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40년만에 풀린 '택시 합승', 합승했다는 사람 없는 이유

[팩트체크] 40년만에 풀린 '택시 합승', 합승했다는 사람 없는 이유

2022.06.27. 오전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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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40년만에 풀린 '택시 합승', 합승했다는 사람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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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6월 2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40년만에 풀린 '택시 합승', 합승했다는 사람 없는 이유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최근 허용된 택시 합승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합승이 허용됐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실제 합승을 이용해봤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어본 거 같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부터 플랫폼 택시 합승 허용 기준을 마련한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15일부터 합승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개정안 시행은 앱을 통해 호출하는 플랫폼 택시에 해당하는데, 현재는 일부 소규모 플랫폼에서만 이용가능한 상황입니다.

◇ 김양원> 제도 시행은 맞는데 실제로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거군요. 왜죠?

◆ 송영훈> 우선,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있습니다.
합승 중개는 승객 모두가 플랫폼을 통해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만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신청한 승객의 본인 확인을 거친 후 합승을 중개해야 합니다. 안전·보호 기준을 충족한 플랫폼 서비스로 합승을 신청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거죠.

또 합승하는 모든 승객이 합승 상대방의 탑승 시점과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앉을 수 있는 좌석 정보도 탑승 전에 승객에게 알려야 합니다. 좀 번거로워 보이죠.
여기에 경형·소형·중형택시 차량을 통한 합승은 같은 성별끼리만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단, 배기량이 2000cc 이상인 승용차로 6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또는 13인승 이하 승합차 등 대형택시로 분류되는 차량의 경우에는 성별 제한 없이 합승을 중개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차량 안에서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 또는 고객센터에 긴급신고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하며 해당 신고방법을 탑승 전에 승객에게 알려야 합니다.

◇ 김양원> 조건이 맞아야 하고, 갖춰야할 것들도 있군요. 아마도 합승으로 인한 범죄발생을 염두에 두고 이런 조건들을 단 것 같은데, 이전에 합승이라 함은 기존에 승객이 타고 있어도, 빈자리가 있고 방향만 맞으면 타곤 했는데요?

◆ 송영훈> 네, 번화가 차도에서 지나가는 택시에 ‘잠실’, ‘여의도’ 등의 목적지를 외치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전처럼 이런 식으로 택시기사가 임의로 승객을 합승하도록 하는 행위는 기존과 같이 계속 금지됩니다.
현재 합승이 가능한 택시 플랫폼은 서울의 ‘반반택시’, 포항의 ‘포티투닷’, 인천의 ‘씨엘’등이 있습니다. 가장 큰 택시 플랫폼인 카카오T의 경우 아직 합승이 안 됩니다. 카카오T에 확인결과 현재 합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현재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합승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대형 택시플랫폼 기업들이 합승 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특별히 새로 도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단독 탑승보다 합승 요금을 낮게 설정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합승 승객 매칭 알고리즘을 만들고, 성별 구별을 위한 승객 개인 정보 수집 시스템 등을 설계할 만큼 수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 유일의 택시 동승 서비스인 반반택시의 경우 주간 이용자 수가 약 8천 명 선에 그쳤습니다.

기존 플랫폼 입장에서는 시스템 개발 적용, 승객 안전 보호 기준 등을 마련한 후 관할 관청에 사업계획변경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니, 합승 제도가 잘 정착된다고 해도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양원> 정리하면 6월 15일부터 택시 합승이 합법화됐지만 대형 택시플랫폼들이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언제부터 합승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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