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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시작일 뿐" 일론 머스크의 원대한 계획...인류 미래를 설계하다 [이게머니]](https://image.ytn.co.kr/general/jpg/2025/0901/202509011634127655_d.jpg)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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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대비해 인류 다행성종 시대를 열겠다는 괴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그의 꿈은 전기차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율주행 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그리고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까지. 하나씩 보면 각각 다른 사업 같지만,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거대한 퍼즐의 한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주제, 테슬라입니다.
■ 지루한 충전 시간이 즐거움으로...'테슬라 다이너'의 혁신
얼마 전 LA 할리우드 산타모니카 대로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 도로변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에, 번쩍이는 조명이 언뜻 우주 정거장 같기도 한 이곳은 바로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 2018년 머스크가 "LA 테슬라 슈퍼차저 위치에 올드스쿨 드라이브인, 롤러스케이트&록 레스토랑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7년 만에 현실이 된 공간이죠. 어떻게 운영되나 봤더니, 차량 내부에 있는 터치스크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롤러스케이트를 탄 직원들이 서빙을 해주고요.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된 야외극장과 스피커가 연동돼 차 안에서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더라고요. 특히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팝콘을 퍼서 나눠주는 퍼포먼스는 크게 화제가 됐죠.
중요한 건, 이 모든 경험이 테슬라를 충전하는 동안에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충전 시간'을 '브랜드 경험의 기회'로 바꾼 건데요. 실제로 많은 전기차 사용자들이 "충전하는 동안 딱히 할 게 없다"라는 불편함을 토로해왔거든요. 이 점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한 마디로 머스크는 차량을 충전하며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EV 충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겁니다.
테슬라 다이너는 단순한 휴게 산업 진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자동차부터 주택, 레스토랑, AI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머스크의 청사진"이라고 분석했어요. 애플이 기기 간 연결성으로 '애플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테슬라도 자체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거죠. 상상해 보세요. 테슬라 솔라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로보택시를 타고 이동해서, 테슬라 다이너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든 음식을 먹는 일상. 이제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 세상의 핵심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봐야겠습니다.
■ 운전대도, 팁도 없다?...가격 경쟁 끝판왕 '로보택시'
요즘 테슬라,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급감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는데요. 핵심 수익원인 전기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줄어들며 전체 실적에 타격을 준 겁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어요.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이루고 있는 진전이야말로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이끌 핵심"이라고 강조했거든요.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조수석에 모니터링 직원이 탑승한 채로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하는 초기 단계지만,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합니다. 거리에 상관없이 6.9달러만 내면 돼요. 같은 거리를 간다고 쳤을 때 경쟁사인 구글의 웨이모나 우버에 비해 2~5배 저렴한 수준입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줘야 하는 팁도 없어요. X에서 화제가 된 영상인데요. 로보택시 탑승을 마친 뒤 앱에서 팁 화면을 누르니까 "농담입니다(Just Kidding)"라는 메시지가 뜨더라고요. 미국의 과도한 팁 요구에 대한 유쾌한 풍자, 정말 머스크다운 발상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테슬라는 오로지 카메라만을 사용하는 '비전 온리' 방식과 자사 차량에서 수집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FSD(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가를 낮췄습니다. 비싼 라이다(LiDAR) 센서 등 각종 장비 때문에 차량 개조에만 20만 달러가 드는 구글 웨이모와 정반대의 전략이죠. 덕분에 테슬라는 일반 모델Y 차량으로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는 엄청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도 준비 중입니다. 운전대와 페달을 아예 없애고, 내부에는 터치스크린과 승객 두 명이 앉을 자리만 남겨둔 미니멀한 설계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부품을 반 이상 줄여 비용 절감을 노린 겁니다. 여기에 '언박스드 프로세스'라는 혁신적인 생산 방식까지 더해질 예정입니다. 