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문화적 변화

[생생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문화적 변화

2020.12.11.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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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문화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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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날짜 : 2020년 12월 11일 (금요일)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 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문화적 변화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네, 지긋지긋한 2020년이여 안녕, 굿바이라는 제목으로 12월 금요일 특집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이후 달라진 트렌드, 문화에 대한 이야기 나누려고 해요. 김헌식 문화 평론가 나오셨고요. 어서오세요. 평론가님.

◆ 김헌식 문화 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세요.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 저도 얼굴이 안 보입니다.

◇ 김혜민> 오늘 우리 셋 다 마스크를, 2.5단계이기 때문에. 마크로밀 윤덕환 이사님 나오셨어요. 어서오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이사(이하 윤덕환)>네, 반갑습니다.

◇ 김혜민> 네, 지긋지긋한 2020년이라고 제가 표현했어요. 그런데 트렌드 문화 연구하는 두 분에게 2020년은 뭐라 그럴까요, 연구 거리가 많은 해였을 것 같기도 한데 평론가님은 어떠세요?

◆ 김헌식> 사실 저는 좀 통쾌한 것도 있었는데, 이사님이 좀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작년에 통계 책들이, 트렌드 책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 김혜민> 그게 통쾌할 것까지 있어요? 평론가님, 나쁜 심보네요.

◆ 김헌식> 왜냐하면 제가 고충이 있어요. 말씀드리면 트렌드 코리아 이런 책들이 나오게 되면 저보고 해석을 해달래요. 그거에 맞춰서 해석을 그런데, 동의하지 않는 부분인데 그 부분은 다 잘리고.

◇ 김혜민>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트렌드 책이 기준이 되어 버린, 이런 트렌드가 되게 통쾌했다. 트렌드가 깨진 게.

◆ 김헌식> 통쾌하다기 보다는 과잉 담론들이 너무 많았다.

◇ 김혜민> 그런데 이 모든 걸 깨는 코로나19가 나왔다, 오늘 이사님이 커피도 사주셨는데 정말. 너무하시네.

■ 윤덕환> 안 들고 오셨잖아요.

◇ 김혜민> 그렇군요. 이사님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덕환> 동감합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그것도 중요한 트렌드죠.

◇ 김혜민> 그것도 중요한 트렌드다. 그럼 이사님은 어떠셨어요. 매 해 내년도 트렌드를 분석하는 책을 쓰잖아요. 올해 트렌드도 해석하시고. 올해는 완전히 새로우셨겠네요?

■ 윤덕환> 올해는 진짜 완전히 다르죠. 이게 2020년이라고 하는 한 해가 코로나를 집어 삼켰죠, 거의. 이게 굉장히 큰 변화를 줬는데 사회과학자들은 연구 테마로써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그래요, 늘었다 그러는데 확실하게 바뀐 것 두 가지는, 제가 보기에는. 일상적으로는 크게 바뀐 건 저거 같아요. 당연한 게 없어졌어요. 전부 다.

◇ 김혜민> 당연한 게 없다, 아까 우리 평론가님과 비슷하네요.

■ 윤덕환> 당연히 만나야 하고 당연히 팔려야 하고 당연히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전부 불확실성 영역으로 다 넘어갔어요. 그 다음은 일과 비즈니스 역량에선 전망과 계획이라는 게 의미가 없어졌어요. 여기에 파생된 현상이 트렌드 전망서가 붕괴된 겁니다. 지금 실제로 대형 인터넷 서점 찾아보시면 경제경영서에서 베스트 50개 중에 보통 통상 이맘때 쯤 되면 시장이 있어요. 대충 투자서가 40%, 경제, 경영서가 20%. 트렌드서가 20%, 나머지가 마케팅, 브랜딩. 이런 순인데 지금 90%가 투자서입니다. 그러니까 1,2위 정도만 남아 있다가 조금 주춤한 추세고 나머지 90%가 전부 투자 관련 책입니다.

◇ 김혜민> 그럼 어떡해요, 이사님이 이건.

■ 윤덕환> 기본적으로 변화라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일상. 현재 불확실성이 너무 큰 거죠. 이거에 더 집중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거고. 장기적 전망같은 게 지금 시점에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번에 책 내셨잖아요. 트렌드 모니터. 2020.

■ 윤덕환> 냈죠. 사실 이 내용을 어느 정도 담고 있는데 이걸 책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가장 중요한 특징이죠.

◇ 김혜민> 그것도 트렌드다. 그러니까 당연히 지금 트렌드 전망하는 책들은 이사님이 반영하신 그런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만.

■ 윤덕환> 사람들에겐 그것도 갑작스럽게 단계가 올라가고 갑작스럽게 외부 활동이 금지돼버리면 일상적 계획이라는 게 건물도 갑자기 폐쇄하고 그러면 방송도 못하잖아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세요?

