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추석 사과값↑...폭염에 탄저병 덮친 농가 "기분 좋게 사주세요"

[뉴스라이더] 추석 사과값↑...폭염에 탄저병 덮친 농가 "기분 좋게 사주세요"

2023.09.07. 오전 09:1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유재형 충남 예산군 사과 농원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추석 차례상에 오를 과일값이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목에 맞춰 본격 수확을 앞둔농민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아니, 가격은 오른다는데 농민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일까요?

사과 재배 농가의 얘기를직접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를 재배하는유재형 대표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신가요?

[유재형]
네, 나와 있습니다.

[앵커]
전화연결 감사드립니다. 먼저 대표님 사과 재배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유재형]
한 30년 정도 됐습니다.

[앵커]
오랫동안 하셨네요. 지금이 사과 수확 시기이지 않습니까? 올해 사과농사, 30년이나 하셨으니까 예년과 비교해 봤을 때 잘 아실 것 같은데. 좀 다릅니까? 어떻습니까?

[유재형]
금년 같은 경우에는 우선 개화 때부터 재배환경이 좋지 못했어요. 우선 사과꽃이 필 무렵에 저온현상으로 인해서 냉해 피해가 꽤 많았고요. 그래서 착화가 불량했고. 그다음에 여름에는 긴 장마하고 고온으로 해서 병충해 발생이 예년보다 상당히 심했습니다.

좀 전에 뉴스에서 봤었는데 과일값이 30% 정도 오르는 걸로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농가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작년만도 못할 것 같은 예감이에요.

[앵커]
가격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저희가 전해 드린 게 사과 같은 경우에는 5kg에 최대 6만 4000원 정도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이게 지난해 같은 기간이랑 비교해 봤더니 102%, 그러니까 2배 정도 오를 것 같다, 이런 전망이 나왔는데. 이렇게 가격이 오르더라도 농가는 그렇게 이익을 볼 것 같지 않다, 이런 말씀이세요.

일단 봄에는 날이 추웠고 여름에는 덥고 비도 많이 내려서 피해를 많이 봤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런데 요즘에 추석 앞두고 있어서 수확이 한창인 시기인데 탄저병이 퍼지고 있어서 고생하고 계시다고요?

[유재형]
그럼요. 탄저병으로 인해서 수확을 전혀 못 보는 농가도 상당수 있어요. 그다음에 일반 농가도 피해가 적지 않게 있고 요즘에 수확을 시작하잖아요. 그러면 정과를 수확하면 보통 저희는 꼭지열과라고 해서 사과의 꼭지 부분이 터지는 게 있어요. 그래서 정상화 비율이 정말 형편없어요.

[앵커]
저희가 영상으로도 보여드리고 있는데. 탄저병에 걸린 사과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열매에 반점이 생긴 모습이에요. 저렇게 탄저병 걸린 사과는 전혀 상품성이 없는 거죠?

[유재형]
그럼요. 처음에만 갈색반점이 사과에 생겼다가 그 과일이 움푹 들어가면서 다 썩어서 전혀 활용 가치가 없는 거예요.

[앵커]
그런데 탄저병이 주변에 있는 나무로도 옮기는 겁니까?

[유재형]
보통 아카시아나무가 매개한다고 하는데, 주위에 아카시아나무가 그렇게 이제는 많지 않은데도 상당히 심해요.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요즘에 추석에 나오는 사과가 보통 홍로하고 아리수가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탄저병에 굉장히 약해요, 품종 자체가. 그래서 품종을 개량해서 탄저병에 강한 품종으로 육성이 돼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대표님, 이렇게 추석 앞두고 탄저병이 유행하는 게 올 여름에 유달리 더웠고 그리고 비도 많이 왔잖아요, 장마기간에. 이런 영향이 있다고 보세요?

[유재형]
그럼요. 거의 그것 때문에 그렇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아주 심한 농가 같은 경우들은 방제 주기를 잘 못 맞출 수가 있어요. 비가 하도 오니까. 예를 들어서 내가 내일 할 날인데 비가 오잖아요. 그러면 4~5일씩 방제를 늦추고 못하고 그러다 보면 방제 시기를 거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비오는데 소독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보여요.

[앵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니까 이거 방제작업해야 되는데 농약 쳐야 되는데 탄저병 막으려면. 방제작업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탄저병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말씀이신데. 탄저병에 걸린 사과들은 어떻게 처리하세요?

[유재형]
땅에 묻어요. 따서 땅에다... 그것도 큰일이에요. 땅에다 전부 묻습니다.

[앵커]
사과 한 알 재배하는데 농민분들 손길이 백 번도 넘게 필요하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마음이 참 아프시겠습니다.

[유재형]
아까 서두에 말씀하셨지만 30년이면 사실 농사를 굉장히 오래 지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사과 30번밖에 못 땄어요. 사과 30번 따는데 한번 이렇게 탄저병으로 사과가 많이 썩으면 그거 피해가 대단하죠.

[앵커]
대표님, 그러면 사과 수확이 많이 안 되면 또 추석 앞두고 찾는 곳은 많으니까 가격은 오를 것 같은데 지금 사과 가격은 어떻습니까?

