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만 성장률 상향 조정...변수는 여전

OECD, 한국만 성장률 상향 조정...변수는 여전

2020.08.12. 오후 1:1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내년 성장률 3.1% 유지…"37개국 중 34위"
"4차 추경 추후 논의"…재정 상황 고려한 듯
AD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역성장은 불가피하지만,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건데요,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OECD가 발표한 내용부터 볼까요.

지난 6월에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내다봤는데요.

이번에는 이보다 0.4%포인트 높은 -0.8%로 예상했습니다.

마이너스 성장률이긴 하지만,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입니다.

대폭 역성장이 예상되는 미국이나 독일 같은 다른 선진국을 압도하는 전망치이죠.

여기까진 희망적인 소식인데요,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유지했다는 점이 찜찜한 부분입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OECD 37개 국가 가운데 34위에 그치게 됩니다.

올해 선방하게 되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내년에는 반등의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느릴 것으로 보는 건데요.

우려되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먼저 재정 여력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유지하다 보니 나라 살림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나라 살림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를 볼까요.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110조 5천억 원 적자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뒤 가장 큰 적자 폭을 나타냈습니다.

역대 최장기 장마와 폭우 피해로 정치권에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오늘 당·정·청 협의에서 결정을 유보한 것도, 이런 재정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골칫거리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제가 부진하면 수출에 타격은 피할 수 없겠죠.

실제로 이번 달 들어 10일까지 수출 실적은 1년 전보다 23% 넘게 급감했습니다.

하루 평균 수출 금액도 두 자릿수 감소세였습니다.

고용상황도 변수죠.

오늘 오전에 나온 자료인데요,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 명 넘게 급감했습니다.

다섯 달 연속 감소세인데, 고용이 불안해지면, 경제에 한 축인 소비, 그러니까 내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 : 한국의 잠재성장률 자체가 고령화와 서비스업 부문의 생산성 저하가 겹치면서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OECD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OECD의 발표 내용은 분명 우리 경제에는 희소식입니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OECD는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면서, 5세대 이동통신이나 인공지능 등, 성장률을 높이는 쪽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태현[choth@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