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청약 광풍 속 비아파트 규제 푼 정부..."투기 우려"

'생숙' 청약 광풍 속 비아파트 규제 푼 정부..."투기 우려"

2021.09.21. 오전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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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생숙'으로 불리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청약 광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규제를 비껴간 '틈새시장'이여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인데 최근 오피스텔 등에 대한 규제마저 완화돼 정부가 투기판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설 생활형 숙박시설입니다.

최근 876가구를 분양했는데 57만 5천여 명이나 몰렸습니다.

경쟁률은 무려 평균 657대 1.

'레지던스'라고도 불리는 이 시설은 주거용으로는 쓸 수 없는데, 왜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수에 들어가지 않고 특히 당첨만 되면 곧바로 웃돈을 붙여 되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 공인중개업소 : 좋은 것들은 거의 뭐 (프리미엄이) 1억까지도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떴다방' 분들이랑 많이 파셨어요. 그래서 가격을 너무 많이 올려놔서….]

이곳을 포함해 최근 분양된 또 다른 생활형 숙박시설 역시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했습니다.

아파트 등 기존 주택에 대한 세금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넘치는 돈이 '틈새 투자처'로 흘러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도심 내 빠른 주택공급을 하겠다며 역시 비아파트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습니다.

[김영한 /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바닥 난방이 전용 85㎡ 이내인 경우에만 허용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전용 120㎡까지 확대하여 3~4인 가구가 선호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역시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실거주 규제도 없어 투기 우려는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서울 강남권에 공급된 3.3㎡당 분양가 상위 10개 주택 가운데 8개가 도시형 생활주택인 것처럼, 분양가 규제도 받지 않아 분양가도 비쌉니다.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다급해진 정부가 빠르고 쉽게 지을 수 있단 이유로 결국, 아파트 대체 주택 판매를 부추기는 셈이라는 지적입니다.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주된 부분이 재개발 재건축인데 그쪽의 공급이 아니고 그쪽은 계속 공급을 막고 틈새시장만 계속 정부가 늘려가는 방식이어서 분명히 한계는 존재할 것이다….]

비아파트는 집값 하락 시기가 오면 가격 조정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커 구입자들은 그만큼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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