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경기 침체 '초읽기'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경기 침체 '초읽기'

2022.11.24.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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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조태현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6회 연속 인상이지만, 속도조절에 나서기도 한 건데요,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조태현 기자. 예상됐던 부분인데 6차례 연속 인상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오늘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1년에 금융통화위원회가 8번 열리거든요. 이 중에서 1월에 올렸고요. 2월에는 쉬어갔고 4월부터 6번 연속으로 지금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0.5%포인트 높이는 이른바 빅스텝도 두 차례가 있었고요. 이렇게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건 앞서도 설명이 나왔지만 역시 물가가 문제라고 봐야겠죠. 지금 물가는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코로나19가 끝나고 나서 이른바 보복소비라고 하죠. 이런 것들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측면이 있고요. 그것보다는 공급이 더 문제가 되는데 지금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고 거기에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 터졌습니다.

여기다 올해 이상기후까지 있으면서 원자잿값들이 많이 올랐거든요. 이런 측면들이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지난 7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습니다. 공급이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높이는 게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거다. 영향은 제한적일 거다.

이렇게 전망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중앙은행에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 계속 기준금리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올리기는 올렸지만 빅스텝은 피하고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은 좁혔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배경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경기라고 봐야겠죠.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물가를 어떻게 잡냐,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면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그 통화, 그러니까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높이면 돈이 예적금 같은 데로 몰리면서 시중에 있는 자금이 줄어들 것 아니에요. 그러면 자금이 줄었으니까 그만큼 돈의 가치는 오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물가가 떨어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이 통화 정책을 계속 쓰는 것이 맞기는 합니다.

그런데 물가만 잡히냐. 경기도 잡힙니다. 왜 잡기냐. 사람들이 대출보다는 저축을 선호하게 되면 당연히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이게 하나가 있고요. 기업들도 지금은 대출 금리가 비싸니까 투자 같은 것들을 미루게 됩니다.

그러면 중장기적인 성장이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그래서 경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니까 일단 속도 조절을 했다고 볼 수 있고요. 앞에 리포트에서도 언급이 됐는데 지금은 자금경색 문제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 자리에서도 레고랜드 사태라든지 흥국생명 사태 같은 것 설명을 해 드렸었잖아요. 이렇게 자금시장에 문제가 돼 있는데 한국은행법 1조 1항을 보면 물가안정이 최우선 순위이고요. 1조 2항에는 금융 안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통화 정책을 할 때는 금융 안정에 유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지금은 금융 안정에 문제가 생긴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일단 속도 조절을 해야 되는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는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는 독립이 되어 있다고는 말을 하지만 사실 미국의 중앙은행으로부터는 독립되어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이 계속 기준금리를 빨리 높이니까 어느 정도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보면 자금 유출 우려가 컸는데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원달러 환율이 문제가 됐는데 원달러 환율 오늘 많이 떨어졌고요. 지금 1300원대, 132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한국은행으로서도 약간 정책적인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경기침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단 이번에는 약간의 속도조절을 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하지만 속도 조절 또 그 이면에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들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기자]
지금 계속해서 말씀드리고 있는 게 경기침체인데요. 아무래도 이 부분이 가장 크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내년 상반기쯤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에서 3.75%까지 높일 거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요. 말씀드린 것처럼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에도 충격을 줍니다.

지금 나오고 있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춰 잡았습니다. OECD가 그제 자료를 내놨는데요. OECD 자료를 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8%로 낮춰 잡았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외부 기관보다 더 부정적으로 내년 상황을 본다는 겁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 1%대 성장률이 왜 문제가 되냐? 잠재성장률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게 보면 나라가 가진 생산 요소를 최대한 활용을 해서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고 달성하는 성장률을 말하거든요. 이게 말이 좀 복잡한데 쉽게 말씀을 드리면 부작용이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이론상의 최대 성장률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는 한 2%가량으로 추정이 돼요. 지금 이 성장률도 밑도는 성장률이 내년에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준금리 인상이라고 봐야겠죠. 연초 올해 초에 그러니까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 1%였는데 지금은 3.25%까지 굉장히 빠르게 올랐습니다. 이런 것들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만 빠르게 올렸냐? 미국은 더 빠르게 올렸죠.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이 정도 금리 인상은 사실 경기가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외국에서 경기침체가 현실화가 되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보면 교역의 비중이 굉장히 큰 나라입니다.

한마디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뜻이에요. 외국이 경기가 안 좋아지면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이 뭡니까?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이런 것 생각나시잖아요. 이런 것들은 필수재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되기 때문에 역시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이고요.

