지난 2월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주4.5일제 도입에 찬성했고, 60%는 근무시간 단축 시에도 임금은 유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기업의 비용 부담 논란과 고용 조정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 과정이 향후 최대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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