◆ 김헌식> 덧붙여 말하면 저는 트렌드 관점에서 더 나아가서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기존 문화와 새로 만들어가는 문화의 교차점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확실성 부분들이 커진다. 오늘 기사를 보니까 확진되신 어르신이 제사를 지내야 하지 않겠냐, 라고 하면서 제사를 지내신 거예요. 확진이 됐어. 고발당하셨어요.

◇ 김혜민> 확진 당한 상태에서 제사를 지냈어요? 그러면 고발당하죠. 방역법에 의해서.

◆ 김헌식> 그러니까 이게 사실 제사다, 그러면 일종의 문화적 관점으로 볼 수 있거든요?

◇ 김혜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걸로 생각했었는데.

◆ 김헌식> 저는 어떻게 규정하냐면 사람들이 이상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실현하는 가치까지를 문화라고 봐요. 그러니까 그냥 유행은 저게 내가 반드시 해야된다까지라고는 생각을 안 해요. 아, 저게 흐름이니까 하긴 해야지, 라고 하지만. 문화는 대부분 자기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실제 하려고 해요. 물론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지만. 지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액션까지 취했던 것들이 방역과는 완전 대치된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거를 많이 알려졌죠. 예를 들면 클럽문화 같은 경우는 저 같은 또래들은 반드시 가고 싶은 그런 공간이어서, 선망의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얼마나 위험한 공간인지를 다시 보여줬거든요. 그래서 뉴노멀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새로운 문화적 가치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게 어떤 것이냐. 그게 적립이 안 되다 보니까 현실적인, 현물적인. 투자 쪽으로 당장 쏠리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 김혜민> 기존의 문화가 흔들리는 엄청난 충격이 코로나19인 거예요. 지금 제사 얘기도 하셨지만 저희 엄마 같은 경우는 교회를 빠지면 정말 큰일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었는데, 몇 주 전에 엄마, 우리 어디 갈까? 했더니 어, 그래. 온라인 예배 드리면 되지, 라고 얘기하시는데 저는 깜짝 놀란 거예요. 한 번도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신도들의 마음과 문화까지도 바꿨단 걸 느꼈다니까요.

◆ 김헌식> 십일조라는 게 있잖아요. 십일조는 정성이 있어야 하니까 반드시 가서 거기에 함 같은 데 직접 넣어야 정성이 있고 성의를 보는 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관점에서, 온라인으로 십일조를 낸다고? 이게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마 적응을 많이.

◇ 김혜민> 너무 당연하게 하죠. 오히려 이런 기술이 있어서 참 고맙다,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알겠습니다. 우리 오늘 코로나19가 변하게 한 문화에 대한 이야기 할 텐데, 책을 선물로 갖고 오셨어요. 책을 선물로 가져오셔서 그런 얘기 하셔서. 책은 유익합니다. 우리 윤덕환 이사가 쓴 <트렌드 모니터 2021> 이 책을 가져오셨어요. 코로나19 이후에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이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여러분 문자로, #0945로 책 신청해주시면 저희가 몇 분 선정해서 이사님이 갖고 온 선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요즘 유행하는 게임이 있다고 합니다. 밸런스 게임이라고 제가 한 번 해 볼게요. 자, 평론가님부터. 조세호로 영원히 살기 vs 공유로 짧게 살기. 제가 지어낸 거 아니에요, 여러분. 이건 게임이에요.

◆ 김헌식> 사실 제 반응을 원하는 거예요.

◇ 김혜민> 빨리 대답하세요. 조세호로 영원히 살기, 공유로 짧게 살기. 전 그냥 김헌식으로 살래요, 이런 말씀 마시고 둘 중에 그냥 고르세요.

◆ 김헌식> 전 조세호로 영원히 살기를.

◇ 김혜민> 이사님은?

■ 윤덕환> 전 조세호. 좋아합니다. 조세호 씨.

◆ 김헌식> 공유가 이렇게 인기가 없었나?

◇ 김혜민> 저는 조세호랑 영원히 사느니 공유랑 짧게 살고 싶네요.

◆ 김헌식> 역시, 팬심이야.

◇ 김혜민> 또 있어요. 평생 라면 안 먹기 vs 평생 탄산 안 먹기. 뭐 할래요, 평론가님.

◆ 김헌식> 그런데 이 밸런스 게임은 아마 상충하는 게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돈 적게 받고 하고 싶은 일 하기, 돈 많이 받고 하기 싫은 일 하기. 이렇게 모순적이고 상충적인 걸 해야 재밌는 것 같아요.

◇ 김혜민> 누가 평론가 아니랄까봐 웃자고 한 걸 그렇게 따지시네. 알겠어요. 돈 적게 받고 하고 싶은 일 하기 vs 돈 많이 받고 하기 싫은 일 하기.

◆ 김헌식> 저는 돈 많이 받고 하기 싫은 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은 돈 적게 받고 하고 싶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이생망이야.