[유재형]
작년 대비 한 30% 정도 오른 것 같은.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앵커]
앞으로 추석 앞두고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런데 사과 농사 짓는 농민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가격이 오르면 좋을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유재형]
가격이 얼마나 오르건 간에 실질소득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사과를 딸 수 있어야 뭐 돈이 되고 수입이 생기는 거지, 아무리 사과값이 비싸도 소용 없잖아요.

[앵커]
팔 사과도 없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유재형]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좋은 사과를 수확할 게 많지가 않아요.

[앵커]
그 정도로 힘들다. 그리고 인건비나 유류비나 자잿값도 많이 올랐다면서요?

[유재형]
인건비는 말할 것도 없고 자잿값도 상당히 많이 올랐어요. 우선 과수 일이라고 하는 것이 일이 몰리잖아요. 사과 딸 때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고 적과를 할 때도 많이 필요하고. 그러니까 계절적으로 인건비 상승요인이 있어서 거의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어려워요.

[앵커]
예산 같은 경우에는 사과가 대표적인 과일이잖아요. 주변에도 사과농사 짓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주변의 농민분들하고 요즘에 어떤 얘기 나누세요?

[유재형]
감당할 수 있는 인력이 없으니까 면적을 줄이는 방법밖에는 방도가 없어요.

[앵커]
농사 면적을 줄여나가신다는 말씀이세요?

[유재형]
네.

[앵커]
대표님, 탄저병이요. 사과만 걸리는 게 아니라 포도나 복숭아도 걸린다고 하고 고추도 걸린다고 하는데. 고추 같은 경우에는 탄저병에 걸리면 농작물 재해보험으로 보장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과는 해당이 안 되는 거예요?

[유재형]
해당이 안 되죠. 그리고 실제로 재해보험이 탄저병 같은 건 몰라도 이렇게 요즘에 사과 따면서 느끼는 열과현상, 그러니까 사과가 쪼개지는 거. 이런 것들은 재해보험에 포함을 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돼요. 그런데 그걸 또 포함시키면 보험료가 그것만큼 올라가니까. 이래저래 사실 힘들어요.

[앵커]
탄저병 피해가 큰 상황인데 탄저병은 재해보험으로도 보장이 안 돼서 농가에서 사과를 수확해서 팔지도 못하고 다 땅에 묻는 실정인데 어디서 보상받을 길이 없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계시군요.

[유재형]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탄저병뿐만 아니라 폭염도 있고 장마도 계속되고. 이러면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 아까 꼭지열과 얘기도 하셨는데. 이게 사과가 갈라지는 현상인가요?

[유재형]
사과가 갈라져요. 그러면 조금만 갈라져도 그건 정과가 아니거든요. 그런 것들은 절반 정도 가격, 조금 심한 거는 판매 못하고요.

[앵커]
이런 경우도 낮기온이 너무 더운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시는 거예요?

[유재형]
맞습니다. 너무 덥고요. 요즘에도 낮기온이 32도씩 돼요. 그리고 밤기온도 열대야 비슷해서 이런 현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쯤 밤의 온도도 한 20도 이하로 떨어져야 되고 선선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상기후가 자꾸 이런 현상을 초래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런 경우에도 재해보험에 포함을 시켜달라, 이런 목소리를 내고 계신 상황인 거죠?

[유재형]
해주면 좋은데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 같고. 재해보험에 포함시키면 좋죠. 그런데 전체 우리나라 과수농가로 보면 재해보험을 안 드는 농가가 아마 절반 이상 될 걸요. 지금 있는 것도 다 못 드는데. 여기에다 이런 거 다 하면 예를 들어서 재해보험료가 올라가니까. 보험료도 상당히 비싸요.

[앵커]
그러면 대표님, 보험 같은 경우에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라고 하시면 탄저병이라든가 날이 너무 더워서 사과가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정부나 관계기관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 이렇게 요청하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 말씀하고 싶으세요?

[유재형]
우선 재해보험 피해를 확대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보험료가 국가 부담을 더해서 정말 모든 농가들이 다 재해보험을 들 수 있게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추석 앞두고 사과는 사야겠는데 가격이 올라서 고민된다고 하시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이런 소비자분들께 한말씀해 주시죠.

[유재형]
이번에는 비싸게 사서 드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원체 농사 짓기 어려웠고. 추석 명절에 이런 때 한번 기분 좋게 농업인들한테 선물한다고 생각하시면 오히려 기분도 좋지 않겠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대표님. 올 한해 농사 때문에 많이 고생하셨는데 추석연휴에 가격은 올랐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셔서 관련해서 말씀 들어봤습니다. 관련 대책도 빨리 마련되기를 저희도 기다리겠습니다.

[유재형]
그리고요. 매스컴에서 사과값이 비싸니 마니, 이런 거 말고 이렇게 올라야 된다고 말씀 좀 해 주세요. 사괏값이 가만히 보면, 추석 때 보면 이번뿐만이 아니고 추석물가가 올랐다 그러면 무조건 농산물이에요. 특별한 시기가 있어서 사괏값이 조금 비싸지면 어때요. 그런데 모든 물가가 원흉이 농산물인 것처럼 매일 뉴스에 나오니까 이런 것도 큰 불만이에요.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그 마음도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재형]
고맙습니다. 수고하십시오.

[앵커]
지금까지 충남 예산군에서 사과재배 하고 계시는 유재형 대표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