차량의 뼈대를 만들고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차량을 크게 6개 모듈로 나눠 따로 제작한 후 마지막 단계에서 결합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되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완전 자동화 생산이 가능해져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에 보급된 수백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이라고 해요. 주인이 잠자는 동안에도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움직이는 경제 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하지만 안전성 논란은 넘어야 할 산입니다. 로보택시 운행 첫날부터 갑자기 방향을 틀어 역주행하거나, 제한 속도를 넘어 과속하는 모습들이 포착됐거든요. 최근엔 2019년 오토파일럿 자율주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테슬라가 사망자의 유족과 부상자에게 총 2억 42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죠. 결국 테슬라가 추구하는 '저비용 고효율' 자율주행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우려를 얼마나 신속하고 확실하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 인간을 해방시킬 로봇 '옵티머스', 2026년 화성으로 간다
로보택시와 함께 테슬라 생태계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피지컬 AI'의 압도적 강자로 자리 잡았거든요. 피지컬 AI란 인공지능이 언어·사고 능력을 갖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실제 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뜻하는데요. 쉽게 말해 우리가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는 실물 안에 AI를 집어넣었다고 보면 돼요. 앞서 말한 자율주행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인간을 닮은 디자인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오늘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로봇이 내일은 간호 업무를 보조하거나, 가정에서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또 기존 로봇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작업만 반복했다면, 옵티머스는 AI 기반 모델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향후 몇 년 안에 이 로봇으로 연간 30조 달러를 벌 수 있다며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당장 올해 안에 수백 대의 옵티머스를 생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노동시장을 파괴하기보다는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킬 거라고 믿고 있어요. AI와 로봇이 생산 활동을 담당하게 되면, 인간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의 소득, '기본 고소득'이 보편적으로 지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죠. 사람들이 로봇에 거부감을 가질까봐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은근 기대가 되는 건 저뿐일까요?
이제 머스크는 옵티머스에게 '화성 개척의 선발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려 합니다. 내년 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우주선에 실어 화성에 먼저 보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얼마 전 발표된 스페이스X 화성 이주 로드맵의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인간이 도착하기 전에 로봇들이 먼저 기지를 건설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죠. 이쯤 되니 자율주행, AI, 로봇 공학 등 테슬라가 축적해온 기술들은 결국 이 장면을 위해 준비돼 온 것처럼 보이네요.
■ 자율주행→로봇→화성,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일론 머스크는 2002년 6월, 인구 100만 명의 화성 도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민간 우주항공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습니다. 머스크 하면 흔히 테슬라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스페이스X가 테슬라보다 2년 먼저 세워졌어요. 또 자금 투자 방식으로 시작한 테슬라에 비해, 스페이스X는 처음부터 머스크가 직접 기술 개발을 이끌었고요. 그만큼 화성 이주는 머스크의 가장 원대한 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10번째 무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임무를 완수하며 오랜만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도 겪었는데요. 지난 5월엔 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의 9차 시험 발사를 실시했지만 아쉽게 실패했고, 앞서 1월과 3월 실시한 7, 8차 발사에서도 상승비행 도중 잇따라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거든요. 그래도 9차 발사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대형 우주선에서는 처음으로 1단 추진체를 재사용하는 데 성공한 건데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이 '재사용 로켓'은 우주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제는 미 국방부와 NASA가 스페이스X의 발사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스페이스X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발사 횟수를 늘리고 간격을 단축해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머스크는 내년 말 옵티머스를 태운 우주선이 화성 착륙에 성공할 경우, 이르면 2029년부터 유인 착륙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정합니다. 머스크의 우주 탐사 계획이 과거에도 여러 번 연기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2024년까지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2017년에는 2018년에 민간인의 달 여행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어요. 빌 게이츠는 "그 돈이면 차라리 백신을 개발하겠다"라며 ‘돈 낭비’라고 직격하기도 했죠.