◇ 김혜민> 눈물나네요. 알겠습니다. 이사님은?
■ 윤덕환> 전 그거 가져왔는데, 화장실에 휴지를 안 가져 갔는데 큰 일 보고 난 다음에 1번, 손으로 닦는다. 2번, 5만 원짜리로 닦는다. 거기엔 손으로 닦을 물도 없고, 손도 변기 물로 닦아야 하는 상황.

◇ 김혜민> 이거 진짜 고민된다. 저는 5만원짜리로 닦을래요. 전 소중하니까, 5만원보다. 우리가 왜 이렇게 실없는 퀴즈를 하느냐, 여러분. 이게 요즘 유행하는 밸런스 게임인데요. 뭔가 절박한 상황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게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닌가, 마스크 쓰고 나갈래 집에 있을래. 이런 생각이 들어서 한 번 해 봤고요. 어떻게, 너무 끼워맞췄습니까?

■ 윤덕환> 이건 사실 너무 중요한 세계관을 담고 있습니다. 내가 뭘 양보하느냐의 문제, 고민을 담고 있는데. 사실 현실에서 차선을 선택하는 걸 연습하는 거거든요. 지금. 이게 되게 중요한 게 뭐냐면 현실에서 내가 저걸 갖기 위해 내가 뭘 포기할 수 있겠냐. 이 선택장애가 오는데 이걸 끊임없이 우스꽝스러운, 게임 식으로 한 번 해 보는 거예요. 이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얘기가 자본주의 퀴즈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2030세대에서 이걸 재밌게 하는 이유가 뭐냐면. 옛날 어르신들이 했던 속담 중 이런 게 있어요. 네가 할 일 열심히 하면 돈은 따라온다. 이건 완전히 지금 말도 안 되는 얘기거든요. 그런게 존재하지 않아요, 사실은. 지금은 자본주의 퀴즈들은 어떤 세계를 갖고 있냐면 저 유익한 방송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할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혼쭐날래?가 아니라 돈쭐내줄까? 이런 말 하잖아요. 후원이든 뭐든 이게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이걸 크게 얻기 위해선 이걸 포기해야 하고. 이런 식의 밸런스를 갖고 있는 거예요. 이런 식의 사고 방식이 여기 녹아있다고 보면 되죠.

◇ 김혜민> 아, 그러니까 뭔가 우리 옛 어른 같은 선배들의 얘기는 안 되면 되게 하면 되지.

■ 윤덕환> 안 되면 되게 하고 뭔가 하나를 열심히 하면 다른 걸 따라오게 돼 있고 이런 식의 세계관을 살았는데.

◇ 김혜민> 지금은 아니야. 여기 있는 것에서 선택을 해야 해.

■ 윤덕환> 선택을 해야 하고 포기할 걸 선택해야 할 걸 명확히 해야 하는 거죠.

◇ 김혜민> 그게 코로나19 시대에도 그렇잖아요. 평론가님.

◆ 김헌식> 물론 그래요. 코로나19 관련해서 그게 정말 심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보고 방송 출연을 전화로 할래,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스튜디오에 나올래, 하면 저는 마스크라도 쓰고 나오겠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전화로만 하니까 힘들어요. 이제 그런 상황이 코로나 때문에 부각됐는데 저는 이사님 말씀한 것에 덧붙여서 이따 말씀나눌 Z세대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러니까 TMI라 하죠. 너무 어렸을 때부터 다 알아버렸어. 결정장애 세대의 책이라는 책이 우리가 짬뽕이냐, 짜장이냐, 이런 개념이 아니고 너무 미리 다 알아버렸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은 이렇게 얘기하는데 아이들은 유튜브 이런 걸 보고 어, 이거 아니잖아. 이걸 알아버렸어. 그리고 자기 또래끼리 그걸 정보공유를 하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뭔가 선택을 하긴 해야해. 그런데 삶의 경험치는 많지 않아.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TMI가 왜 유행하고 결정장애가 왜 위험하고, 밸런스 게임이 왜 유행하나. 이런 매체 정보 환경? 간접경험의 과잉성? 이런 거하고도 연관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아마 두 자녀 있으시잖아요. 굉장히 더 많이 아실 것 같은데.


◇ 김혜민> 이제 그친구들은 아직까진 본인이 정보를 얻을 수 없으니까, 제 통제하에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접하는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 오히려 결정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아까 이사님이 자본주의 퀴즈라고 했는데 그게 Z세대와 같은 겁니까?

■ 윤덕환> 밀레니얼 하고 Z세대라고 하는 Y세대를 밀레니얼세대라고 하는데, 그 둘을 공통으로 묶는 키워드 중 중요한 게 자본주의 퀴즈라는 것이었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2021보면.

◇ 김혜민> 본인 책 얘기하셔야 하는데 자꾸 김난도 교수님을.

