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원료 수입하며 165억 탈세 오비맥주 임원들 재판 넘겨져

맥주 주원료인 맥아를 수입하면서 165억 원 상당 관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는 오비맥주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오비맥주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 협력업체 대표 등 10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관세포탈을 주도한 오비맥주 구매팀 이사 정 모 씨가 구속 기소됐고 오비맥주와 협력업체 등 6개 회사는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됐습니다.

오비맥주 임원들은 2018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오비맥주 할당 물량을 초과한 맥아를 다른 업체를 거쳐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구매해 합계 165억 원가량의 관세 납부를 회피한 혐의를 받습니다.

주류 회사들은 맥아 대부분을 수입해 맥주를 만드는데 저율할당관세, 이른바 TRQ 제도로 최대 무관세의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TRQ는 특정 품목에서 정해진 물량에 한해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신청 업체에 할당 물량을 배정합니다.

맥아는 업체에 할당된 물량을 초과해 수입하면 세율이 최대 269%까지 높아지는데 오비맥주는 할당된 물량을 넘어서는 맥아를 수입하면서 명의만 있는 다른 업체를 거쳐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관세 납부를 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오비맥주 탈세를 도운 명의상 업체 대표들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정 씨에게 관세포탈에 참여하게 해달라며 뇌물을 주거나 오비맥주로부터 받은 맥아 구입대금을 주식 투자 등에 쓰며 횡령한 등의 혐의도 받습니다.

구속기소된 정 씨는 업체들로부터 3억7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비자금을 조성해 2억3천100만 원을 관세포탈 공범들 변호사비를 대납하고 개인적으로 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YTN 최두희 (dh0226@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