실제로 관세청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액이 1년 전보다 5.7% 줄었습니다.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건데요. 이번 달에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경기 침체의 폭을 어느 정도 줄여보기 위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기준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 분들이 있을 겁니다. 대출 받으신 분들, 이런 분들. 숨 넘어간다, 숨 넘어간다 이렇게 하소연하는 분들 많은데 이자 부담 얼마나 더 올라가는 겁니까?

[기자]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역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5BP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대출이자가 3.3조 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이 돼요.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렸거든요. 그 이후로 2.75%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지금 자료가 나오고 있는데 이게 가계 신용이거든요. 우리나라는 가계 신용이 GDP보다도 많은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27조BP, 그러니까 2.75%포인트나 높였기 때문에 이걸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년 3개월 만에 대출이자 부담이 36조 3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걸 개인당으로 계산을 하면 180만 원이 넘게 늘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되겠죠. 지금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보면 상단이 8%에 육박한 상황이거든요. 기준금리가 더 오르게 된다면 9%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지금 제기가 됩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집값이 오르면서 이른바 영끌이라는 말이 유행을 했었잖아요. 사람들이 무리해서 집을 산 사람들. 그러면 집은 가졌는데 이자를 갚느라 가난하게 사는 소위 말하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러면 하우스푸어, 그들만의 문제냐? 경제 현상은 언제나 말씀드리듯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죠. 이들이 빚을 갚느라 소비를 줄이게 되면 사회 전반의 경기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전반적인 소득이 줄어들게 됩니다. 소득이 줄어들었으니까 당연히 또 소비를 줄이게 되겠죠.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금융사에 부담이 되고요. 이런 것들이 쌓이면 그게 바로 금융위기입니다.

또 하나는 최근에 자금경색 같은 문제들이 생기면서 기업 대출이 또 많이 늘었거든요. 3년 동안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을 한계 기업이라고 하는데 이런 기업들의 비중이 올해는 상당히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준금리가 오르기는 했지만 속도조절에 나서다 보니 주식시장이라든지 부동산시장은 다른 분위기로 이걸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주식시장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인가요?

[기자]
그렇죠. 오늘 코스피가 0.96% 올랐네요. 그리고 코스피가 1.74% 올랐고 환율은 20원 넘게 하락했습니다. 이게 기준금리를 높인다는 건 시중에 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그만큼 자산시장으로 갈 자금도 줄어들게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산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우리나라가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은 당연히 금융시장에는 어느 정도 호재가 될 수 있는데요. 그러면 이게 추세적인 반등으로 갈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은 회의적인 편입니다.

일단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속도조절을 하기는 했지만 최종 금리의 수준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을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될지 아직 미지수라고 볼 수 있겠고요.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 실적도 나빠지게 됩니다.

그러면 이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데 먼저 주가라는 게 뭐냐 설명을 드리면 배당 가치를 할인한 값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것도 말이 좀 어려운데요. 지금 기업들은 매번 분기마다 배당을 하잖아요.

그런데 오늘의 100원과 내일의 100원은 가치가 다릅니다. 그래서 미래의 모든 배당 가치를 현재의 가격으로 다 더해서 계산을 하면 그게 현재의 주가입니다. 이 말은 기업의 실적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그런데 경기가 안 좋아지면 기업의 실적도 나빠지게 되겠죠. 실제로 올해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이 한 220조 정도가량으로 추산이 되는데 1년 전보다 20조 원 넘게 줄어드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주식시장이 어떻게 변화를 할 것인가, 이건 이번 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변동률, 그리고 여기에 따른 12월 FOMC 회의를 봐야지 어느 정도는 힌트를 얻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많은 분들 관심 가지는 게 역시나 부동산인데 최근에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기준금리 다시 올라갔습니다. 이것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부동산 시장, 굉장히 부진한 상황이죠.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 정부의 대책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전국 아파트값이 0.5% 하락했고요.

집값의 바로미터라고 하면 역시 서울을 꼽을 수 있겠는데 서울이 0.52%나 급락했습니다. 매주 역대 최대 하락폭을 계속 경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낙폭이 가파르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지금 거래가 굉장히 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이 사실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경제 위기는 경착륙에서 시작되고요. 부동산의 경착륙을 막으려면 어느 정도 거래는 유지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 기준금리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될 텐데요. 0.25%포인트 높인 것도 기준금리 인상은 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부동산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보는 게 맞을 있고요. 계속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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