◆ 김헌식> 왜냐하면 이게 자본주의퀴즈라는 말도 기성세대 개념이야. 예를 들면 제가 어디 가서 강의하는데 상업성이란 걸 빼 주세요. 상업성이라는 말. 우리는 사실 상업적이다 라는 말을 쓰면 부정적으로 보잖아요. 상품이나, 시장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과연 지금 세대가 상업성에 대한 그런 마인드가 있나. 자본주의라는 그런, 우리 세대처럼 구분해서 자본주의 퀴즈다. 이런 단어를 쓸까? 저는 괴로워요. 자본주의 퀴즈라는 것에 대해서 설명 좀 해주세요, 누가 이럴까봐.

◇ 김혜민> 그러니까 그 친구들은 자본주의에서 사는 게 너무 당연하고. 그 시대에 이념과 소비패턴이 모두 들어가 있는데 그 친구들을 굳이 명명할 필요가 없다.

◆ 김헌식> 왜냐하면 디지털 카메라는 우리 밖에 안 써요, 지금. 그 친구들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말이 없어요. 그냥 카메라죠. 오히려 복고로 필름카메라가 등장할 뿐이지 다 디지털이죠.

◇ 김혜민> 그래도 이 세대들의 특징이 있잖아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카메라는 다 디지털 카메라인 것처럼 이 친구들에게 코로나19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 윤덕환> 제가 보기에는 사실 기존의 생활 패턴에서 아주 크게 변화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Z세대는 다른 세대와 다르게 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이 친구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디바이스를 굉장히 최적화돼서, SNS를 보내거나 이걸 활용하는 게 신체화 됐기 때문에 1인으로 이미 많은 일상생활을 영위해 와서, 지금 코로나가 돼서 비대면이 되는 거에 대해서 불편함을 잘 못 느껴요. 실제 코로나19가 와서 비대면이 좀 덜해졌네, 이런 거지. 원래부터 비대면상황이 익숙해져서.

◆ 김헌식> 데이터를 보면 우리가 비대면 주문이 늘어났다, 온라인 경제가 늘어났다, 택배가 늘어났다 이러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연령대가 낮을 수록 큰폭으로 안 늘어나고요 중장년층, 그동안 잘 안 쓰셨던 분들이 신 세계를 맞닥뜨리면서. 신세계를 맞닥뜨렸다는 건 자기는 자발적이라기보다 처음엔 그렇게까지 해야해? 하면서 결국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결국에는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이런 차이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 세대들은 신체기계화된 문화, 모바일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날 때부터 있었으니까요. 이미.

◇ 김혜민> 그런데 저희 첫째 애가 이번에 초등학교 1학년인데 그 친구는 학교가 이런 덴줄 알아요. EBS의 선생님은 너무 당연하게 자기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어려움이 없는 거죠. 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 가는 거 아니야, 원래? 이러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Z세대들은 코로나19에 더 잘 적응하고 살아나갔을 것이다, 라고 Z세대 아닌 우리가 추측하는 거죠.

◆ 김헌식>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모두 다 비대면을 원하느냐, 아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2~3일은 학교 가고 하루 이틀 정도는 학교 가서 사람들 보고 이렇게 바라는 형태로 바라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자, 오늘 지긋지긋한 2020년 굿바이. 트렌드이야기 나누고 있고요. Z세대들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여러분 문자 #0945로 우리 윤덕환이사님이 지은 트렌드 모니터 2021, 읽고 싶으신 분들 신청해주시면 저희가 몇 분 선정해서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YTN라디오 생생경제 지긋지긋한 2020년 굿바이, 오늘 트렌드 편으로 함께하고 계십니다. 마크로밀 윤덕환이사,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시대 소비에 관한 이야기 나누죠. 코로나 시대 제일 많이 산 거, 당연히 마스크? 그런데 마스크도 처음에나 그렇게 샀지, 마스크 한 번 쓰면 하루 쓰고 버리세요?

■ 윤덕환> 24시간을 말려놓으면 괜찮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일주일에 3개 정도 쓰는 것 같아요. 로테이션으로, 하루 쓰면 하루 걸러 쓰고. 이렇게.

◆ 김헌식> 저는 저도 비슷한 것 같은데 저는 최근에 덴탈마스크 같은 경우는 거리에 갈 때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안 쓰면 주위에서 시선 주거든요. 그런 때라든지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서 강의를 하든 말을 하는 경우는 덴탈을 쓰고, 버스나 이렇게 많을 때는 KF94를 써야 되는, 그런 형태로 적응해가더라고요. 어느새.

◇ 김혜민> 그건 지혜로운 거죠. 맞아요, 맞는 말씀이세요.

