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조 적자? 휘청이는 정유업계..."2분기도 암울"

1분기 4조 적자? 휘청이는 정유업계..."2분기도 암울"

2020.05.03.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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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 속에 정유업계가 받은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유업계가 1분기에 많게는 4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분기도 암울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에 있는 정유업체의 수출전용 부두가 텅 비어 있습니다.

석유제품을 사가려는 배가 줄지어 있던 1년 전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유조선은 원유를 둘 곳이 없어 들어오지 못하고 바다에 마냥 떠 있습니다.

[정준영 / SK이노베이션 과장 : 항공유나 휘발유 같은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출하량이 크게 줄었고, 원유저장탱크도 90% 이상 가득 차있는 상황입니다.]

저장량이 많지 않던 예전과 비교해보면, 원유탱크가 꽉 차 떠오르는 방식의 지붕이 거의 끝까지 올라온 걸 볼 수 있습니다.

수요 감소로 사려는 사람도 없고 정제 마진 악화로 만들면 만들수록 손해인 상황.

정유업계가 받은 충격은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에쓰오일은 1976년 창사 이후 44년 만에 최대치인 1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오일뱅크의 적자도 5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과 GS 칼텍스까지 정유업계가 4조 원대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정유사 네 곳이 지난해 벌어들인 것보다 큰돈을 석 달 만에 날리는 게 됩니다.

더군다나 2분기 실적이 더 안 좋을 것이란 예상이 상황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달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세계적으로 수요가 언제가 회복되느냐가 관건인데 지금으로서는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석유제품 재고 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19와 유가 하락이 불러온 위기에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정유업계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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