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40대 취준생, "신기술 익혀 재취업 성공했죠“

[생생경제] 40대 취준생, "신기술 익혀 재취업 성공했죠“

2020.01.08.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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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40대 취준생, "신기술 익혀 재취업 성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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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감명곤 한국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 졸업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40대 취준생, "신기술 익혀 재취업 성공했죠“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 배움이 일자리다 시즌 2 시간입니다. 우리 경제의 허리, 40대의 일자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40대 고용률이 22개월째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고요. 이렇게 40대 일자리 부진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신년 연설에서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와 제조업 고용부진을 해소하겠다고까지 말씀을 하셨는데요. 40대는 가계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재취업에 실패해서 낙오하게 되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가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오늘 정말 심각하고도 우리에게 아픈 문제죠.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손님으로 오신 감명곤님이십니다. 안녕하세요?

◆ 감명곤 한국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 졸업생(이하 감명곤)>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먼저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 감명곤> 네,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후반 재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감명곤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네, 40대 후반에 재취업에 성공하셨는데, 그러면 올해 연세가?

◆ 감명곤> 마흔 여덟입니다.

◇ 김혜민> 제가 앞서 40대 고용률이 심각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진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마음이 아프실 것 같아요.

◆ 감명곤> 네, 얼마 전까지 제 이야기였죠. 제가 지금 취업한 ㈜라온피플이라는 회사를 지난 1월 2일부터 출근해서 그 전까지 느꼈던 감정이었습니다.

◇ 김혜민> 현재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 감명곤> 현재 이라는 회사에서 AI 머신비전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AI 머신비전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기술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 감명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때 기존에 사람이 눈으로 보고 뇌에서 판단하는 것을 카메라와 영상 인식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는 것을 머신 비전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이 시스템에 AI, 즉 인공지능을 탑재해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AI 머신비전입니다. 저희 회사는 AI 머신비전으로는 업계 1위인 회사이고요. 최근에 정부가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기도 했었잖아요. AI, 인공지능이라는 말만 들어도 새롭고, 업그레이드 된 최신의 기술이란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 김혜민> 그러면 이전에는 어떤 일 하셨어요?

◆ 감명곤> 저는 군 장교로 복무했었습니다. 24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2017년에 전역을 하였습니다.

◇ 김혜민> 지금 하시는 일과는 성향이 완전 다르지 않나요? 사실 군대라면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으로 손꼽히잖아요. 아무래도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는 조직인데, 그런 곳에서 20여 년을 있다가 지금은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자로 일하고 계시고요. 전역하시기 전에 재취업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텐데,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 감명곤> 아무래도 오랫동안 군에 있었다보니 처음에는 군 경험을 살려 군무원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1년간 준비를 해서 시험에도 합격을 했는데, 최종 선발 심의에서 떨어졌어요.

◇ 김혜민>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열심히 준비하셨을 텐데.

◆ 감명곤> 그렇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의기소침해 있으니까 아내가 안쓰러웠는지 그동안 고생했으니 장기휴가 받았다고 생각하고, 좀 쉬면서 여행도 가라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당시에 고3이던 큰 아이가 학교에 제출하는 서류를 보여주면서 “아빠, 이제 부모님 직업에 뭐라고 써야 돼요?”라고 묻는데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 김혜민> 마음이 정말 급해졌을 것 같아요. 그러면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하신 거예요?

◆ 감명곤> 제대군인센터라는 곳이 있거든요. 구직 신청을 하고 그곳에서 추천받은 스타트업 벤처회사에 취업했어요. 그런데 입사 초기부터 회사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급여가 몇 달씩 밀리더라고요. 결국 입사 8개월 만에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사실 요즘에는 취업문이 정말 좁아서 세대 불문하고 일자리가 가장 큰 고민이잖아요. 제가 한국국방연구원 자료를 보니까 제대군인 취업률이 2016년 12월 기준 평균 54.3%밖에 안 된다고 해요. 절반은 실업자가 되는 건데, 실제 그런 어려움을 경험 하셨던 거네요.

◆ 감명곤> 네. 퇴사하고 취업 관련 사이트에 구직 신청을 하고, 갈 수 있는 회사를 찾았는데요. 군 경력으로 갈 수 있는 회사는 대부분 보험이나 경비업체 뿐이더라고요. 제가 컴퓨터공학 전공이었는데, 기업체에서 일한 경력은 없으니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고요. 사실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였죠.

◇ 김혜민> 그렇게 시험 준비도 해보고, 구직 활동도 해보시다가 폴리텍대학에 입학을 선택하셨고요.