하지만 2003년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테슬라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는 최초의 자동차 회사가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머스크라는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남자'입니다. 괴팍하고 충동적인 성격 탓에 논란이 많지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그게 유튜버의 말일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는데요. 그렇게 머스크는 전기차가 틈새시장에 불과하던 시절 테슬라로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었고, 재사용 로켓으로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죠. 이번 화성 이주 프로젝트 역시 그 결과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알면 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이게머니', 오늘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수많은 실패를 딛고 변화를 만들어온 그의 발자취가 지구를 넘어 화성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dzMNF95Xj4A?si=fpJjFAyUVEKT4l3-
YTN digital 서미량 (tjalfid@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테슬라 다이너 전경 / 사진=테슬라 제공
■ 지루한 충전 시간이 즐거움으로...'테슬라 다이너'의 혁신
얼마 전 LA 할리우드 산타모니카 대로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 도로변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에, 번쩍이는 조명이 언뜻 우주 정거장 같기도 한 이곳은 바로 '테슬라 다이너(Tesla Diner)'. 2018년 머스크가 "LA 테슬라 슈퍼차저 위치에 올드스쿨 드라이브인, 롤러스케이트&록 레스토랑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7년 만에 현실이 된 공간이죠. 어떻게 운영되나 봤더니, 차량 내부에 있는 터치스크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롤러스케이트를 탄 직원들이 서빙을 해주고요.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된 야외극장과 스피커가 연동돼 차 안에서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더라고요. 특히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팝콘을 퍼서 나눠주는 퍼포먼스는 크게 화제가 됐죠.
중요한 건, 이 모든 경험이 테슬라를 충전하는 동안에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충전 시간'을 '브랜드 경험의 기회'로 바꾼 건데요. 실제로 많은 전기차 사용자들이 "충전하는 동안 딱히 할 게 없다"라는 불편함을 토로해왔거든요. 이 점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한 마디로 머스크는 차량을 충전하며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EV 충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겁니다.
테슬라 다이너는 단순한 휴게 산업 진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자동차부터 주택, 레스토랑, AI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머스크의 청사진"이라고 분석했어요. 애플이 기기 간 연결성으로 '애플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테슬라도 자체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거죠. 상상해 보세요. 테슬라 솔라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로보택시를 타고 이동해서, 테슬라 다이너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든 음식을 먹는 일상. 이제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 세상의 핵심 요소들을 하나씩 살펴봐야겠습니다.
로보택시 / 사진=테슬라 제공
■ 운전대도, 팁도 없다?...가격 경쟁 끝판왕 '로보택시'
요즘 테슬라,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급감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는데요. 핵심 수익원인 전기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줄어들며 전체 실적에 타격을 준 겁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어요.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이루고 있는 진전이야말로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이끌 핵심"이라고 강조했거든요.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조수석에 모니터링 직원이 탑승한 채로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하는 초기 단계지만,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합니다. 거리에 상관없이 6.9달러만 내면 돼요. 같은 거리를 간다고 쳤을 때 경쟁사인 구글의 웨이모나 우버에 비해 2~5배 저렴한 수준입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줘야 하는 팁도 없어요. X에서 화제가 된 영상인데요. 로보택시 탑승을 마친 뒤 앱에서 팁 화면을 누르니까 "농담입니다(Just Kidding)"라는 메시지가 뜨더라고요. 미국의 과도한 팁 요구에 대한 유쾌한 풍자, 정말 머스크다운 발상이죠?
로보택시 탑승 후 팁을 주려고 하면 "농담입니다(Just Kidding)"라는 메시지가 뜬다 / 사진=X@gailafaratx
그렇다면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테슬라는 오로지 카메라만을 사용하는 '비전 온리' 방식과 자사 차량에서 수집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FSD(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가를 낮췄습니다. 비싼 라이다(LiDAR) 센서 등 각종 장비 때문에 차량 개조에만 20만 달러가 드는 구글 웨이모와 정반대의 전략이죠. 덕분에 테슬라는 일반 모델Y 차량으로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는 엄청난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도 준비 중입니다. 운전대와 페달을 아예 없애고, 내부에는 터치스크린과 승객 두 명이 앉을 자리만 남겨둔 미니멀한 설계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부품을 반 이상 줄여 비용 절감을 노린 겁니다. 여기에 '언박스드 프로세스'라는 혁신적인 생산 방식까지 더해질 예정입니다. 차량의 뼈대를 만들고 부품을 하나씩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차량을 크게 6개 모듈로 나눠 따로 제작한 후 마지막 단계에서 결합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되면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완전 자동화 생산이 가능해져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에 보급된 수백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이라고 해요. 주인이 잠자는 동안에도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움직이는 경제 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하지만 안전성 논란은 넘어야 할 산입니다. 로보택시 운행 첫날부터 갑자기 방향을 틀어 역주행하거나, 제한 속도를 넘어 과속하는 모습들이 포착됐거든요. 최근엔 2019년 오토파일럿 자율주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테슬라가 사망자의 유족과 부상자에게 총 2억 42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죠. 결국 테슬라가 추구하는 '저비용 고효율' 자율주행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우려를 얼마나 신속하고 확실하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 사진=테슬라 제공
