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74% '대출액 감소'...실수요자는 '실망'

[앵커]
수도권 아파트 담보대출이 6억 원으로 묶이면서 서울 아파트 10곳 중 7곳은 대출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코앞에 뒀던 실수요자들은 하루 아침에 4억 원 넘는 돈을 더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재명 정부 첫 대출 규제에 서울 25개 구 가운데 18개 구가 사정권에 들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액 상한을 6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서울 아파트의 74%, 127만6천여 가구는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줄어들게 됩니다.

대출액 감소는 고스란히 매수자의 자금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은 평균 14억6천만 원,

이제까지 10억 원 넘는 대출을 이용한 뒤, 4억4천만 원을 모으면 서울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필요한 자금만 8억6천만 원, 2배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해진 셈입니다.

집값이 비쌀수록 준비할 자금 부담도 커졌습니다.

강남구는 25억 원이 넘는 돈을, 마용성 지역도 10억 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해졌지만,

이른바 노도강 지역 등 서울 7개 구와 경기, 인천 대부분 지역은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났습니다.

초고강도 대출 규제에 아파트 거래가 뚝 끊기면서 집값 급등세를 잠재운다는 정책 목표 달성은 쉽게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투기를 잡는 것을 넘어, 서울 시내 진입을 노려온 실수요자들까지 실망케 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고성수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6억 원 정도면 수도권은 사실 대출이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잖아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차례차례 준비해서 내 집 마련하려 했던 사람들이 이렇게 앞날을 못 전망하게 되면 어떻겠어요?]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강력한 대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될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실수요자들의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영상편집;신수정
디자인;우희석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