◆ 김헌식> 이게 참 이런 식으로 제가 진화할 줄은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 김혜민> 당연하죠. 당연히, 왜냐하면 당연히 마스크, 손소독제도 비용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지혜롭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거고요. 소비트렌드에 있어서 변화된 게 있을까요?

■ 윤덕환> 상품으로 보면 사실 큰 눈에 띄는 게 없다는 게 대체적으로 저기에요. 대센데, 무선이어폰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눈에 띄는 변화는 사실 제도권에 잘 안 걸리는 데에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중고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한 거예요. 이게 사실은 보도에 잘 나오지 않는 게, 이 시장은 잘 드러나지 않아요.

◇ 김혜민> 일반 기업들이 말하고 싶지 않겠죠.

■ 윤덕환> 인정하기도 어렵고, 중고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졌고, 그거 말고 눈에 띄는 시장 하나는 대형 브라운관 TV가 엄청나게 팔리고 있단 거예요. 근데 여기에는 되게 흥미로운 두 가지 갈림길이 있는데, 지금 브랜드를 말씀드리면 삼성전자가 작년 대비 10%이상 성장했거든요. 대형, 70인치까지 나왔는데, 가격이 떨어졌는데 이게 2014년 이후에 계속 하락하는 시장이었어요. 그러다가 올해 엄청 피크를 쳤는데 지금 시장 점유율, 발표된 자료를 보면 2, 4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위인데, 나머지 2~10위 점유율을 다 더해도 삼성전자가 안 됩니다. 이게 어마어마하게 팔렸는데, 여기에 뭐가 팔렸냐면 다른 2위부터 10위까지 이름 대면 다 아는 회사들은 코로나 때문에 경기 불황이 되니 대형TV는 고가니까 안 팔릴 거라고 생각하고 재고를 줄인 거예요. 대형은 몇 달씩 선점해두고 기다리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면 되게 처치곤란입니다. 그래서 경기가 안 좋을 걸 대비해서 재고를 줄이는 쪽으로 가는데, 삼성전자는 아하. 집에 오래 머무니까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만족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 물량을 늘렸어요. 그래서 삼성전자가 대박이 났습니다.

◇ 김혜민> 아, 그렇구나. LG도 줄였어요? 원래 삼성하고 LG가 쌍두마차였잖아요.

■ 윤덕환> LG가 줄였어요. 그래서 지금 엄청나게 안타까워 하고 있어요. 사실은 우리 책 같은 걸 보고.

◆ 김헌식> 제가 봤을 때 이사님을 모시지 않아서 그래. 트렌드 분석을 잘못한 거야.

■ 윤덕환>사람들의 동선을 봐야 하는데 경기 분석만 보면 이런 파국적인 결과가 나옵니다.

◆ 김헌식> 이게 사실은 코로나19가 기존의 모순이나 배타 돼 있던 걸 크게 부각하는 건데, 대형 TV도 마찬가지에요. 대형 TV는 계속 수요가 있었어요. 정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집에서 크게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게 확 증가한 거죠. 저는 콘텐츠 소비도 마찬가지라고 보거든요. 저는 제일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가 스낵컬쳐거든요. 스낵컬쳐 무진장 많이 해석해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스낵컬쳐라는 게 스낵처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거고, 클립 이런 거 포함해서 짧은 콘텐츠들, 이런 걸 되게 묶어서 얘기하시고. 그리고 요새 숏폼이라 해서 얘기 나오는데 숏폼 같은 경우도 뒤섞어서 사용하는데요. 사실 숏폼은 인터넷 모바일에서 잘 소비할 수 있을 정도인가를 봐야 하는데 방송으로 가면서 긴 것 까지도 포함해요.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대형TV하고 마찬가지입니다. 숏폼이라든지 짧은 스낵컬쳐를 보고자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요.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정말 깊숙하게, 오래 보고 싶은 분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코로나19 때문에 깊이, 자기가 좋아하는 걸 많이 보고자 하는게 여력이 됐잖아요. 그래서 넷플릭스나 동영상 플랫폼이 폭증을 하는 거죠.

◇ 김혜민> 그리고 예전에 본 드라마들을 또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 김헌식> 또 발빠르게 IPTV같은 경우 예전 프로그램들을 묶어서 다시 발표를 했죠.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코로나 터지고 이 코너에서 인테리어 물품 되게 많이 팔린단 얘기 했잖아요. 그것만 들어도 예상을 할 수 있었는데.

■ 윤덕환> 그것도 그러니까 예를 들어 한샘 인테리어 이런 데는,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안 좋으니까 전망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2사분기에 대박 찍었습니다. 서프라이즈 찍었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요.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그러면서 바뀐 문화도 많죠.

