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3조 쓸어담는데...부동산 규제 내국인 역차별 논란

중국인 3조 쓸어담는데...부동산 규제 내국인 역차별 논란

2020.08.08. 오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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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엄격한 대출규제로 인해 집 사기가 어려워졌지만 외국인들은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집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중국인이 국내 아파트를 무려 3조 원가량 샀는데, 지금의 규제가 내국인을 역차별한다는 논란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국세청은 외국인 다주택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세무조사 대상 가운데 40대 미국인 A 씨는 아파트를 42채, 무려 67억 원가량 샀지만, 한국에서 이를 감당할 만한 소득은 없었습니다.

[임광현 / 국세청 조사국장 (지난 3일) : 외국인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를 여러 채 취득·보유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투기성 수요라 의심됩니다.]

이렇게 현재 외국인은 서류상으론 집을 살 돈이 부족해도 자금을 조달할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규제지역에 20에서 40%로 한정된 주택담보대출비율은 국내 은행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자기 나라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세금 부담도 적어 한국인은 부부가 각각 1채씩 갖고 있어도 한 가구로 묶여 1가구 2주택이 돼 양도세가 가중되지만,

외국인은 세무당국이 1가구를 증명 못 하면 각각 1주택자가 돼 양도세가 훨씬 낮아집니다.

이런 제도의 허점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를 사는 규모가 급격히 늘어,

최근 3년여 동안 중국인은 만3천 채가 넘는 아파트 3조 천억 원어치를 샀습니다.

미국인도 4천2백여 채 2조 원가량을 사들였습니다.

정부도 법인·갭투자자와 함께 외국인의 다주택 취득도 시장 교란 행위라고 보고 중점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의 주택 매매에 대해 엄격한 나라들도 있는데, 싱가포르는 외국인이 집을 살 때 취득세를 20%나 부과하고, 홍콩은 외국인이 3년 안에 집을 팔면 매매가의 20%를 세금으로 물립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집을 사고 실거주 안 하는 외국인에게 양도세를 중과하는 법안이 국회에 이제 막 발의된 상태입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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