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직전 작품 망했으면 10% 가점"...'파묘' 투자 성공한 이유는?

"감독 직전 작품 망했으면 10% 가점"...'파묘' 투자 성공한 이유는?

2024.04.15.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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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직전 작품 망했으면 10% 가점"...'파묘' 투자 성공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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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가 오컬트 영화 최초로 천만 영화에 등극하며 대기록을 세운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웃음이 새어 나온다. IBK기업은행이 파묘에 약 10억 원 가량 직접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

파묘에 투자한 IBK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 산하의 문화콘텐츠금융부는 국내 금융권 중 유일하게 문화콘텐츠를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파묘 외에도 명량,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부산행, 신과함께 1·2, 극한직업, 기생충, 범죄도시2 등에 투자했다. 이 중 영화 '극한직업'에는 7억 9,000만 원을 투자해 무려 377%의 수익률을 거뒀다.

기업은행의 영화 투자 성공 비결은 객관적 자료에 기반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에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1단계에서 검토 대상을 결정하고 2단계에서 16가지 요소별로 점수를 매긴다. 1단계에선 4가지 항목을 통과해야만 투자로 이어진다.

기업은행의 투자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소기업이 제작에 참여하는지. 둘째, 정치·종교적 요소가 들어있지는 않은지. 셋째, 배우나 감독이 미투·음주 운전·마약 등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없는지. 넷째, 외부 자문단도 추천을 했는지를 살핀다. 투자 대상작을 점수화하는 2단계에선 시나리오 배점이 25점으로 가장 높으며, 내용·장르·관람 등급 등을 각 5점 만점으로 매긴다.

특히 기업은행만의 투자 전략은 영화 투자 최종 조정 단계에서 돋보인다. 최종 조정 단계 항목은 다음과 같다. ▲감독이 60세 이상이면 10% 감점 ▲3연속 흥행했으면 10% 감점 ▲3연속 흥행했으면 10% 감점 ▲혈연·학연 있으면 10% 감점 ▲30·40대 감독 데뷔작이면 10% 가점 ▲감독의 직전작이 망했으면 10% 가점 등이다. 감독이 60세 이상이면 감점이 되는 이유는 감독의 생각에 주위 사람들이 이견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직전 작품이 망한 감독이면 10% 가산점이 붙는 이유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작업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세한 단계를 거쳐 최종 점수가 100점 만점에 65점 이상이 돼야 투자 작품으로 선정된다.

기업은행은 영화 산업 뿐 아니라 뮤지컬 시장 활성화를 위한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조승우가 출연한 오페라의유령에도 직접 투자를 실행했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문화콘텐츠 분야에 총 400억을 공급하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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