■ 윤덕환> 재택근무는 기본적으로 관리자들 힘들게 해 놨죠, 지금.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만족도가 84%에요. 이게 한 번 넘어간 다음에 다시 돌아오기 힘든데 그러면서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하는 게 되게 만족도가 크고, 일이 명확하게 근거를 남기는 방식을 선호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뭘 요구하냐면 관리 분야에서 굉장히 명확하게 디렉팅해야 한다는 숙제를 넘겨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코로나 때문에 일하는 중간관리자나 임원들, 이런 분들은 일을 명확히 하기가 힘들어요. 미팅에서 뭔가 결정돼야 하는데 그러면 이걸 어떻게 일을 줍니까. 그러니까 일을 못 받으면 책임이 관리자한테 가는 거잖아요.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있어요. 관리자 분들은.

◆ 김헌식> 관리자 마인드하고 일하시는 분들하고 이번에 재택근무로 일하시는 분들하고 이번에 재택근무가 확실히 갈린다는 걸 많이 보여줬어요. 관리자들은 너무 관리하기 힘들어.

◇ 김혜민> 관리라는 개념도 바뀌는 거죠. 그 관리라는 개념이 너, 9-6로 앉아있어. 내가 지켜볼 거야. 이게 아니고 성과로. 가지고 와.

■ 윤덕환> 일의 근거를 남기는 방식이 굉장히 선호되는데 성과를 남기지 않으면 이게 일을 놓는 게 아니라, 재택근무자도 그렇게 느끼고 재택근무가 아닌 사람도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사실 스트레스는 되게 비슷합니다. 그래서 일의 근거를 남기고 성과를 남기는 방식의 일은 굉장히 명확해질텐데 이러면 스트레스는 그대로 남는 거죠, 뭐.

◇ 김혜민> 알겠습니다. 자, 오늘 정답이 Z세대였어요.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는데 일단 새싹 3480님, 2421님, 9985님, 6902님, Z세대 라고 보내주셨고. 0830님은 오늘 어린이집 못가는 딸 아이와 출근했어요. 예린아, 힘내자.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이것도. 저도 가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아이를 데리고 올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도 그걸 이해해주고. 이것도 완전히 바뀐 거죠. 예전에 어떻게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와요.

◆ 김헌식> 주말에만 데려오고. 사람 없을 때.

◇ 김혜민> 이 생각이 완전히, 상황 가운데 바뀌었다는 거.

■ 윤덕환>말씀드렸던 것처럼 당연한 게 없어졌어요.

◇ 김혜민> 그러게요. 8703님은 어떤 직장 동료가 한 말인데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1.9일에 받을 수 있대요. 산타가 자가격리해야 돼서.

◆ 김헌식> 많이 화제가 됐죠. 미리 와 있단 얘기도 있어요. 지금.

◇ 김혜민>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도 많이 바뀌겠죠? 어떻게 바뀔 것 같아요, 평론가님?

◆ 김헌식> 일단 지금 가장 방역당국에서 주의, 경고 조치를 내린 게 파티 문화가 사실 몇 년 전부터 휩쓸었었는데 파티를 금지하니까 또 홈파티로 갔는데, 지금 집에서 있으니까. 홈파티도 위험하다. 이러는데 크리스마스와 관련해서 홈파티는 많이 팔리는 그런 상황이죠.

◇ 김혜민> 그렇군요. 저도 제가 대학교 때쯤 파티 문화가 생겼어요. 그때 호텔 이런 데 빌려서. 그랬는데 이제 그게 제 후배들 세대에서 그게 다르게 진화되더라고요?

◆ 김헌식> 일상문화죠. 그러니까 호텔로 가는 게 아니고 자기들끼리 숙소 잡아서 이렇게 하다가 지금은 집으로 갈까 말까? 이렇게.

◇ 김혜민>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집문화로. 그래서 집파티 용품이 팔리는 군요.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지금 많은 분들이 책 신청하고 계세요. 7260님도 책 읽고 마음을 살찌우고 싶어요, 라고 하셨고 1850님 트렌드 모니터 2021 책 꼭 읽고 싶어요, 그리고 6002님, 코로나를 정면으로 싸워 나가고 있는 소상공인입니다. 책 갖고 싶습니다, 하셨어요. 5209님은 연말 책과 함께 하고 싶어요. 책 부탁합니다. 이렇게 문자 보내주셨습니다. 자, 그러면 2021년 이야기 해봐야 되죠. 2021년 아무래도 코로나 여파 계속 가겠죠, 이사님?

■ 윤덕환> 네, 계속 갈 것 같습니다. 비대면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거고. 식당 이런 거 다 1인 기준으로, 칸막이 쳐지거나 1인 식으로 내부 구조가 바뀌거나. 이런 식의 유행이 거의 고정적으로 자리잡게 되겠죠.

◇ 김혜민> 1인 식당도 완전히 고정됐겠네요.

■ 윤덕환> 고정됐고 지금은 칸막이 없는 식당은 발견하기 힘들어요.

◇ 김혜민> 맞아요. 우리가 그 얘기 할 때 막 아, 말도 안돼 이랬는데. 지금은 안 하면 비인간적이잖아요.

