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종부세에 한숨...집값 하락 신호탄되나?

확 늘어난 종부세에 한숨...집값 하락 신호탄되나?

2020.11.25. 오후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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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보다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오르고 대상자가 확 늘면서 고지서를 확인한 많은 집 소유주들이 세 부담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집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져 집값을 끌어내릴지도 주목되는데, 증여나 전·월세 가격을 올리며 버티는 사람도 상당할 거란 전망입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곡에 사는 4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올해 처음으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자가 됐는데, 고지서를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두 자녀가 커가면서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2주택이 됐는데, 종부세가 8백만 원 가까이 나온 겁니다.

[박 모 씨 / 회사원 : 직장인이다 보니까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데 한꺼번에 내려 하다 보니 상당히 부담되고….]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강남에서는 종부세 부담에 집을 내놓으려는 문의는 늘고 있지만, 아직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시연 / 반포 지역 공인중개사 : 집을 판다고 해도 급매로 팔고 싶어 하지 않고요 종부세 부담이 있기 때문에 처리할까 하다가도 호가는 말씀하시고 만약에 이게 거래가 안 된다면 가져간다고 생각을 하세요, 매도를 안 하고….]

거액의 양도세를 내고 집을 파느니 차라리 비슷한 수준의 증여세를 내고 가족에게 집을 증여하는 사람도 늘면서 올해 10월까지 증여 건수는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김종필 / 세무사 : 중과되는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증여세로 해서 내고 자녀들한테, 또는 건너뛰어서 손자나 손녀들한테 나눠주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올해는 예고편에 불과하고 본격적인 종부세 인상은 내년부터기 때문에 시장의 대응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이 높아지고, 이 가운데 종부세 계산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상승하는 데다 7·10 대책으로 내년에는 종합부동산세율까지 일제히 오릅니다.

당장은 버텨도 내년 이후 다주택자나 은퇴 고령자들이 매물 처분에 나설 경우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단 전망입니다.

[윤지해 /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서울 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도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 6월 1일 추가적인 세금 중과가 예정돼 있어 지금 시점부터 매도 시점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예상하는 집주인들이 전·월세를 올리며 버틸 경우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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