◆ 감명곤> 사실 입학하기까지 제가 한 집안 가장이라는 점이 가장 걸렸어요. 당장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큰 아이도 있었고요. 10개월이라는 교육기간 동안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 고민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아내가 많지는 않아도 연금도 있고, 자기가 일하며 되니까 식구들 걱정하지 마라, 고생했으니 이제는 배우고 싶은걸 배워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격려해주더라고요.

◇ 김혜민> 40대가 대부분 가장 역할을 하는 분들인 만큼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느끼는 연령대잖아요.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겠어요. 그래도 아내 분께서 배우고 싶은 걸 배워서 하고 싶을 걸 하라고, 배움이 일자리다, 라는 이 코너명과도 딱 맞는 응원을 해주셨네요. 그렇게 선택하신 게 어떤 전공이셨어요?

◆ 감명곤> 저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제품에는 전자두뇌 역할을 하는 CPU가 장착되는데, 하드웨어랑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이 CPU를 제어할 수 있는 전자 제어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학과입니다. 요즘 신산업, 신기술로 많이 이야기하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무인자동차, 드론 등 모든 것이 임베디드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합니다.

◇ 김혜민> 학교생활은 어떠셨어요?

◆ 감명곤> 일단 동기들이랑 스무 살 넘게 차이가 났거든요. 제가 입학한 과정이 대부분 청년 대졸자를 대상으로 신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보니까요. 그런데 갈수록 난이도도 높아지고, 또 프로젝트 식 수업에 대한 중압감으로 중도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고, 한편으로는 나이 어린 동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고, 또 내가 두세 배 더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 김혜민> 원래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서 조금 수월하지 않으셨어요?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 감명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공학적인 지식을 배웠다면 여기는 실무에 직접 활용되는 기술을 배우는 거였고, 또 20여 년간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등장하다보니 그런 점을 배운다는 게 큰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중요한 말이네요.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지속적으로 직업 활동에 참여하려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신기술에 적응하고, 새로운 역량을 갖추는 게 필요할 거고요. 그게 직업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고, 저희가 방송을 통해 공공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을 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 감명곤> 교육기간 동안 거의 매일 수업이 끝난 후에도 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했어요. 학교에서 저처럼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설을 개방해줘서 함께 남아 프로젝트 준비도 하고요. 공부하는 경험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이 있었죠. 주말이나 공휴일도 집에 없을 때가 많았어요. 또 집에 가서도 새벽까지 프로그램 코딩하면서 밤을 샌 적도 많았고요. 프로젝트를 하나씩 완성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는데, 드론제어 경진대회나 같은 곳에서 수상할 정도로 실력도 차근차근 쌓아나갔습니다. 이 경험 자체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사실 가장 큰 결실은 취업이잖아요.

◆ 감명곤> 그럼요. 교육기간이 막바지가 닿을 무렵에 교수님께서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지원할 사람은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평소 AI 머신비전에 관심이 있어서 그동안 수행한 프로젝트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잘 준비해서 제출했습니다. 얼마 후에 교수님께서 6명이 1차 서류전형에 합격했다고 알려주셨는데, 그 중에 제 이름이 있더라고요.

◇ 김혜민> 이제 하나씩 차근차근 취업문을 통과해가는 거군요.

◆ 감명곤> 그렇죠. 그때도 정말 기뻤는데 아직 최종면접이 남아 있었던 거니까요. 교수님들께서 1:1 개인별 면접 준비를 도와주셨는데, 예행연습을 하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진단해주시고 해결책도 제시해 주셨고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김혜민> 그 결과 지금 재취업에 성공한 직장이 되어 이곳에 나와 계신 거고요.

◆ 감명곤> 네. 다른 동기 2명과 함께 최종 면접에 합격했고, 지금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소감을 꼭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 감명곤> 폴리텍대학에 입학하기 전 제 모습을 말하자면 ‘24년간 군 생활로 인한 전공 단절자’, ‘3형제를 둔 한 집안의 가장’, ‘40대 후반의 취준생’ 인데요. 이제는 ‘24년간 전공단절을 경력으로 바꾼 자’, ‘3형제를 둔 한 집안의 든든한 가장’, ‘40대 후반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아들에게도 큰 삶의 가르침을 몸소 가르쳐주셨고, 또래들에게도, 그리고 이 방송을 듣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인터뷰를 통해 끼쳤기를 다시 한번 저희가 기원하겠습니다. 파이팅이고요. 이 분야에서 우뚝 서시기를 제가 기원하겠습니다.

◆ 감명곤> 끝으로 한 말씀만 드리자면 이 자리를 빌어서 고생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또 저를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믿어주신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님께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 김혜민> 저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한국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 졸업생인 감명곤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감명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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