◆ 김헌식> 기존에 사실 1인식이라고 하면 일본식으로 1인을 위해 칸막이를 불투명하게 나무판자로 했었는데, 지금은 이런 투명막을 통해 약간 디자인스럽게, 관점이 바뀐 거죠. 방역 관점으로 칸막이를 하고 1인의 건강과 보건을 위해서 식당 구조 자체가 리모델링 하는 형태로 가겠고. 어쩔 수 없이 좁은 식당 같은 경우는 문화지체 될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시면 인사동, 이런 데 사람들 복작복작 들어가는 데를, 아날로그, 사람 사는 맛이고, 이렇게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저도 그랬는데 이제는 그렇게 묘사하는 것이 문학적으로 불가능해 진건가요?

◇ 김혜민> 아니에요, 돌아올 거예요. 그러지 마세요. 돌아올 거예요. 다시 복작한 거리 갈 수 있고, 인사동 거리 걸을 수 있어요. 제발 그렇다고 말해 주세요. 이사님.

■ 윤덕환> 당분간은 불가능합니다.

◇ 김혜민> 그럼 어떡해요? 이제 새로운 거리 문화로 새롭게 생길까요?

■ 윤덕환> 그래서 사실은 텍스트 중심의 문자나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돼서 대면소통이나 감정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중요해진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관련된 온라인 어플 이런 게 있는데, 제가 여기서 냉정히 말씀드리면. 이게 딥택트라고 해서 깊은 커뮤니케이션을 온라인으로 한다. 이 두 개념이 붙지 않는 겁니다. 온라인이나 비대면으로 딥택트라는 건 사실 불가능합니다. 원천적으로. 기본적으로 인간의 소통 70%이상이 비대면 소통이고, 언어나 비언어적으로 되는 거예요. 사실 문자보다 음성통화가 낫고, 음성보다 영상통화가 낫고. 기본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건 말이나 행동과 비언어적인 제스처를 보고 느끼는 거거든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갖고 있던,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세월호 유가족이 갖고 있던 트라우마 있잖아요. 처음 트라우마를 치유 과정으로 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는 뭐냐면 처음에 심리치료사나 전문가들이 설명했는데, 그게 영향이 좋은 게 아니고, 거기서 몇 시간 동안 자원봉사들의 청소하는 뒷모습. 이불 덮어주고 가는 모습. 식사는 하셨어요? 하고 말 건네는 모습. 이 모습을 보고 이 분들은 위안을 얻었거든요. 되게 결정적인 계기가 거깄습니다. 사실은 사람들한테 위로를 주는 딥 커뮤니케이션은 비언어적으로 얘길 들어야 하는데 이게 당분간은 불가능하게 됐어요.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될 거냐. 사람들이 굉장히 진정성이나 진짜에 대한 결핍이 상당시간 남아 있을 거예요. 뭐냐면 진짜냐 아니냐를 찾는 거예요. 방송가에서 약간 그런 흐름이 있어요. 이게 진짜냐, 아니냐.

◇ 김혜민> 방송가의 이미지들이 예를 들어 진짜인지, 진정성인지.

■ 윤덕환> 진짜를 찾는 노력들이 방송컨텐츠로도 드러나겠지만 일상생활에서도 굉장히 많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요.

◆ 김헌식> 마찬가지로 그동안 우리가 간헐적으로 얘기했던 거, 비대면의 온라인컨텐츠가 증가하게 되면 절대가치, 진정성, 진실에 대한 욕구가 반대로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훨씬 더 강화될 것이다.

■ 윤덕환> 아주 거대한 결핍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까지.

◆ 김헌식> 여기에 덧붙여서 딥이라는 붙여서 말씀드리면, 사실 대면문화도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저는 응집되고 집중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카페 만나서, 아니면 회의를 할 때 그냥 지지부진하게 5~6시간 했거든요. 수다를 그냥 정말 진짜 했거든요. 대면 문화가 임팩트 있게 짧게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쓸데없는 비효율성은 제거 되어야 하지 않나.

◇ 김혜민> 회의 문화도 바뀌겠네요. 예전엔 상무님이나 이런 분들이 지지부진하게 하면 속으로만 욕하고 겉으로는 참았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거죠. 우리 빨리 컴팩트하게 하고 갑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 김헌식> 다시 비대면으로 말하고 업무보고하는 이런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

■ 윤덕환> 책에서 보니까 재택근무를 했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뭐냐면 보고나 회의 중심으로만 일을 했던 사람들이 구분되기 시작했던 거예요. 실제 업무냐, 라는 의심들을 사람들이 하기 시작했어요. 직장인들이. 그럼 어떻게 되냐면 비대면 보고나 근거를 남기지 않는 방식의 보고형태의 일을 위주로 했던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되게 힘들었어요. 무슨 일을 하느냐 끊임없이 주위에서도 물어보고. 근거가 안 남으니까.

