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로 공급 확대?...깊어지는 정부의 고민

그린벨트 해제로 공급 확대?...깊어지는 정부의 고민

2020.07.16.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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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투자자 방문 평소보다 늘어
투자 문의 전화 잇따라…조심스러운 분위기 감지
강북지역 그린벨트는 대부분 산…강남 쪽이 유력
서울시 설득이 관건…정치권, 다른 대안들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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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당정이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공인중개업소에는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강남권과 가깝고 도로 등이 잘 갖춰져 있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일대입니다.

개발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오래된 주택이 들어서 있거나 산과 경작지가 대부분입니다.

뒤로 보이는 내곡동과 세곡동은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를 개발하고 남은 땅이 있어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면 신규택지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곳입니다.

최근 정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자, 평소보다는 찾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인근 주민 : 일주일에 제가 보기에는 외지인들이 들어오시는 게 3~4팀은 오시는 것 같아요.]

인근 예비군훈련장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공인중개업소에 문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구매할만한 땅이 있느냐는 내용인데, 직접적인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 이슈가 나올 때마다 거론됐던 지역이라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손님들은 아직 물어보기만 하지 사자고 덤비는 사람은 없네요.]

서울의 그린벨트는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전 지역에 퍼져 있는데,

지역별로 보면 서초구가 가장 많고 강서구와 노원구, 은평구 순이며 전체 면적은 서울의 25%가량입니다.

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해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을만한 곳은 한정돼 있습니다.

강북은 대부분 산이라 어렵지만, 내곡동과 세곡동 일대는 비교적 넓은 면적의 땅이 있고,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3급지 이하의 그린벨트라, 만여 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시를 설득시키는 것이 관건인데,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됩니다.

정치권에서는 그린벨트 대신 군 소유부지나 골프장 부지 등의 다른 대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규정 /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연구위원 : 그린벨트 해제 계획이 나온다고 해도 계속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심에 새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후속계획이 더 나와야 공급 부족 해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숨은 땅'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칫 투기심리만 조장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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