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 보기

ⓒ 연합뉴스
AD
미국 담배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앞세운 겉모습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청소년과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삼아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온 사실이 다시 드러났다.
특히 전자담배 '쥴(JUUL)'의 미국 내 성공은 담배업계가 젊은 세대를 유인하고 규제망을 교묘히 피해 간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국내 담배규제 정책에도 강한 경고를 던졌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최근 발표한 '담배업계 마케팅 전략 분석 및 담배규제정책에의 함의(2024)' 보고서(연구책임자 이성규)에서 미국 내 담배 소송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비록 해외 사례지만, 글로벌 담배업계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고서의 분석 근거는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법정 공방을 통해 공개된 방대한 내부 문서들이다. 1990년대 미국 주 정부들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대규모 소송과, 1998년 체결된 '마스터 합의'에 따라 기업들은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했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청소년과 여성을 '미래의 충성 고객'으로 삼는 세분화 타깃팅이다.
청소년에게는 과일맛·사탕맛 등 달콤한 향을 첨가한 제품을 개발하고, 만화 캐릭터나 대중문화 요소를 활용해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낮췄다. 여성에게는 흡연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의 이미지로 포장하거나 날씬한 체형과 연결 지어 홍보하는 등 젠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직접적인 담배 광고가 제한되자, 업계는 브랜드 로고를 티셔츠나 라이터 등 일상용품에 활용하거나 스포츠 경기·음악 축제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간접 홍보가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전자담배 '쥴(JUUL)'은 이러한 방식으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규제를 피하면서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담배업계는 정치권과의 접촉도 병행했다. 흡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세금 인상, 가향 첨가물 금지 등 정책 강화를 저지하는 로비 활동을 지속해 왔다.
보고서는 특히 쥴이 기존 흡연자에게 "금연"이 아닌 "전환(Switch)"이라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더 나은 대안으로 포장했고, 청소년 접근이 쉬운 편의점을 주요 유통 채널로 삼은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시장 진입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이 같은 전략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 모든 형태의 담배 광고·판촉·후원 전면 금지 ▲ 가향 첨가물 사용 금지 ▲ 담배 전문 판매점 기반의 유통 규제 도입 등 보다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권고했다. 해외 실패 사례를 거울 삼아 국내 담배 규제 정책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특히 전자담배 '쥴(JUUL)'의 미국 내 성공은 담배업계가 젊은 세대를 유인하고 규제망을 교묘히 피해 간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국내 담배규제 정책에도 강한 경고를 던졌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최근 발표한 '담배업계 마케팅 전략 분석 및 담배규제정책에의 함의(2024)' 보고서(연구책임자 이성규)에서 미국 내 담배 소송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비록 해외 사례지만, 글로벌 담배업계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고서의 분석 근거는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법정 공방을 통해 공개된 방대한 내부 문서들이다. 1990년대 미국 주 정부들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대규모 소송과, 1998년 체결된 '마스터 합의'에 따라 기업들은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했다.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청소년과 여성을 '미래의 충성 고객'으로 삼는 세분화 타깃팅이다.
청소년에게는 과일맛·사탕맛 등 달콤한 향을 첨가한 제품을 개발하고, 만화 캐릭터나 대중문화 요소를 활용해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낮췄다. 여성에게는 흡연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의 이미지로 포장하거나 날씬한 체형과 연결 지어 홍보하는 등 젠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직접적인 담배 광고가 제한되자, 업계는 브랜드 로고를 티셔츠나 라이터 등 일상용품에 활용하거나 스포츠 경기·음악 축제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노출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간접 홍보가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전자담배 '쥴(JUUL)'은 이러한 방식으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규제를 피하면서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담배업계는 정치권과의 접촉도 병행했다. 흡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세금 인상, 가향 첨가물 금지 등 정책 강화를 저지하는 로비 활동을 지속해 왔다.
보고서는 특히 쥴이 기존 흡연자에게 "금연"이 아닌 "전환(Switch)"이라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더 나은 대안으로 포장했고, 청소년 접근이 쉬운 편의점을 주요 유통 채널로 삼은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시장 진입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이 같은 전략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국내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 모든 형태의 담배 광고·판촉·후원 전면 금지 ▲ 가향 첨가물 사용 금지 ▲ 담배 전문 판매점 기반의 유통 규제 도입 등 보다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권고했다. 해외 실패 사례를 거울 삼아 국내 담배 규제 정책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