■ 인간을 해방시킬 로봇 '옵티머스', 2026년 화성으로 간다
로보택시와 함께 테슬라 생태계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피지컬 AI'의 압도적 강자로 자리 잡았거든요. 피지컬 AI란 인공지능이 언어·사고 능력을 갖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실제 세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뜻하는데요. 쉽게 말해 우리가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는 실물 안에 AI를 집어넣었다고 보면 돼요. 앞서 말한 자율주행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인간을 닮은 디자인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오늘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로봇이 내일은 간호 업무를 보조하거나, 가정에서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또 기존 로봇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작업만 반복했다면, 옵티머스는 AI 기반 모델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향후 몇 년 안에 이 로봇으로 연간 30조 달러를 벌 수 있다며 상용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당장 올해 안에 수백 대의 옵티머스를 생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노동시장을 파괴하기보다는 인간을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킬 거라고 믿고 있어요. AI와 로봇이 생산 활동을 담당하게 되면, 인간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의 소득, '기본 고소득'이 보편적으로 지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죠. 사람들이 로봇에 거부감을 가질까봐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은근 기대가 되는 건 저뿐일까요?
이제 머스크는 옵티머스에게 '화성 개척의 선발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려 합니다. 내년 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우주선에 실어 화성에 먼저 보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얼마 전 발표된 스페이스X 화성 이주 로드맵의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인간이 도착하기 전에 로봇들이 먼저 기지를 건설하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죠. 이쯤 되니 자율주행, AI, 로봇 공학 등 테슬라가 축적해온 기술들은 결국 이 장면을 위해 준비돼 온 것처럼 보이네요.
■ 자율주행→로봇→화성,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일론 머스크는 2002년 6월, 인구 100만 명의 화성 도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민간 우주항공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했습니다. 머스크 하면 흔히 테슬라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스페이스X가 테슬라보다 2년 먼저 세워졌어요. 또 자금 투자 방식으로 시작한 테슬라에 비해, 스페이스X는 처음부터 머스크가 직접 기술 개발을 이끌었고요. 그만큼 화성 이주는 머스크의 가장 원대한 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달 26일 미 텍사스에서 발사된 스타십 /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는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10번째 무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임무를 완수하며 오랜만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도 겪었는데요. 지난 5월엔 화성 탐사용 초대형 우주선인 스타십의 9차 시험 발사를 실시했지만 아쉽게 실패했고, 앞서 1월과 3월 실시한 7, 8차 발사에서도 상승비행 도중 잇따라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거든요. 그래도 9차 발사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습니다. 대형 우주선에서는 처음으로 1단 추진체를 재사용하는 데 성공한 건데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이 '재사용 로켓'은 우주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제는 미 국방부와 NASA가 스페이스X의 발사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스페이스X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발사 횟수를 늘리고 간격을 단축해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머스크는 내년 말 옵티머스를 태운 우주선이 화성 착륙에 성공할 경우, 이르면 2029년부터 유인 착륙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정합니다. 머스크의 우주 탐사 계획이 과거에도 여러 번 연기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2024년까지 사람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되지 않았고, 2017년에는 2018년에 민간인의 달 여행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어요. 빌 게이츠는 "그 돈이면 차라리 백신을 개발하겠다"라며 ‘돈 낭비’라고 직격하기도 했죠.
과학 유튜버의 조언을 듣고 "고치겠다"고 말하는 머스크 / 화면 출처=유튜브 Everyday Astronaut
하지만 2003년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테슬라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을 제치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는 최초의 자동차 회사가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머스크라는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남자'입니다. 괴팍하고 충동적인 성격 탓에 논란이 많지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그게 유튜버의 말일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는데요. 그렇게 머스크는 전기차가 틈새시장에 불과하던 시절 테슬라로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었고, 재사용 로켓으로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죠. 이번 화성 이주 프로젝트 역시 그 결과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알면 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이게머니', 오늘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수많은 실패를 딛고 변화를 만들어온 그의 발자취가 지구를 넘어 화성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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