◇ 김혜민> 예전에 이런 거 있잖아요. 저 선배는 일 안하는 것 같은데, 9-6로 앉아있어, 자리에. 너무 열심히 앉아 있는데 하는 일은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이제 증명을 해야 한다는 거거든요.

◆ 김헌식> 그리고 재택근무는 사실은 중간관리자 이상의 선배 직장인들한텐 대단히 힘든과제를 남기는 겁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지금 보이는라디오 창에 이경홍 님이 저희 딸도 홈파티를 두 번이나 해서 과자 예쁘게 사진 찍고 얻어먹었어요. 그건 좋더라고요. 라고 하셨어요. 아, 홈페이킹도 엄청.

◆ 김헌식> 홈베이킹 키트가 많이 팔리고 있고 심지어는 김장 키트도 많이 팔렸어요. 김장을 모여서 하면 방역에 위해되니까 같이 배추 두 포기, 양념이 이렇게 돼 있고 엄마 아빠가 모여서 김장할 때 같이 체험해야 하니까. 가정 안으로 들어가는 문화적 요소도 분명히 있다. 그게 소비트렌드 중 하나였어요.

◇ 김혜민> 김장 문화도 없어질 수 있겠네요. 왜냐하면 엄마들이 김장 안 하고 김치 사먹으면 큰일나는 줄 아는데 어쩔 수 없이 이번에 사먹으면 뭐야,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였어? 이럴 수 있잖아요. 김장문화도. 아니, 그러면 이럴 수도 있을까요? 제가 너무 오버할 수도 있는데. 마트 가기가 좀 불안하고 이러니까 조금 그냥 작은 구멍가게들 그런 데 많이 이용하고, 그런 일은 없을까요?

■ 윤덕환> 실제로 저희 데이터를 보면 3월 이전에는 자기 주거지 기준으로 2km이내 소비가 30% 내외였다가 6~8월에 60%이상. 두 배 급증했거든요. 재난지원금 효과에요. 실제로는. 그 이후에도 반경 2km이내 결집은 계속 유지돼요. 그래서 사실은 지금 이 여행이나 이런 거 보면 호캉스, 혼캉스, 근처에만 돌아다니는 문화가 있어서 동네를 이전과는 좀 다르게 정주여건도 둘러보고. 재발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네를.

◆ 김헌식> 동네라는 게 약간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땐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는 공간이죠. 왜냐하면 내가 잘 알고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가서 보는 거죠. 그런데 대형마트, 진짜 요즘에 차량이 증가했다고 했잖아요. 버스에는 사람 별로 없어요. 막혀서 갔는데 사람이 많아. 역설적 현상이 저 외곽에 있는 창고형 카페? 거기가 개인카페이고, 사람이 없을 것 같았는데 갔더니 너무 많은 거예요. 사실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없는 거니까 아까 이사님 말씀하신 건 처음엔 그렇게 찾아다니다가 결국 내가 잘 아는 공간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내 판단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들어갈 건지 말건지 적응된 것 같고요.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좌식문화가 스탠딩 문화로 바뀔 것 같아요.

◇ 김혜민> 그것도 일리 있네요.

◆ 김헌식> 회식 생각하면 우리가 앉아 있다가 거기 좋은 방에 있다가 비말이 이렇게 되지만, 스탠딩 문화는 일단 입식문화라고 하고 바뀌는 와중인데. 조선시대 건물 같은 경우 좌식이 많기 때문에 다 작고 밀집도가 커요. 서양식이나 이런 집 보면 건물이 높고 넓거든요. 그러면 환기 문제라든지 이동간 자유가 있어서 건물 구조나 입점 같은 경우는 바뀔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네라고 하더라도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자, 7804님 아이들 셋이 다 놀아요. 책 받고 싶습니다. 아, 지금 웃음이 나오세요? 이거 엄마 입장에서 진짜 너무 안타깝네요. 아이도 안타깝고 집에 있는 부모님도 안타깝고. 이거 진짜 어떡해요. 6503님, 저희 동네는 코로나 초기에는 대형마트 익스프레스가 매일 동났는데 이젠 그러지 않는다고, 적응이 되니까 그렇긴 하겠는데 이게 계속 3단계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김헌식> 저는 개인적으로 3단계는 얻는 이익이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건 모르는 사람들과의 감염을 주관점에 두고 거리를 두는 건데, 너무 일상 깊게 들어와서 오히려 지인들, 아는 사람들 통해 감염되다 보니 문화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아까 이게 이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당연히 모여야 되는 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연말연시가 돼야 하지 않나, 이런 말씀까지 드리게 되네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자, 건강하게 2020년 잘 마무리하시고요. 두 분은 새해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헌식> 감사합니다.

■ 윤덕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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