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생 금융’ 압박…올해 초 은행권 금리 인하
가계 빚 증가세 가팔라지면서 분위기 달라져
서울 중심 주택 거래 급증…금융당국 메시지 급변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릴레이…한 달 새 20여 차례
가계 빚 증가세 가팔라지면서 분위기 달라져
서울 중심 주택 거래 급증…금융당국 메시지 급변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릴레이…한 달 새 20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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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오락가락 행보가 은행권을 연일 뒤흔들고 있습니다.
대출 정책 혼선에 결국, 이 원장은 사과했지만 금융당국 수장이 시장 혼선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만 해도 정부의 '상생 금융' 압박에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낮춰왔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부터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6월) :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가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급증하자, 금융당국 메시지가 급변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주택 가격 반등에 편승한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발언 여파는 컸습니다.
은행권은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고, 한 달 새 인상 횟수만 20여 차례에 달했습니다.
여론이 나빠지자 책임을 묻는 화살은 은행권을 향했습니다.
대출 금리 상승을 바라지 않았다며, 개입을 더 세게 해야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대출의 가격을 올려서 손쉽게 대출을 조이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경고성 발언을 한 것 같고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미리미리 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관리했었어야 했다는 얘기에 실마리가….]
은행권은 앞다퉈 대출 만기를 축소했고, 유주택자에게는 아예 대출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전방위 규제에 시장 혼란은 커졌습니다.
[60대 1주택자 : 자녀 결혼으로 대출을 받으려는데 대출이 막히니까 막막하죠, 없는 사람이. 규제하니까 대출이 줄어든 거죠. 그러니까 이제 계획이, 나의 계획이 틀어진 거죠.]
'대출 절벽' 아우성에 이 원장은 은행권과 교감이 없었다며 다시 한발 물러났습니다.
실수요자까지 대출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고 이번에는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4일) : 들쭉날쭉한 상품 정책들이 막 나오고 있는 건데 오히려 (금융당국과) 공감대가 없다는 쪽에 가깝고요. 국민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비난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사과를 드립니다만….]
여기에 맞춰 은행권이 실수요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뒤늦은 수습에 이 원장은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10일) : 세밀하게 저희가 입장과 메시지를 내지 못한 부분, 그리고 그로 인해서 국민이나 특히나 은행들, 은행의 창구에서 직접 업무를 하신 분들께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을 드려서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이 원장의 '오락가락' 개입이 은행권에 혼란을 주면서 애꿎은 피해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영상편집 : 정치윤
디자인 : 이나영
YTN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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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오락가락 행보가 은행권을 연일 뒤흔들고 있습니다.
대출 정책 혼선에 결국, 이 원장은 사과했지만 금융당국 수장이 시장 혼선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만 해도 정부의 '상생 금융' 압박에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낮춰왔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부터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6월) :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긴장감을 가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급증하자, 금융당국 메시지가 급변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와 주택 가격 반등에 편승한 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발언 여파는 컸습니다.
은행권은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고, 한 달 새 인상 횟수만 20여 차례에 달했습니다.
여론이 나빠지자 책임을 묻는 화살은 은행권을 향했습니다.
대출 금리 상승을 바라지 않았다며, 개입을 더 세게 해야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허준영 /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대출의 가격을 올려서 손쉽게 대출을 조이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경고성 발언을 한 것 같고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미리미리 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관리했었어야 했다는 얘기에 실마리가….]
은행권은 앞다퉈 대출 만기를 축소했고, 유주택자에게는 아예 대출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전방위 규제에 시장 혼란은 커졌습니다.
[60대 1주택자 : 자녀 결혼으로 대출을 받으려는데 대출이 막히니까 막막하죠, 없는 사람이. 규제하니까 대출이 줄어든 거죠. 그러니까 이제 계획이, 나의 계획이 틀어진 거죠.]
'대출 절벽' 아우성에 이 원장은 은행권과 교감이 없었다며 다시 한발 물러났습니다.
실수요자까지 대출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고 이번에는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4일) : 들쭉날쭉한 상품 정책들이 막 나오고 있는 건데 오히려 (금융당국과) 공감대가 없다는 쪽에 가깝고요. 국민을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비난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사과를 드립니다만….]
여기에 맞춰 은행권이 실수요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뒤늦은 수습에 이 원장은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10일) : 세밀하게 저희가 입장과 메시지를 내지 못한 부분, 그리고 그로 인해서 국민이나 특히나 은행들, 은행의 창구에서 직접 업무를 하신 분들께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을 드려서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이 원장의 '오락가락' 개입이 은행권에 혼란을 주면서 애꿎은 피해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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