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출근룩 금기' 깼다…파격 선언한 HD현대중공업

53년 만에 '출근룩 금기' 깼다…파격 선언한 HD현대중공업

2025.06.17.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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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철 출퇴근 복장에 반바지와 샌들을 공식 허용했다.

17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오는 9월 12일까지 '쿨비즈(Cool-Biz)'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사무직뿐 아니라 생산직(기술직), 사내 협력사, 선주사 관계자 등 모든 인력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들은 출퇴근 시 반바지와 뒤꿈치가 고정된 샌들을 착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트레이닝복, 레깅스, 민소매, 슬리퍼, 하이힐 등은 권장 복장에서 제외된다. 출근 후에는 기존처럼 근무복과 안전화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이 이처럼 파격적인 복장 규정 완화를 단행한 것은 1972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대형 선박 건조와 중장비 작업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 그동안 복장 규제는 특히 엄격했다.

그러나 MZ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폭염 대응 및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변화가 이뤄졌다. 회사 측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직원 만족도와 안전성, 실효성 등을 평가한 뒤 제도의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 전반에 걸쳐 유연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변화를 시도 중이다.

외벽 안전 문구를 "아빠 올 때 치킨! 다치지 말고 와요" 등 감성적인 표현으로 바꾸는가 하면, 워케이션(Workation) 제도 도입, 회식·소모임 활동비 지원 등 복지 정책도 다양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HD현대중공업의 시도가 전통 제조업에서도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기업 문화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복장 자율화는 이미 대기업 사무직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공식 복장으로 운영 중이며, 포스코 역시 지난해부터 포항과 광양 사업장에서 반바지·샌들 출근을 허용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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